[김병삼 목사의 신앙으로 세상 읽기] 선을 넘는 사람들을 보고 싶다

2024. 6. 25.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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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22대 국회 개원 전날, 국민일보 기자로부터 '새로운 국회에 바라는 것이 있다면 한 마디 부탁한다'는 질문을 받았다.

선이 무서운 것은 타인에게도 그 선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그때마다 예수님은 선보다 더 중요한 것이 '하나님의 마음'이라고 말씀하셨다.

예수님의 기준은 선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랑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그 사랑을 드러내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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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22대 국회 개원 전날, 국민일보 기자로부터 ‘새로운 국회에 바라는 것이 있다면 한 마디 부탁한다’는 질문을 받았다. 찰나에 스쳐가는 생각이 있었다. “국회의원들이 자신의 선을 넘나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사람들은 ‘선’을 참 좋아한다. 어느 선에 서 있느냐에 따라 자신의 정체성이 정해지고 그 선을 지키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 맥락에서 보면 선은 ‘자신’을 위한 이기적인 잣대임에 분명하다. 인간의 이기심과 안전에 대한 욕구는 점점 더 많은 선을 그으려 한다.

선은 적군과 아군을 분명하게 드러낸다. 대한민국 정치에서 옳고 그름이 사라지고 내편을 무조건 감싸고 도는 이유도 바로 선에 있다. 선이 무서운 것은 타인에게도 그 선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예수님 당시에도 선 긋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율법을 만들고 율법을 지키는 학자들과 바리새인들인데 이들은 예수님께도 언제나 선을 요구했다.

그때마다 예수님은 선보다 더 중요한 것이 ‘하나님의 마음’이라고 말씀하셨다. 예수님은 선에 갇히기보다 선을 넘나들면서 하나님의 선하심과 하나님의 마음을 드러내기 원하셨다.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라는 기준 아래 어느 때는 이방인도 죄인도 세리도 창기도 사랑하셨다.

예수님의 기준은 선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랑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그 사랑을 드러내는 것이었다. 예수님은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이었고 선을 고집하는 모든 사람에게 욕을 먹는 분이셨다. 예수님이 기꺼이 욕을 먹을 수 있었던 이유는 사람을 사랑하는 하나님의 마음 때문이었다.

진정 국민의 대표로 국민을 위해 일하는 정치인이라면 선을 고집하는 사람들에게 욕을 먹을 각오가 돼 있으면 좋겠다. 내가 지지하는 선 밖에 있는 사람을 위해서도 선함과 옳음을 실천할 수 있으면 좋겠다. 자기편에게 욕먹는 정치인이 점점 많아지면서 점점 더 포용하고 관용하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기독교인들이 세상 사람들에게 참 많이 듣는 평가가 있다.

“기독교인들은 참 편협하고 이기적인 것 같습니다.” 예수님이 우리에게 보여주신 것은 선에 갇히지 않은 모습인데 우리는 자신의 선에서 벗어나려고 하지 않는다. 그러면서 자기중심적 신앙으로 변질돼 간다.

얼마 전 ‘하나님의 마음 알기’라는 책을 출판했다. 36년을 목회하고 설교하며 늦게 깨닫게 된 진실을 고백하는 내용이다. 조금 더 일찍 깨달았더라면 지금보다 더 나은 목회를 하고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지난 13주 동안 교회의 모든 사역을 ‘하나님의 마음 알기’에서 살펴보고 깨닫게 된 것이 있다.

하나님의 마음을 잃어버린 열심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말이다. 오스왈드 챔버스는 ‘주님은 나의 최고봉’에서 이런 말을 했다. “‘순종의 모조품’은 자기 멋대로 자신을 희생시키는 마음 상태입니다. 이러한 열심이 종종 영적 분별을 대신하곤 합니다. (중략) 하나님의 뜻을 분별함으로 당신의 삶 속에서 그분의 뜻을 이뤄드리는 것이 자신을 희생시키는 그 어떤 위대한 열심보다 훨씬 귀한 것입니다.”

자신의 선을 묵묵히, 열심히 지키는 사람을 가리켜 ‘종교인’이라고 부른다. 하나님의 마음을 알고 그 마음을 따라 살려는 사람을 ‘신앙인’이라고 한다. 반면 자신의 뜻과 욕망을 이루기 위해 열심인 사람들을 우리는 이단 혹은 사이비라고 부른다. 그동안 한국교회에는 열심이 없었던 것이 문제가 아니라 자신의 선을 지키기 위해 하나님의 마음을 잃어버린 것이 문제였던 것 같다. 이제라도 하나님의 마음을 잘 살펴 우리가 지키려고 하던 선을 주저 없이 넘나들 수 있는 용기와 결단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한국교회를 보면 선이 보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마음이 훤히 드러났으면 좋겠다.

(만나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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