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배터리 공장 화마에 20여 명 희생 … 철저한 규명과 대비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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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대형 화재 … 1차전지 발화 참사에 불안 커져
잇따르는 전기차 사고 감안한 총체적 점검 시급
경기도 화성의 배터리 공장에서 불이 나 근로자들이 참변을 당했다. 1차전지 업체인 아리셀 공장에서 어제 오전 10시31분쯤 발생한 폭발성 화재는 순식간에 번졌고, 20명이 넘는 사망·실종자가 나왔다. 대다수가 외국인 근로자다. 이번 화재는 기후위기 속에 갈수록 산업적 비중이 커져 가는 전기에너지 관련 설비에서 발생해 그 심각성이 더하다. 앞으로 2차전지를 비롯한 배터리 공장을 증설해 가야 하는 상황에서 안전에 비상등이 켜졌다.
목격자에 따르면 “배터리 셀 하나에서 폭발적으로 연소가 됐다”고 한다. 이렇게 시작된 불이 순식간에 주변 배터리들에 번졌다. 당시 이 공장에는 3만5000개 정도의 배터리가 있었다고 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번에 사고가 난 리튬전지의 경우 양극과 음극이 연결되면 불이 붙을 위험이 큰 데다 한번 발화하면 걷잡을 수 없이 주변 배터리로 옮겨붙는다. 이 공장에서 생산한 배터리는 충전 및 재사용할 수 없는 1차전지여서 전기차 등의 충전용 2차전지보다는 안정적이라고 하니 걱정이 더한 상황이다.
특히 국내 전기차 누적 등록 대수가 지난해 50만 대를 돌파한 상황에서 화재 위험성을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전기차의 화재사고는 끊이지 않는다. 지난 4월 중국 산시성에선 중국제 전기차가 트럭을 추돌한 뒤 화재가 발생해 일가족 3명이 사망했다. 2022년 6월 부산시 강서구 남해고속도로 서부산요금소에서 톨게이트 충격 흡수대를 들이받은 국산 전기차에서 불이 나 2명이 차 안에서 숨졌다. 2020년 12월 서울 용산구에선 콘크리트 벽에 충돌한 테슬라 차량이 화염에 휩싸이면서 사망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소방구조대는 “전기차 배터리 진화가 가장 어려웠다”는 보고서를 냈다.
전문가들은 배터리에 있는 리튬 메탈의 음극이 수분과 산소를 만나면 발열 반응을 하면서 불이 붙는데 이 과정에서 수소가스가 발생해 순식간에 불이 번진다고 설명한다. 진화하려고 물을 뿌리면 수분과 산소가 풍부해져 오히려 위험이 커지는 특성이 있다고 한다. 이런 위험성 때문에 배터리 생산 공정은 엄격하게 안전관리를 하는데 왜 이런 사고가 생겼는지 철저한 조사와 규명이 필요하다.
소방 당국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에게도 급격히 늘고 있는 배터리와 전기차에 대한 안전교육이 시급하다. 이번 같은 전지 공장 화재가 언제 재발할지 모르는 위험이 상존한다. 탄소 배출량을 줄이려면 전기차 보급이 불가피한데 안전에 구멍이 뚫리면 큰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정부는 심각해지는 전기 관련 산업의 안전 문제 양상을 철저하게 연구하고 다양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일단은 1차전지와 2차전지 등 대형 화재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현장 설비의 안전성을 신속히 점검하고 미비점 보완에 나서는 것부터 시작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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