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채상병 특검’에 … 나·원·윤 “본인 특검도 받겠나”

이창훈, 윤지원 2024. 6. 25.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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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권주자인 윤상현 의원,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 나경원 의원,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둘째 줄 왼쪽부터)이 24일 국회에서 열린 초선의원 공부모임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날 더불어민주당이 여당 몫으로 남겨 둔 7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수용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 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하며 “채 상병 특검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당정 관계에 대해 “쓴소리할 수 있는 게 건강한 관계”라며 대통령실과 대립각을 세웠다. 다른 후보들은 “반윤 하면 콩가루 집안”(원희룡), “한동훈 특검도 할 거냐”(나경원)고 한 전 위원장을 겨냥했다. 대통령실과 거리를 두려는 한 전 위원장과 당정 연대를 강조하는 다른 후보들의 입장이 맞서면서 여권 내 균열이 커지고 있다.

한 전 위원장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제2 윤·한 갈등 우려에 대해 “이견이 있을 때 치열하게 토론해야 한다”며 “견제하고 쓴소리할 수 있는 관계가 건강하고 실용적”이라고 말했다. 당정 관계를 “수평적으로 재정립하겠다”던 전날 출마 선언 발언보다 한발 더 나아갔다. 대통령실 특별감찰관 임명과 제2부속실 설치도 “안 만들 이유를 물어보고 싶다”고 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운영 방식에 대해서도 “방향은 맞지 않냐고 하는데, 타이거 우즈나 저나 방향은 비슷하게 칠 수 있다. 하지만 정치적 리더십은 디테일에 있다”면서 “국민에게 통보하듯 말할 게 아니라 이해할 때까지 끈질기게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이 4·10 총선 참패 뒤 “방향은 옳았지만 국민 체감이 부족했다”고 했던 것과는 다른 얘기로, 여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의 불통 논란을 염두에 두지 않았겠나”라고 말했다.

경쟁 후보들은 한 전 위원장이 제안한 ‘채 상병 특검법 수정안 발의’를 고리로 집중 공세를 폈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한 특검은 안 된다”며 “내부 싸움 붙여서 뭘 하자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여당 대표가 되자는 사람이 대놓고 ‘반윤’ 하자고 달려들면 콩가루 집안”이라고 저격했다. 나경원 의원은 “여론조사가 높으면 한동훈 특검을 할 건가. 순진한 생각”이라고 했고, 윤상현 의원도 “조국당이 발의한 한동훈 특검법도 받아들여야 하나”라고 비판하고 YTN 라디오에선 “(한 전 위원장과 윤 대통령은) 신뢰가 거의 바닥”이라며 “당정 관계 파탄이 불 보듯 뻔하다”고 우려했다.

이후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난 한 전 위원장은 채 상병 특검법 수정 제안에 대해 “합리적인 대안 제시가 윤석열 정부와 여당을 살리고 지키는 길”이라고 말했다. 한 전 위원장은 한동훈 특검법에 대해선 “평가하지 않겠다”고만 했다. 이어 채널A 인터뷰에선 자신을 둘러싼 ‘반윤 후보’ 낙인에 대해 반박했다. “친소 관계로 계파 나누기에 공감하지 않는다. 저는 굳이 말하면 친국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과의 오랜 인연을 강조하며 “대단히 박력 있는 리더로 대단한 직관을 갖고 있다. 오랫동안 봐왔는데, 놀랄 일이 많았다”고 치켜세우고 “여당의 시너지는 정부와 협력에 있다. 대표가 되면 무책임한 (탄핵 등) 정치 공세를 막겠다”고 강조했다.

친한계는 “(민주당발 채 상병 특검법이) 재의결에서 통과되면 당정이 붕괴 수준으로 무너진다”(신지호 전 의원), “특검법 수정안은 대통령이 특검법에서 빠져나올 최선의 전략이자 가장 강력한 방어”(장동혁 의원)라고 한 전 위원장 엄호에 나섰다. 김재섭 의원은 “국민의힘이 채 상병 특검 법안을 제대로 내야 한다”고 호응했다.

이창훈·윤지원 기자 lee.changho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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