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추가도발 언급 사흘만에 … 오물풍선 또 띄웠다

정영교, 이유정 2024. 6. 25.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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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앞서 살포한 오물풍선에 들어 있던 구멍 뚫린 유아용 양말(사진 왼쪽), 쓰레기 안엔 북한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최고지도자 관련 문건도 눈에 띄었다. [사진 통일부]

북한이 24일 밤 또다시 대남 오물풍선 추정 물체를 부양하고 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 합참은 이날 밤 국방부 출입기자단에 배포한 문자메시지 공지를 통해 “북한이 대남 오물풍선(추정)을 또다시 부양하고 있다”며 “현재 풍향이 북서풍으로 경기 북부 지역에서 남동 방향으로 이동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지난 20일 우리 민간단체가 전방 지역에서 대북 전단을 보낸 것에 대한 맞대응으로 풀이된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지난 21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한 담화를 통해 탈북민 단체가 전날 대북 전단을 살포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분명 하지 말라고 한 일을 또 벌였으니 하지 않아도 될 일거리가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며 오물풍선 추가 살포를 예고했다.


북한이 남측을 향해 오물풍선을 살포한 것은 올해 들어 다섯 번째다. 북한은 지난달 28~29일 1차 부양을 시작으로 지난 1~2일 2차, 8일 밤 3차, 9일 밤 4차에 걸쳐 남측을 향해 오물풍선을 살포했다. 풍선은 서울·경기·인천을 비롯한 수도권은 물론 접경지역에서 직선거리로 250㎞ 이상 떨어진 경북 영천에서도 발견됐다.

앞서 24일 통일부는 북한이 그간 살포한 오물풍선 70여 개를 수거·분석한 결과를 공개하며 “일반 쓰레기보다는 일정한 크기의 폐종이·비닐·자투리 천 등 급조한 것으로 보이는 소위 ‘살포용 쓰레기’가 다수였다”고 설명했다.

여기에는 구멍 난 양말과 덧댄 장갑 등 북한 주민들의 열악한 생활난을 보여주는 물건이 다수 들어 있었다. 풍선에 들어 있던 토양(퇴비 등)에선 기생충이 검출됐다. 오물풍선에서 북한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최고 존엄’ 관련 문건이 나온 것도 눈길을 끌었다.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 대원수님 교시”라고 적힌 문건의 표지 등도 쓰레기와 함께 담아 보낸 건 단시간에 풍선 물량 공세를 펼치기 위해 급하게 폐기물을 끌어모았다는 점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핵·미사일 개발로 인한 재원 탕진과 비현실적인 계획경제 복원 등 조치로 인해 주민들이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을 그대로 노출한 것”이라며 “특히 한국의 대북 지원 물품을 오물풍선에 포함한 건 ‘적대국 교전국’이란 대남 기조를 부각하는 동시에 대북 전단 문제에 대한 극도의 반감을 표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영교·이유정 기자 chung.yeong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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