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은 원래 빨리 뛰어” 넘겼다가 큰 일 나는 ‘소아 부정맥’

이슬비 기자 2024. 6. 24.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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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살 자녀를 둔 A(42)씨는 아이 때문에 걱정이 많다.

체중이 15kg 이상인 학령기에는 부정맥의 종류와 안전성, 위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냉각절제술이나 전극도자절제술을 시행할 수 있다.

이어 "부정맥 시술법마다 장단점이 다르기 때문에 소아부정맥의 원인이 되는 질환과 시술 방법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의료진에게 치료받는 것이 좋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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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10살 자녀를 둔 A(42)씨는 아이 때문에 걱정이 많다. 지난해 아이가 가슴이 빨리 뛴다고 말했는데, 별일 아닌 것 같아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최근 아이가 어지럼증과 가슴 두근거림 증상을 호소해 응급실에 방문했고, '상심실성 빈맥'을 진단받았다.

심장이 규칙적으로 뛰지 않는 부정맥은 흔히 어른들의 질병이라고 생각하는데, 소아청소년은 물론 뱃속 아기와 신생아에게서도 발생할 수 있다.

부정맥은 심장이 불규칙하게 빨리(빈맥) 혹은 느리게(서맥) 뛰거나, 혼합된 양상을 보이는 등 맥박에 문제가 있는 질환이다. 주로 불규칙한 맥박을 나타내는 심방세동, 예기치 않게 빠른 심장박동이 느껴졌다가 멈추는 발작성 상심실성 빈맥 그리고 심장이 갑자기 주저앉는 것 같은 심실조기수축 등이 있다.

소아부정맥의 발병 원인은 다양하고 명확하게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선천적으로 심장에 문제가 있어 심장 수술을 받은 이후 생길 수 있고 심근병증, 심근염 같은 질환을 앓고 나서 생길 수도 있다. 구조적으로 정상 심장인데도 어느 시기든 부정맥이 발생할 수 있다. 소아부정맥은 방치하면 심장 기능을 악화시킬 수 있을 뿐 아니라 부정맥의 종류에 따라서는 갑작스럽게 사망에 이를 수 있어 빠른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영유아와 소아청소년 모두 부정맥 증상을 알아차리기 어렵다. 영유아는 일반적인 소아 감염성 질환과 증상이 유사하기 때문에 구분이 어려울 수 있다. 만약 자녀가 잘 먹지 못하거나 토하는 증상, 처지거나 활동량이 감소하는 증상, 이유 없이 보채는 등의 증상을 보인다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영유아는 증상을 직접 표현할 수 없어 보호자가 모르고 지나칠 수 있어 부정맥이 수일 이상 지속하고 나서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소아청소년도 증상이 나타나더라도 부모가 자녀의 성장 과정에서 발생하는 증상 중 하나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다. 흉통을 포함한 불편함, 운동 시 힘이 빠지거나 심장이 빠르게 뛰는 느낌, 가슴이 두근거리는 증상, 실신 등을 보인다면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소아부정맥을 진단받았다면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해야 한다. 신생아나 영유아 시기에 발생한 부정맥은 약물치료가 우선시된다. 체중이 15kg 이상인 학령기에는 부정맥의 종류와 안전성, 위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냉각절제술이나 전극도자절제술을 시행할 수 있다. 전극도자절제술은 사타구니에 있는 혈관을 통해 특수한 전깃줄을 심장 안에 위치시켜 부정맥 발생 부위를 찾고 고주파로 없애는 시술 방법이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시술이나 빈맥의 위치에 따라 심장의 주요 전도체계에 손상을 줄 수 있다. 위험성이 높은 경우엔 냉각절제술을 시행한다. 냉각절제술은 상심실성 빈맥에서 주로 적용 가능한 시술이다. 비정상적 전기신호의 통로를 찾아 영하 30도로 냉각하여 주변 주요 조직에 손상을 주지 않는지 안전성을 확인한다. 이후 영하 80도까지 낮춰 전기신호의 길을 국소적으로 차단하는 치료법이다. 특히 소아청소년에서 연령이 어릴수록 심장의 크기가 작아서 전극도자절제술로 치료할 때 시술 중 합병증의 위험이 성인에 비해 높을 수 있는데, 냉각절제술은 시술의 안전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어서 소아청소년에게 많이 사용된다.

고려대 안암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주성 교수는 “냉각절제술은 소아의 상심실성 빈맥을 안전하게 시술할 수 있는 효과적 방법이다"라며 "부정맥을 앓고 있지만 위험해서 시술할 수 없던 소아청소년도 냉각절제술을 통해 성공적으로 시술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이어 “부정맥 시술법마다 장단점이 다르기 때문에 소아부정맥의 원인이 되는 질환과 시술 방법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의료진에게 치료받는 것이 좋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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