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또 충격', 10분 뛰고 '벤탄쿠르 효과'라니…그것도 스페인어 계정에서만

김현기 기자 2024. 6. 24.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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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에 대한 인종차별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우루과이 축구 국가대표 미드필더 로드리고 벤탄쿠스가 24일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린 2024 코파 아메리카 파나마전에서 후반 39뷴 교체투입돼 10분 출전에 그친 가운데, 소속팀 토트넘은 우루과이가 3-1로 이기자 스페인어 SNS 계정에서만 '벤탄쿠르 효과'라고 적어 논란이 되고 있다. 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토트넘의 행태가 재밌다.

소속팀 미드필더 로드리고 벤탄쿠르를 둘러싸고 저지르는 행태를 말하는 것이다. 소속팀 선수가 A매치에 출전했으면 이를 기념하고 알릴 순 있다. 그렇지만 일부 언어 매체에만 슬쩍 올리는 것은 빈축을 사기 딱 좋다.

손흥민에 대해 인종차별 발언을 해서 도마 위에 오른 벤탄쿠르가 2024 코파 아메리카 첫 경기를 소화했다. 주전은 아니었다. 벤치에서 대기하다가 10분 남짓 뛰었다.

우루과이는 24일(한국시간) 미국 하드록 경기장에서 열린 2024 코파 아메리카 C조 1차전 파나마전에서 3-1로 이겼다. 우루과이는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포르투갈과 한국에 밀려 조별리그 3위에 그치고 조기 퇴출됐다. 그러나 지난해 마르셀로 비엘사 감독을 영입한 뒤 분위기가 달라졌다. 지난해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브라질전, 아르헨티나전을 모두 이기는 기염을 토했다.

손흥민에 대한 인종차별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우루과이 축구 국가대표 미드필더 로드리고 벤탄쿠스가 24일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린 2024 코파 아메리카 파나마전에서 후반 39뷴 교체투입돼 10분을 뛰었다. 우루과이는 3-1로 이겼다. 연합뉴스

이번 대회에서 13년 만에 우승을 노린다. 강한 전력을 자랑하듯 우루과이는 전반 16분 터진 윙어 막시밀리아노 아라우호의 원더골, 후반 41분 스트라이커 다르윈 누녜스의 추가골, 후반 추가시간 마티아스 비냐의 쐐기골을 묶어 이후 한 골 따라잡은 파나마를 눌렀다.

우루과이는 이 대회 15번 우승을 차지해 아르헨티나와 함께 최다 우승국 지위를 갖고 있다. 하지만 지난 2011년 아르헨티나 대회 우승 뒤 4차례 대회에서 준결승에도 오른 적이 없는 등 같은 시기 월드컵에서의 좋은 성적과는 180도 다른 결과를 냈다. 명장과 좋은 선수들을 앞세워 이번엔 정상에 도전한다.

손흥민에 대한 인종차별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우루과이 축구 국가대표 미드필더 로드리고 벤탄쿠스가 24일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린 2024 코파 아메리카 파나마전에서 후반 39뷴 교체투입돼 10분을 뛰었다. 우루과이는 3-1로 이겼다. 연합뉴스

이날 파나마전을 앞두고는 우루과이 대표팀에선 미드필더 벤탄쿠르의 출전 여부가 관심을 모았다. 

손흥민에 대한 인종차별 발언 때문이다. 벤탄쿠르는 지난 15일 우루과이 한 방송 프로그램에 등장한 뒤 자녀와 함께 인터뷰에 나섰는데 진행자로부터 손흥민의 셔츠를 받을 수 있겠냐는 요청을 받자 "쏘니 거? 쏘니 사촌 거는 어때? 어차피 걔네 다 똑같이 생겼잖아?"라고 받아친 것이다.

남미 사람들이 아시아 사람들을 크게 구분하지 못한다는 저질 농담이었고, 당연히 인종차별적 발언이었다. 벤탄쿠르 입장에선 크게 개의치 않고 한 발언이었을 테지만 한 번만 생각해보면 엄청난 실수라는 것이 드러난다. 벤탄쿠르는 이를 슬쩍 넘어가려고 했다가 크게 혼나고 있다.

손흥민에 대한 인종차별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우루과이 축구 국가대표 미드필더 로드리고 벤탄쿠스가 24일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린 2024 코파 아메리카 파나마전에서 후반 39뷴 교체투입돼 10분을 뛰었다. 우루과이는 3-1로 이겼다. 연합뉴스

논란이 되자 벤탄쿠르는 지난 15일 SNS를 통해 1차 사과문을 올렸다. 그는 "소니! 일어난 일에 대해 사과할게. 정말 나쁜 농담이었어!"라며 "내가 널 정말 좋아하고 너를 존중하지 않는다거나 너나 다른 사람들을 상처 주지 않으려 한다는 걸 알 거야. 사랑해 쏘니"라고 말했다.

하지만 1차 사과문은 곧장 무성의 의혹에 휩싸였다. 벤탄쿠르는 22일 새벽 SNS를 통해 "난 모든 팬 여러분, 그리고 날 '팔로우'하는 분들과 소통하고 싶다"며 "내가 다른 누구도 아닌 손흥민을 언급한 뒤 그와 대화를 나눴고 우리의 깊은 우정을 알렸고, 그(손흥민)는 이 것이 불행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해했다"고 했다.

이어 "누군가가 내 말로 인해 불쾌함을 느꼈다면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다"며 "다만 내가 (손흥민 아닌)다른 사람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을 알아주길 바란다. 그리고 손흥민에게만 한 얘기다.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다른 누군가를 불쾌하게 할 의도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다만 잉글랜드축구협회가 그의 발언에 대해 3경기 출전 정지를 검토하는 등 벤탄쿠르는 두 차례 사과에도 축구인생 위기를 맞았다. 전세계 축구팬들이 그를 보는 시선도 곱지 않다.

손흥민에 대한 인종차별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우루과이 축구 국가대표 미드필더 로드리고 벤탄쿠스가 24일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린 2024 코파 아메리카 파나마전에서 후반 39뷴 교체투입돼 10분을 뛰었다. 우루과이는 3-1로 이겼다. 연합뉴스

그런 상태에서 우루과이 대표팀은 별도의 징계는 물론 언급도 없이 벤탄쿠르를 교체 명단에 넣었다. 우루과이가 1-0으로 앞서고 있던 후반 39분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는 미드필더 페데리코 발베르데와 대신 들어가 10분 남짓 뛰었다.

벤탄쿠르가 들어가자마자 추가골과 쐐기골이 터지고, 파나마도 한 골을 넣었다. 그렇다고 벤탄쿠르가 어떤 역할을 한 것은 아니었다. 동료들이 득점했을 때 함께 세리머니한 것 말고는 눈에 띄질 않았다.

그러나 토트넘은 벤탄쿠르 투입 뒤 우루과이가 뽑아낸 멀티골을 엮었다. 

토트넘 스페인어 계정은 우루과이가 승리를 확정지은 뒤 그가 우루과이 유니폼 입고 찍은 사진을 게시하먀 "벤탄쿠르 효과"라고 적었다. 벤탄쿠르 때문에 멀티골이 터지고 우루과이가 이겼다고 하기엔 다소 어색한 게시물이었다.

게다가 영어 등 다른 외국어 게시물엔 이 글이 오르질 않아 논란이 됐다. 최근 인종차별 발언을 의식한 듯 우루과이 사람들이 쓰는 스페인어 계정에만 올린 것 아니냐는 의심을 할 만하다. 당당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손흥민에 대한 인종차별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우루과이 축구 국가대표 미드필더 로드리고 벤탄쿠스가 24일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린 2024 코파 아메리카 파나마전에서 후반 39뷴 교체투입돼 10분을 뛰었다. 우루과이는 3-1로 이겼다. 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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