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인에 전쟁’… 美플로리다, 예술기금 초유의 전액 삭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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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00만 달러(약 444억) 규모의 문화예술기금 지급안에 비토권을 행사한 미국 플로리다주 정부가 지역 예술계와 갈등을 빚고 있다.
뉴욕타임스, 아트뉴스 등 현지매체는 21일(현지시간) "예술기금 전액을 기습 삭감한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지역 문화예술단체들을 충격에 빠트렸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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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문화 전쟁’ 연장선으로 봐야”
예술기금 전액 삭감은 사상 초유
3200만 달러(약 444억) 규모의 문화예술기금 지급안에 비토권을 행사한 미국 플로리다주 정부가 지역 예술계와 갈등을 빚고 있다.
뉴욕타임스, 아트뉴스 등 현지매체는 21일(현지시간) “예술기금 전액을 기습 삭감한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지역 문화예술단체들을 충격에 빠트렸다”고 보도했다.
앞서 디샌티스는 지난 12일 주 의회를 통과한 예산안에 서명하면서 10억 달러(약 1조3891억원)의 예산을 삭감했다고 발표했다. 지역 문화예술단체 몫으로 배정되었던 기금 전액을 삭감하는 내용도 여기 포함됐다.
그는 당시 기자회견에서 “주 세금을 지원하기 부적절하다고 판단되는 항목을 조치한 것”이라고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았을 뿐 문화예술기관 지원금 지급을 거부한 구체적인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플로리다주에서 문화예술 보조금이 전면 철폐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당시에도 해당 지역의 예술 기금은 최저 수준(권장 총액의 5%가량)에서나마 유지됐다.
일부 지역 언론은 이번 사태가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문화 전쟁’의 연장선에 있다고 봤다.
디샌티스는 플로리다 내 공립 고등학교에서 동성애 등 성 정체성 교육을 금지하고, 진보적 가치를 내세우는 기업인 디즈니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등 극우 의제를 선전하는 데 앞장섰다.
갑작스러운 예술기금 삭감은 그의 극우 노선에 반발했던 진보 성향 예술단체들에 대한 보복 조치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예상치 못한 예산 삭감에 지역 예술계는 혼란에 빠졌다. 주립 미술관, 박물관, 오페라단 등 문화예술기금에 의존해 경영을 이어왔던 예술단체들은 당장 새 회계연도가 시작되는 내달 1일부터 운영 지속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플로리다 문화연합(FCA)이 지역 예술단체 108곳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 따르면 이들 중 41%가 예정되었던 공개 행사를 취소해야 하는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금 중단으로 기존 직원을 해고해야 한다’고 답한 기관은 33%에 이르렀다.
플로리다주 비영리 예술단체 ‘크레이티브 파넬라스’의 마가렛 머레이 최고경영자는 “문화기금을 완전히 없애는 것은 예술인으로 일하면서 단 한 번도 겪어본 적 없는 일”이라며 지역 극단이나 청소년 프로그램, 예술 축제 등을 운영하는 소규모 단체들이 가장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천양우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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