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간보다가…마이크로닷, '눈물 사과·90도 인사'마저 의미 퇴색 [엑:스레이]

김예나 기자 2024. 6. 24.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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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구로동, 김예나 기자) 래퍼 마이크로닷이 '부모 빚투' 논란 관련 지난 행보는 뒤로 한 채 6년만 첫 공식 사과의 자리를 마련했다. 

지난 2018년 11월, 마이크로닷 부모의 '빚투' 사건이 본격적으로 점화된 시점이다. 당시 '정글의 법칙' '도시어부' '나 혼자 산다' 등 다양한 예능프로그램에서 인기를 얻으며 승승장구 행보를 이어가던 그에게 갑작스럽게 닥친 부모의 '빚투 논란'. 

문제가 처음 제기됐을 때 그는 외면했다. 소속사를 통해 처음 내놓은 입장은 "사실무근", 더불어 "명예훼손으로 인한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라는 초강수를 던졌다. 하지만 그의 입장과 다르게 실제 수십 억원대 사기 사건 피해자들의 인터뷰가 쏟아졌고, 마이크로닷을 향한 비난 여론은 거세졌다. 

논란이 커지자 마이크로닷은 침묵을 택했다. 그를 둘러싼 여러 의혹과 추측이 쏟아지는 상황. 논란 이틀 만에 마이크로닷은 부모의 빚투 문제를 처음으로 인정했고, 사과의 뜻을 밝혔다. 

이듬해 그의 부모는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았고, 실형을 살았다. 그 사이 마이크로닷은 공식적인 활동은 하지 않았지만 반성과 자숙의 의미를 담은 신곡 '책임감' 등 음악 활동을 이어왔다. 그를 둘러싼 싸늘한 시선과 비판의 목소리가 커졌지만, 음악적 마이웨이 행보는 계속 됐다. 

방송에서도 모습을 비쳤다. 지난해 9월 MBN '특종세상'에 출연해 '부모 빚투' 논란 관련 입장을 밝혔다. 그는 처음 '빚투' 논란을 접한 심경부터 피해자들에 대한 변제 노력, 향후 활동 등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비슷한 시기, 한 패션쇼 행사에도 참석해 밝은 미소로 포즈를 취하며 복귀 의사를 엿보였다. 

하지만 그의 복귀는 쉽지 않았다. 방송을 통해 과거 논란 관련 솔직한 이야기를 꺼냈지만 돌아오는 대중의 반응은 온도가 달랐다. 심지어 모든 피해자들에 대한 변제가 이뤄진 상황이 아니라는 점에서 반감을 더 샀다. 

약 1년 만에 마이크로닷은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새 EP 앨범 '다크사이드(DARKSIDE)' 발매를 기념하며 마련한 자리에서 지난 일들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털어놓겠다고 밝혔다. 그가 부모의 빚투 논란 이후 공식석상에서 입을 여는 자리가 처음인 만큼 대중의 관심은 크게 쏠렸다. 

24일 오후 진행된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마이크로닷은 초반 준비된 사과문까지는 진정성 있게 전달하는데 성공했으나, 후반부 질의응답 시간에는 쩔쩔매기 일쑤였다. 행사 초반부터 울컥해 눈물도 보였고, 허리를 최대한 숙일 수 있는 만큼 숙인 채 진정성을 더한 사과 인사도 남기는 것까지는 좋았지만 미숙한 한국어 때문인지 그가 무슨 말을 하고자 하는지 이해하기에는 어려움이 뒤따랐다. 

이날 사회자로 함께한 아나운서 김선근이 매 질문을 다시 그에게 설명하고, 그의 짧은 답변에 첨언하며 의미를 부연하기 바빴다. 시간이 지날수록 마이크로닷조차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혼란스러워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특히 마이크로닷은 논란 이후 음악 활동을 꾸준하게 이어왔고, 지난해에는 MBN '특종세상'과 패션위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행보를 먼저 보인 뒤 이제서야 사과 기자회견을 갖는 이유를 묻자 "그동안은 공식적인 사과라 생각하지 않는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이날 이 자리를 마련하기 위한 과정이자 발판이었다는 것. 쉽게 말해 부모의 논란으로 인한 대중이 느낀 피로감부터 거짓 해명에 대한 실망감 등 여러 이슈들이 많은데 그 부분들을 사과하기까지 6년이라는 시간이 걸렸고, 이제서야 진짜 사과를 한다는 것.

쉽게 이해되지는 않는 부분이지만, 그의 말대로 이날만큼은 서툰 한국어라도 최대한 자신이 할 수 있는 말을 "허심탄회하게" "진심을 다해" "솔직하게" 털어놓으려는 노력은 엿보였다. 

하지만 조금만 더 일찍 대중 앞에 나서 사과의 뜻을 전했으면 어땠을까. 신보 발매라는 명분 없이 조금 더 당당하게 대중 앞에 마음을 표현했다면 어땠을까. 아무리 주어진 기회를 잡아야만 했고, 노력이라 생각한다고 해도 조금만 더 빨리 대중 앞에 서서 자신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꺼냈다면 더 좋지 않았을지 아쉬움이 남는다. 

사진=박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DB

김예나 기자 hiyena07@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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