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 '기회의 땅' 부상 루마니아…신원식 “20조원 시장 진출 노력”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폴란드에 이어 루마니아를 유럽 ‘K방산’의 새 시장으로 꼽았다. 시장 규모로 따지면 20조원 이상의 계약 기회가 걸려 있다면서다.
신 장관은 24일 기자들과 만나 최근 루마니아·폴란드 순방 성과를 설명하면서 “앞으로 루마니아가 도입하려는 무기 체계 규모가 20조원을 넘길 텐데, 우리 기업이 진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신 장관은 앞서 이번 유럽 방문에서 안젤 틀버르 루마니아 국방장관과 회담을 갖고 9억2000만 달러(1조2700억원) 규모의 K9 자주포 수출 계약을 맺었다고 공개했다. K9 54문, K10 탄약운반장갑차 36대 등 모두 138대를 수출하는 내용이다.
신 장관은 “루마니아가 GDP 대비 국방예산을 2.5%에서 3%까지 올릴 계획이라고 한다”며 “그 중 20%를 무기 도입에 사용한다는 게 루마니아군의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루마니아는 K9 외에 전차 4개 대대, 궤도형 장갑차 300대, 대공방어체계를 꾸리는 데 각각 80억 달러, 32억 달러, 21억 달러를 들일 계획이라고 한다. K9과 이들 무기체계를 합하면 20조원이 넘는 규모다.
신 장관은 “루마니아에 ‘K9을 샀으니 나머지 무기체계는 정치적으로 유럽 내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국가 걸로 들여오자’는 분위기가 있었는데 이번에 (한국산 무기의 장점을) 적극 설명했다”고 말했다. 신 장관이 “루마니아가 관심 있는 현지화에 대해 한국만큼 진심인 나라가 없고, 납기 측면에서도 한국산이 강점을 갖고 있다”고 강조하자 루마니아 측은 “최대한 공정 경쟁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고 한다. K2 흑표 전차, 레드백 장갑차, 신궁 휴대용 대공 미사일 등이 수출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신 장관은 또 폴란드가 한국의 일반전초(GOP) 과학화경계시스템에 관심을 표명했다고 전했다. 최근 벨라루스 국경 지대에서 난민 소요 사태로 사상자가 발생해 국경 경비시스템을 보강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었다는 것이다. 그는 “폴란드 측이 한국의 전방 경계시스템을 배우겠다는 의향을 나타냈다”며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측면에서 한국에 기회가 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신 장관은 다음 달 미국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와 관련, 나토와의 협력으로 전쟁 억제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스스로를 지키는 것에 더해 한·미 동맹과 유엔사는 3대 안보 축을 형성한다”며 “나토는 유엔사 회원국의 주류”라고 말했다. “한국에 심각한 안보 불안이 생기면 유엔사 회원국은 말할 것도 없고, 그 외 나토 국가도 우리를 지원할 수 있기 때문에 나토와 협력을 확대해가는 게 옳은 방향”이라고 신 장관은 주장했다.
한편 신 장관은 전날(23일) 육군 51사단 일병 사망 등 군에서 사건·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는 상황을 놓고서도 “규정을 보완해야 할 것은 보완하고, 상담 등 운용을 개선할 수 있는 것은 개선하는 등 종합적인 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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