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 중요부위에 이름표 붙여 사진 찍어라" 살벌한 중학생들
괴롭힘을 호소한 부산의 한 중학생이 숨진 채 발견되고, 경남에서는 한 중학교 선배들이 후배 금품을 갈취한 정황이 나타났다. 이처럼 부산·경남에서 연이어 학교폭력(학폭) 의심 정황이 나타나면서 수사·교육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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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아파트 20층서 추락…메모엔 괴롭힘 정황 담겨
24일 부산 해운대경찰서 등에 따르면 전날(23일) 오전 5시3분쯤 부산의 한 아파트 화단에 쓰러져 있는 A군(14)을 주민이 발견했다. A군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을 거뒀다. A군은 발견 약 50분 전인 오전 4시12분쯤 자신이 사는 이 아파트 20층에서 추락한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A군 집에서는 이 학생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메모가 발견됐다. 이 메모에는 A군이 다니는 학교 주변에 있는 다른 중학교 학생 이름과 함께 괴롭힘을 당했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겨 있다고 한다. 메모에 담긴 괴롭힘 호소 내용은 추가 확인이 필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군의 정확한 사망 경위를 확인하는 한편 휴대전화 등을 분석해 이 메모에서 드러난 괴롭힘 정황이 확인되면 수사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조사 중인 사안이어서 정확한 내용을 알려줄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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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선 中 선배들 ‘돈 안 보내면 패주겠다’ 협박
경남의 한 중학교에서는 선배들이 같은 학교 후배들에게 수개월 동안 돈을 갈취하거나 협박한 사건이 발생해 교육당국이 사태 파악 중이다.
경남교육청 등에 따르면 경남 진주의 한 중학교의 B군 등 2학년 학생 4명은 같은 학교 1학년 후배 5명을 상대로 지난 3월부터 최근까지 수시로 금품을 요구하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달에는 B군이 이들 후배에게 1인당 5000원 이상을 보낼 것을 요구, ‘없으면 주변에서 구해라. 안 보내면 패주겠다’고 협박까지 했다. 이 때문에 피해자들은 돈을 송금했다고 한다.
이외에도 B군 일당은 이번 1학기 중 후배 학생들을 수차례 괴롭힌 정황도 나타났다. 가해 일당 중 일부는 후배 바지를 잡아 내리려 시도하거나 신체 중요 부위에 이름표를 붙이고 인증 사진을 보내라고 강요했던 것으로 교육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이 사건은 지난 21일 피해 학생의 한 담임 교사가 이런 괴롭힘을 알게 되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경남교육청은 학폭과 성 관련 사안으로 보고 대응에 나섰다. 학교 측은 우선 가해 학생과 피해 학생의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분리 조치했다. 교육당국은 이날(24일) 모든 학년을 상대로 학교폭력 전수 조사에 들어갔다. 조사 결과 피해 학생 수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경남교육청 관계자는 “사건이 발생한 학교 인근의 중학교에서도 이들 가해자로부터 학폭 피해를 봤다는 다른 학생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 피해 사실이 파악되진 않았다”고 전했다.
밀양 여중생 성폭행…“사건 무관해” 집단 진정
한편, 20년 전 발생한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과 관련해 온라인에서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 중 일부가 ‘이 사건과 무관하다’ 하다고 주장하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사건 가해자로 지목된 C씨 등 9명은 지난 23일 밀양경찰서를 찾아 ‘허위 사실 작성자를 명예훼손으로 처벌해달라’는 취지의 집단 진정서를 제출했다.
경남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3일까지 밀양 성폭행 사건 관련 고소·진정 건수는 110여건 이른다. 이들은 가해자의 여자친구라는 내용으로 잘못 공개됐거나, 유튜브 채널이 당사자 동의 없이 무단으로 개인 신상을 공개해 명예가 훼손됐다는 취지로 고소·진정을 냈다고 한다.
부산·진주=안대훈·김민주 기자 an.dae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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