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지까지 재활용한 광주 음식점…한 달 전 위생점검선 "이상무"

황희규 2024. 6. 24.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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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 북구의 한 식육식당에서 잔반을 재활용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해당 식당의 모습. 독자 제공

선지 등 남은 음식을 재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광주광역시 한 유명 한우고기 전문식당이 한 달 전 지자체가 실시한 위생점검에서 이런 내용이 적발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광주시 북구에 따르면 북구 위생과는 지난달 27일 북구 용두동 A식육식당을 대상으로 위생점검을 했다. 당시 북구는 ‘A식당에서 음식을 먹고 식중독 증세를 보인다’라는 신고가 접수돼 점검에 나섰지만 ‘조리 종사자 위생모 미착용’ 1건만 적발했을 뿐 다른 위반사항은 지적하지 않았다.


“재활용 음식, 아이들 먹는 모습에 제보”


광주광역시 북구의 한 식육식당에서 잔반을 재활용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해당 식당의 모습. 독자 제공
하지만 A식당이 최근 위생점검 과정에서 잔반 재사용 등 4가지 위반사항이 적발되면서 논란이 퍼졌다. 지난 20일 ‘A식당이 손님이 먹다 남은 기름과 양념장을 재활용하고, 선짓국 속 선지마저 씻어서 다시 손님에게 내놓는다’는 제보에 따른 위생점검 과정에서다.

A식당에 근무했던 B씨는 최근 한 방송사 프로그램에 잔반 재사용 영상 등을 제보했다. B씨는 방송사 인터뷰를 통해 “손님상에 나갔던 음식은 모두 재활용한다고 보면 된다”며 “사장의 지시로 이뤄진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이 음식을 먹는 모습을 보면서 도저히 안 되겠다는 생각에 제보를 결심했다”고 했다.


유통기한 지난 식재료 보관 적발도


광주광역시 북구의 한 식육식당에서 잔반을 재활용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해당 식당의 모습. 독자 제공
이에 북구는 이튿날인 지난 21일 해당 식당을 대상으로 식품위생감시원을 보내 긴급 점검·단속에 나섰다. 점검 결과 A식당은 선지 외에도 김치와 기름장·고추장 등 손님이 먹다 남긴 음식을 다른 손님상에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북구는 또 A식당이 유통기간이 지난 부침 가루와 다시마 등 일부 식재료를 주방에 보관한 것과 조리 공간 청소 불량, 영업장 면적 무단 확장 등을 적발했다. 1998년 영업을 시작한 A식당은 2022년 업주가 바뀐 후 위생점검 때 2건이 적발됐지만, 음식 재활용 적발은 1건도 없었다.


지자체, 행정처분에 검찰 송치까지


광주광역시 북구청사.
북구는 A식당에 ‘영업정지 22일’ 처분 또는 과징금 처분을 내릴 방침이다. 또 행정처분과 별개로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현행 식품위생법상 음식물을 재사용할 경우 3년 이하 징역형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릴 수 있다.

북구는 A식당 청결 관리 위반에 과태료 50만원을 부과하고, 영업장 면적 무단 확장 사용에 대해서도 행정지도 처분에 나설 방침이다. 또 24일부터 3주간 북구 관내 417개 식육취급 일반음식점을 시작으로 올해 말까지 음식점 5000여곳을 대상으로 위생 관리 실태를 점검한다.

광주 북구 위생과 관계자는 “지난달 위생점검 때는 식당 내부만 파악하다 보니 다른 위반사항을 파악하지 못했다”며 “최근 정밀점검 과정에서 식당 외부에 냉장고가 있고, 그 냉장고 안에서 유통기한이 지난 식재료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광주광역시=황희규 기자 hwang.heeg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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