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덤 겨냥 중요하다지만…‘추리 대가’ 정종연의 아쉬운 자기복제 [D:방송 뷰]
‘대탈출’, ‘여고추리반’ 시리즈 등을 연출하며 추리 예능 마니아들의 지지를 받던 정종연 PD가 넷플릭스와 손잡고 새 추리 예능 ‘미스터리 수사단’을 공개해 기대를 모았었다. 그러나 ‘대탈출’의 또 다른 버전에 불과하다는 평부터 멤버들 케미는 오히려 이보다 약화 됐다는 평까지. 호불호가 이어지고 있다. 비슷한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것이 ‘자기복제’가 아닌 오히려 팬덤 겨냥에 ‘유리하다’고 평가되지만, 남은 숙제도 뚜렷해지고 있는 셈이다.
넷플릭스를 통해 전편 공개된 ‘미스터리 수사단’은 일반적인 부서에서는 해결할 수 없는 ‘기묘한 사건들’만을 담당하는 특수한 수사단의 이야기로 긴장감을 조성한다. 이용진부터 존박, 이은지, 이혜리, 김도훈, 카리나까지. 다양한 직군, 성별, 연령으로 구성된 출연자들이 추리에 참여했다.
‘스케일’도 ‘미스터리 수사단’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정 PD가 지난 18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넷플릭스와 했기 때문에 여력도 좀 더 됐다. 꼭 스케일이 크다고 좋은 건 아니지만, 디테일에 조금 더 신경을 쓸 수 있었다”라고 귀띔한 것처럼, 화려한 세트장이 ‘보는 재미’를 더하고, 자연스러운 몰입을 끌어낸다.
문제는 이를 채우는 내용은 지나치게 ‘익숙하다’는 것이다. ‘미스터리 수사단’은 ‘더 지니어스’ 시리즈가 추구하는 ‘두뇌’ 싸움보다는 프로그램의 세계관 안에서 장소를 옮기며 힌트를 획득, 주어진 상황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짜임새 있게 담는 ‘대탈출’, ‘여고추리반’ 시리즈의 특징들을 이어나간다. 그중에선 ‘대탈출’ 쪽에 조금 더 가깝다. ‘대탈출’은 강호동, 김종민 등 추리 초보들의 어설픈 활약이 웃음을 자아내는 것이 매력이었는데, ‘미스터리 수사단’ 또한 예능인 이용진, 이은지와 예능 초보 카리나, 김도훈이 가세해 ‘어렵지 않은’ 전개를 보여주는 것.
다만 ‘대탈출’의 출연자만 바꾼 버전이라는 평가 속, ‘미스터리 수사단’ 출연자들의 활약은 더 미미했다는 부정적인 시선도 이어지고 있다. 강호동, 김종민, 김동현, 신동, 유병재, 피오 등 베테랑들로 구성된 ‘대탈출’ 시리즈를 따라가는 것은 물론 무리겠지만, 그렇다고 ‘신선한’ 활약으로 시선을 잡아끄는 출연자를 꼽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
출연자들의 케미도 그리 특별해 보이지 않았으며, 대다수 출연자들의 역할이 애매해 전반적으로 심심한 추리 예능이 됐다는 점에서, 전작들만큼 높은 화제성을 불러일으키진 못하고 있다.
정 PD가 떠난 후 시즌3으로 돌아온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여고추리반’이 한층 탄탄해진 스토리와 쫄깃해진 전개로 마니아들의 호평을 받은 것과 비교하면 더욱 뼈아프다. ‘추리 예능의 대가’라는 수식어를 가지고 있지만, 발전이 아닌 후퇴한 모습을 보여준 것이 더욱 아쉽게 느껴진다.
물론 매번 뜨거운 인기를 모으는 시리즈를 배출하기는 힘든 것도 사실이다. 추리 예능 마니아들에겐 ‘미스터리 수사단’의 새로운 세계관만으로도 충분한 재미가 될 수도 있다.
다만 최근 예능가의 흐름이 달라지며 ‘색깔’을 뚜렷하게 추구하는 흐름이 생겨나는 상황에서, 정 PD의 사례가 더욱 우려스러운 부분도 있다. 한 방송사에서 여러 색깔의 프로그램을 연출하며 경력을 쌓는 것이 당연하던 전과는 달리, 방송사 바깥에서 활약하는 PD들이 많아진 요즘엔 뚜렷한 개성으로 시청자들의 지지를 끌어내는 스타 PD들이 그 자체로 경쟁력이 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나영석 PD는 게임하며 여행을 하는 ‘신서유기’, ‘뿅뿅 지구오락실’ 시리즈, 해외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서진이네,’ ‘윤식당’ 시리즈로 탄탄한 팬덤을 형성했다.
그러나 정 PD처럼 ‘전작이 더 낫다’는 평을 받는 사례가 있는가 하면, ‘미스트롯’, ‘미스터트롯’ 시리즈를 연출한 서혜진 PD처럼 갈수록 힘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는 것. 퇴사 후 선보인 MBN ‘불타는 트롯맨’부터 ‘현역가왕’, ‘한일가왕전’ 등은 트로트의 다소 식은 인기와 맞물려 TV조선 시절만큼의 큰 반응을 얻진 못했다. ‘자기복제’와 ‘개성’ 사이 비슷한 선택을 하는 스타 PD들의 행보에 기대보다는 우려의 시선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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