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진흥공단, 대전 신도심 이전 강행... "도둑 이전" 규탄
[장재완 기자]
▲ 이전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24일 새 사옥에서 업무를 시작했다. |
ⓒ 소진공 |
대전 원도심인 중구 대흥동에서 신도시인 유성구 지족동으로 이전을 추진해 온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사장 박성효, 아래 소진공)이 24일 이전한 사옥에서 업무를 시작했다. 이에 소진공 이전을 반대해 온 김제선 중구청장은 강력 비판하고 나섰다.
최근 소진공은 홈페이지에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본부는 24일부터 새로운 사무실에서 업무를 개시합니다. 새로운 곳에서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하겠습니다'라는 내용의 본부 이전 안내문을 게시했다. 실제 소진공은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이전 작업을 완료하고 24일 유성구 지족동 KB국민은행 건물에서 업무를 시작했다.
소진공은 2014년 출범과 함께 대전 중구 대흥동 대림빌딩에 사옥을 마련하고, 10년 동안 대전의 원도심에 자리해 왔다. 그러나 ▲사옥 노후화에 따른 안전 확보 ▲업무공간 확보 및 부서 간 원활한 소통으로 업무 효율성 제고 ▲경비 절감 ▲직원 처우개선 ▲내부 직원 압도적 찬성 등을 이유로 대전 원도심을 떠나게 된 것.
이에 중구지역 상인들은 물론, 대전시를 비롯한 지역 정치권과 행정기관 등은 소진공의 사옥 이전은 원도심활성화에 역행하는 처사라며 반발해왔다. 특히, 소진공의 설립취지를 살리려면 소장공인과 전통시장이 밀집해 있는 원도심에 있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이전을 반대해왔다.
이러한 반대여론에도 소진공은 사옥 이전을 강행했다. 지난 주말 이전 작업을 진행한 소진공은 24일 '유성사옥시대'를 연 것.
▲ 김제선 대전중구청장. 사진은 지난 20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전 저지 투쟁위원회의 소진공 청사 앞 규탄집회에서 규탄발언을 하고 있는 장면. |
ⓒ 대전중구 |
이에 대해 김제선 대전 중구청장은 성명을 내고 "부당하고 일방적인 소진공 이전에 대한 중앙정부 차원의 책임 있는 대책을 마련해 달라"라고 촉구했다.
김 청장은 "중구청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전저지투쟁위원회는 최근까지도 이전 반대 집회와 더불어 중기부와 국회를 방문해 소진공의 이전을 막기 위해 노력했다"며 "그럼에도 소진공이 도둑 이전을 추진한 것에 대해 분노를 금할 수 없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김 청장은 소진공의 이전사유가 설득력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소진공 측이 주장한 직원복지, 업무효율성 등의 이전 사유들이 대림빌딩 측의 복지확충 제안으로 퇴색된 점, 이전지인 유성구 지족동 KB빌딩 본관과 별관이 도보로 11분이나 걸릴 정도로 떨어져 있어 업무의 비효율성이 더욱 높아진 점, 전국 소상공인들의 접근성이 낮아지는 점 등 수많은 이전 부당함이 있음에도 현실을 외면한 채 한 번의 설득이나 반박도 없이 이전한 점이 더욱 개탄스럽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청장은 "소진공 이전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구는 향후 대전시 산하기관 및 중기부 산하 공공기관이 중구에 최우선적으로 유치될 수 있도록 계속 건의해 나갈 것"이라며 "또한 소진공 이전으로 인하여 원도심 상권이 침체되지 않도록 현재 추진 중인 중구 지역화폐 발행에 대한 대전시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그는 중앙정부를 향해 "소진공의 부당이전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공공기관 우선 이전 등 대전 중구민의 불신과 상실감을 극복할 수 있는 적극적인 정책을 펼쳐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앞선 지난 20일 박용갑 더불어민주당 의원(대전 중구)도 개인 성명을 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중구에서 유성구로 이전하는 것은 원도심 활성화 정책에 역행하는 결정으로 매우 안타깝고, 아쉽고, 유감스럽다"라고 밝혔다.
그는 "소진공은 2014년부터 국가균형발전을 목적으로 대전에 설치된 준정부기관으로, 소상공인 육성과 전통시장·상점가 지원 및 상권 활성화를 위해 대전 중구에 설치됐다"며 "출범 당시 대전 원도심인 중구 대림빌딩에 사옥을 마련한 목적이 충남도청의 내포신도시 이전에 따른 원도심 공동화의 보완책 때문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대전시도 소진공이 새로운 청사를 매입 또는 부지를 확보해 신축한다면 적극적인 지원을 하겠다고 제안했는데, 소진공이 이를 무시하고 무조건 이전을 하게 되면 원도심 침체와 소상공인들의 불편함이 뻔히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박 의원은 끝으로 "특히 소진공 이전은 전임 대전시장인 박성효 이사장이 자신이 추구하는 욕심을 채운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며 "이는 대전시민들에게 큰 상처를 주는 오점으로 남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윤석열 정부 따라가려는 민주당... 왜 이러나
- 군에서 병사 또 사망... "우리 아들 어떡하냐"
- 형용사와 동사로도 사용되는 고유명사 '윤석열'
- '채상병 특검' 찬성 외치자 포위된 한동훈... 3대 1 집중 견제
- 지중해 섬에 '소녀상'이... 이탈리아 사람들의 진심
- 뇌물 받고 군사반란 가담한 사람들, 다 여기 묻혀있습니다
- 껌 씹다 딱 걸린 피고인과 김건희의 결정적 차이, 부띠크
- 박완수 "경남-부산 이어 울산도 행정통합해야", 이유는?
- 화성 일차전지 제조 공장서 화재 "인명피해 다수 예상"
- 국회입법조사처는 달랐다, "업종별 최저임금 더 높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