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하려고 하지?" 여당 당권주자 앞에 두고 이준석 한마디
[곽우신 기자]
▲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과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24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 미래혁신포럼 창립총회에서 악수하고 있다. 2024.6.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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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축사하니까 참 재미있다."
이준석 개혁신당 국회의원이 김기현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주도하는 국회 '미래혁신포럼'에 참석해 축사를 남겼다. 이준석 의원이 전직 국민의힘 당 대표였다는 점, 김기현 의원이 당시 원내대표로서 함께 호흡을 맞췄다는 점, 이 의원이 당 대표에서 축출된 후 김 의원이 '윤심'을 등에 업고 당 대표로 선출됐던 점 등을 떠올리면 이례적인 장면이다.
이 의원을 맞이한 일부 국민의힘 인사들은 상당히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지만, 이준석 의원은 전당대회를 앞둔 국민의힘 상황을 꼬집으며 '뼈 있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당권주자 네 명이 모두 앞다투어 축사를 위해 달려온 자리였던 터라 더 눈길을 끌었다.
이준석 "당 대표 해보니까, '왜 하려고 하지?' 이런 생각"
이준석 의원은 "제가 어떻게 하다 보니 몇 달 만에 원래 소속되었던 당(국민의힘)도 아니고 원래 뛰던 지역도 아닌 곳에 가 가지고 당선되는 상황이 왔다"라며 "그만큼 대한민국 정치가 격변하기 때문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그런데 참 요즘 전당대회 시즌이라 가지고, 아까도 지금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도 계시고, 여기 윤상현 의원도 계시고 한데, 이거 당 대표 해보니까 '왜 하려고 하지?'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최고위원들이 자진 사퇴하며 스스로 지도부를 붕괴시키고, 결국 용산과의 갈등으로 강제로 자리에서 내려오게 된 이준석 의원 본인의 경험을 빗댄 것이다. 그의 발언에 좌중 일각에서 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이 의원은 "그만큼 여당의 대표라는 자리는 굉장히 어려운 자리"라며 "다들 도전하신 만큼 좋은 성과가 있기를 우선 기대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도 제가 공교롭게 귀당의 전당대회 후보군을 보다 보니, 예외 없이 서울대 또는 법대 출신으로 다 차 있는 것 같다"라고 당 대표 후보군의 편향성을 지적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에 도전장을 내민 나경원 국회의원,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윤상현 의원,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까지 모두 서울대학교를 졸업한 것, 특히 나경원·원희룡·한동훈 세 사람은 서울대 법대 출신이란 점을 지적한 것이다.
그는 "젊은 세대들 항상 이렇게 물어본다. '왜 정치권에서는 항상 형법에 해당하는 부분만 다루느냐, 검사가 많아서 그런가?'"라며 "젊은 세대 같은 경우에는 오히려 그 외의 제도들이 자기 삶에 주는 영향이 크다고 느낀다"라고 강조했다. 보수 정치권이 다뤄야 할 의제가 더 넓고 다양해져야 한다는 취지이다.
김기현 "이준석, 많은 인사이트 줘"
원희룡 "이준석 뽑아서 기적적 정권교체"
김기현 의원은 이 자리에서 "오늘 이 포럼을 사실 전당대회하고 아무 상관없이 일정을 잡았는데, 이게 전당대회하고 딱 겹치는 바람에 행사가 앞이 너무 길어지고 주객이 전도되는 것 같은 느낌이 좀 들어서 마음이 좀 부담스럽고 죄송스럽게도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개혁신당의 이준석 의원께서 오셨는데 제 앞에 대표를 하셨던 분이고, 제가 원내대표 시절에 같이 또 호흡을 맞췄던 분이시기도 한데, 많은 여러 가지 인사이트들을 주신 분이기도 하다"라고 추켜세웠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생각이 조금씩 다를 수도 있지만 때로는 다른 생각을 잘 녹여내는 그런 지혜도 발휘할 수 있도록 더 우리 미래혁신포럼에서 노력해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도 덧붙였다.
과거 바른미래당에서 한솥밥을 먹은 바 있는 원희룡 전 장관은 "우리 이준석 젊은 당 대표를 뽑아서 지난번에 기적적으로 정권을 5년 만에 찾아왔었다"라고 과거를 회상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에 이준석 의원이 당시에 기여한 점을 인정한 것이다.
'친윤'의 지원을 받는 유력 당권주자인 그는 개혁신당의 '합류'를 언급하기도 했다. "정치라는 게 무엇보다도 험난한 것이어서 여러 가지 우여곡절은 있지만, 앞으로 우리 가는 길에 대한민국을 지키고 인공지능 시대의 대한민국의 또 다른 경제 기적을 만들기 위해서 우리가 반드시 함께 합류할 지점들이 있으리라고 저는 믿는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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