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무프로젝트] 타격폼에 울고 웃는 타자들… ABS는 정말 잘못이 없나

안희수 2024. 6. 24.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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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4일 대구 삼성-NC전에서 나온 논란의 ABS 판정.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온 것으로 보이지만 판정은 볼이었다(위·아래 왼쪽 사진). ABS 판정을 두고 3심 합의 중인 심판진(아래 오른쪽 사진). 사진=티빙 중계, SBS 스포츠 중계 방송 캡처

“스트라이크 삼진 아웃!" 

지난 4월 26일 심판의 삼진 콜이 들리자마자 KT 위즈 황재균은 헬멧을 던졌고 퇴장을 당했다. 5월 7일 LG 트윈스 오스틴 딘도 삼진을 당한 후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Automatic Ball-Strike System) 판정 때문이었다.

ABS는 투수가 던지는 공을 대상으로 트래킹 시스템(PTS)을 활용해 스트라이크-볼을 판별하여 심판에게 판정 결과를 전달하는 시스템이다. 

KBO는 공식적으로 ABS의 스트라이크 존 판정 기준을 다음과 같이 규정했다. 

팬들 사이에서 ABS의 공정하고 일관성 있는 판정으로 각광받고 있고,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으로 프로야구의 한 축으로 스며들고 있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팬들의 반응과 대비되고 있다.

현재 ABS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분야는 ‘타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즌이 진행됨과 동시에 ABS 기준을 함께 적응해야 한다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표적으로 SSG 랜더스 한유섬과 삼성 라이온즈 구자욱의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한다. 

SSG 외야수 한유섬은 개인 최다 홈런을 친 2018년보다 더 빠른 홈런 페이스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ABS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보았다. 

한유섬은 ABS 도입으로 인한 타격 폼 변화가 있냐는 물음에 “편안하게 치는 것을 최우선으로 여겨 특별히 바꾼 것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키가 크다는 이유로 어이 없는 공이 스트라이크가 될 때가 있다. 본인은 로우 히터여서 하이볼에 약점이 있는데 그게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으니 난 뭘 먹고 사나’라는 생각도 했다”며 착잡한 심경을 밝혔다. 이어 “그래도 상황은 벌어졌으니 ABS에 맞춰가고 있지만, 검증이 된 뒤 제도가 도입됐다면 혼란이 적고 적응을 했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내비쳤다. 

구자욱은 ABS 도입 이후에도 안정적으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타격 폼에 변화가 있냐는 물음에 ABS에 잘 적응하고 있는 선수답게 “ABS 여부와 상관없이 타격폼에서의 변화는 없다”라고 답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BS 도입 이후 “볼 판정 기준이 달라졌다. 신장에 따른 스트라이크 존 위치 변화로 인해 ABS 도입 이전에는 볼이었던 위치에서 스트라이크를 받는 경우에 혼란스러움을 겪었다”고 밝혔다. 

또한 투수에게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상황에 대해 “상황에 따라 투수에게 유리한 경우, 타자에게 유리한 경우가 있기에 투수에게만 유리하지는 않은 것 같다”는 평가와 함께 ABS 도입은 야구선수 모두에게 혼란스러운 상황임을 설명했다.

끝으로, 구자욱은 타자로서 “크게 의식하지 않고 존을 크게 그리며 적극적으로 타격하려고 한다”며 ABS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14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LG 와 두산 경기. 정종수 구심이 ABS(자동볼판정 시스템)로 인이어 이어폰을 하고 판정을 하고있다. 잠실=정시종 기자 capa@edaily.co.kr /2024.04.14.

선수뿐만 아니라 벤치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ABS에 대해 “로봇 심판이 경기를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게 한다는데, 내가 봤을 때는 오히려 논란이 커지는 것 같다. 로봇에 이런 중요한 판정을 맡기고 어떻게 스포츠를 한다는 것인지 이해를 못 하겠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세계 최초로 도입했다는 것이 무슨 큰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ABS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쳤다. 

시즌 초반 ABS는 야구 관계자들뿐만 아니라 팬들에게까지 많은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2024 프로야구가 개막한 지 두 달이 되어가는 현재까지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로봇 심판이 과연 인간 심판보다 공정하다고 자부할 수 있을까.

도입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모두가 적응기에 있는 상황이지만, 오랜 기간 선수 생활과 현장 경험을 한 야구 관계자들이 내뱉는 불만도 분명히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누구보다 공정한 야구 경기를 관람하고 싶어 하는 팬들과 프로야구의 발전 및 미래를 위해 다양한 트래킹 시스템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며, 야구의 공정성과 기술의 발전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야 한다.

ABS의 미래는 KBO의 신중한 결정에 달려 있으며, 이는 야구 경기의 질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KBO 앞에 중대한 과제가 놓여 있음이 분명하다.

실무프로제트 ABS 1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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