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전 8번 남았다…'3피홈런' 류현진, 키움전처럼 설욕할 수 있을까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6월 들어 거침 없던 류현진의 질주에 잠시 제동이 걸렸다.
'핵타선'으로 불리며 안타와 장타, 홈런포를 펑펑 쏘아올리는 선두 KIA 타이거즈 타자들이 그를 주저 앉혔다. 하지만 여기서 물러날 류현진은 아니다. 그래서 메이저리그 78승 경력의 류현진과 팀타선 3할을 넘보는 KIA 타선과의 향후 대결이 기대된다.
류현진은 23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더블헤더 1차전 원정 경기에서 선발투수로 등판했다. 미국 메이저리그 생활을 청산하고 올해 한화로 복귀한 류현진은 이날 경기 전까지 KT전을 3차례 등판하는 등 다른 8개 구단을 모두 상대했다.
마치 끝판왕을 상대하는 것처럼 처음 상대하는 마지막 팀으로 KIA가 다가온 것이다.
결과는 좋지 않았다. 그는 이날 홈런 3방을 내주는 등 5이닝 8피안타(3피홈런) 2사사구 5탈삼진 5실점을 기록하고 물러났다. 한화가 9-8로 이기면서 승패 없이 물러났다. 아주 부진했다고 하긴 어려웠지만 초여름 들어 3경기 20이닝 연속 무실점 위력투를 뽐내던 것과는 분히 거리가 있었다.
3회까지는 깔끔했다. 1회 선두타자 박찬호를 우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운 류현진은 소크라테스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간판 타자 김도영을 만났다. 류현진은 공 3개를 스트라이크존에 꽂아넣으면서 김도영을 방망이 한 번 휘두르지 못하게 하고 3구 삼진 처리했다. 2회 역시 최형우를 헛스윙 삼진을 솎아내는 등 삼자범퇴 처리했다.
그러는 사이 한화는 채은성의 3점포 등이 터지면서 5-0으로 달아났다. 류현진의 완승으로 끝날 분위기였다.
3회 한준수에게 우전 2루타, 서건창에게 중전안타를 맞으며 1사 1·3루 위기에 몰렸지만 박찬호를 뜬공, 소크라테스를 삼진으로 잡아내면서 탄탄대로를 걸었다.
그러나 KIA 타선은 류현진을 한 번씩 상대하고 난 뒤부터 달라졌다. 김도영이 류현진의 체인지업을 받아쳐 홈런으로 연결한 것이다. 김도영의 20홈런-20도루 달성 희생양이 류현진이 됐다. 이어 최형우에게도 백투백 홈런을 허용했다.
5회엔 나성범에게 3점포를 얻어맞으며 동점을 허용했고 5회를 간신히 채운 뒤 물러났다. 소크라테스에게 볼넷, 김도영에게 우전안타를 맞으며 다시 무사 1·2루 위기에 몰린 류현진은 이어 나온 최형우를 3구 삼진 처리했으나 나성범에게 좌월 스리런포를 맞았다. 이날 경기 전 80이닝을 소화하면서 단 하나의 피홈런만 있었던 류현진은 이날 KIA 타선에 홈런 3개를 내줬다. 투구 수도 5회까지 104개로 많았다.
KIA 타선은 이날 경기 전까지 팀타율 0.292를 기록하며 선두 질주의 원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었다. 특히 소크라테스~김도영~최형우~나성범으로 이어지는 2~5번 타선은 '핵타선'으로 불리며 어느 팀도 무너트릴 정도로 강했다. 류현진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도 나성범에 3점포를 맞은 뒤에 마운드에서 주저앉으며 아쉬움을 곱씹었다.
류현진은 2011년 5월14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 경기에서 8이닝 3피홈런을 기록한 이후 KBO리그에서 13년 만에 한 경기 홈런 3개를 내줬다.
그래서 향후 류현진과 KIA 타선의 승부가 흥미진진하게 됐다.
두 팀은 23일까지 올시즌 16차례 맞대결 중 8경기만 소화했다. 앞으로 8번 더 만난다는 뜻이다. 7월19~21일 대전에서 주말 3연전, 8월2~4일 광주에서 역시 주말 3연전을 치른다. 9월 이후에도 2차례 더 만나게 된다. 류현진이 부상 없이 정상 로테이션을 소화한다면 확률상 두 번까지 더 만날 수 있다.
류현진은 이미 자신에 아픔 안긴 팀을 상대로 깔끔하게 설욕전을 펼친 적이 있다.
그는 지난 4월5일 고척에서 열린 키움과의 원정 경기에서 4와 3분의1이닝을 던지면서 안타 9개를 얻어맞고 9실점 기록하는 치욕을 맛봤다.
하지만 지난 18일 청주에서 벌어진 키움과의 홈 경기에선 싹 달라져 8이닝 5피안타 8탈삼진 무실점을 완벽투를 뽐냈다. 볼넷도 없었다.
그래서 류현진과 KIA의 리턴 매치가 기대된다. 키움전처럼 설욕할 수 있을지, KIA 타선이 또 한 번 한국을 대표한 메이저리거를 공략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사진=광주, 김한준 기자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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