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병 특검' 찬성 외치자 포위된 한동훈... 3대 1 집중 견제

곽우신 2024. 6. 24.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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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원희룡·윤상현 모두 한동훈 비난... '불출마' 안철수만 "선제적 행동이 우리 의무"

[곽우신, 남소연 기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의원 공부모임에 참석하고 있다.
ⓒ 남소연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해병대 채상병 특검법'이 가장 뜨거운 주제로 떠올랐다. 공식적인 전당대회 일정이 시작되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당권주자들끼리 장외 설전이 벌어지고 있다. 사실상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나머지 당권주자들이 '3대 1'로 싸우는 형국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앞서 조국혁신당 등과 함께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통과시켰다.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으로 한 차례 무력화된 법안을 강하게 재추진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금까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의 수사 결과를 지켜보고, '미진하면' 특검 필요성을 논의하자며 윤 대통령과 호흡을 맞춰왔다.

하지만 이같은 소극적인 스탠스가 지난 국회의원 총선거는 물론이고, 지금까지도 여권의 악재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안철수 국회의원 등 소수가 특검 찬성 의사를 내비쳤으나, 제21대 국회 막바지에 행해진 재표결에서 이탈표는 그렇게 많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은 전날(23일) 해병대 채상병 특검 찬성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관련 기사 : 한동훈 "공수처 무관하게 제3자 추천 채상병특검법 발의").

[나경원] "특검 수용론, 순진한 발상이고 위험한 균열"

가장 먼저 반발한 건 나경원 국회의원이었다. 나 의원은 전날(2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한동훈 후보 출마선언문은 마치 분열과 충돌, 그리고 혼란의 예고장처럼 들렸다"라고 직격했다. "한 후보자는 특검 수용 입장을 밝혔다"면서 "민주당의 특검은 진실 규명용이 아니다. 민주당의 특검은 정권 붕괴용이다"라고도 주장했다.

그는 "한 후보의 특검 수용론, 순진한 발상이고 위험한 균열"이라며 "저는 반대한다. 그리고 우려스럽다"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자 한동훈 전 위원장 측은 전날 기자들에게 "민주당 특검법을 받자는 것이 아니다. 나경원 후보가 오해하신 것 같아 알려드린다"라고 선을 그었다.

[한동훈] "충분히 설명할 기회 실기... 합리적 대안으로 정면 돌파"

한 전 위원장은 24일 오전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서도 기존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안보와 보훈은 보수의 강점이다"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수정권하에서 그런 일이 벌어졌다는 것에 대해서 저희는 대단히 죄송스럽게 생각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분들에 대해서 충분히 예우하고, 이런 일이 있었을 때 재발방지책을 확실히 만들고, 책임자를 엄벌하는 이것은 보수 정부로서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될 부분"이라는 것.

그는 "특검 자체를 반대하는 논리는 법적으로 타당하다"라면서도 "다만 이 사안의 어떤 보훈과 안보에 관한 특성, 그러고 그걸 바라보는 국민들의 민심, 그러고 그동안 몇몇 경우에 있어서 저희가 아쉬운 설명이 있었고, 그러고 충분히 설명할 기회를 실기했다는 점들을 감안하면 단순하게 그런 법적인 논리를 가지고 '특검은 안 된다'고 말하기에는 어렵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전 위원장은 "선수가 심판을 고르는 민주당 법안을 민주당이 고집한다면 저는 그 법은 통과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러고 그 법에 대해서는 거부권을 행사하고, 그 거부권을 우리 당이 전폭적으로 지지할 충분한 명분이 있다"라며 현재 야당 주도로 올라온 특검법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대신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겠다라는 것으로써 이 문제를 정면 돌파해야 한다"라며 공수처 수사 종결 여부와 관계 없이 여당이 주도해 특검법을 발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당대표 출마 선언을 한 윤상현 의원(앞줄 왼쪽부터),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나경원 의원,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이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의원 공부모임에 참석해 기념촬영하고 있다.
ⓒ 남소연
 
[원희룡] "정치적 의혹으로 전부 특검? 경찰·검찰·공수처, 뭐 하러 있나?"

그러자 이날 국민의힘 초선의원 공부모임에 참석해 인사하러 온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적극적으로 반박에 나섰다. 원 전 장관은 "앞으로 무엇보다도 수사는 경찰이든 검찰이든 철저하게 진행이 돼야 한다. 미진하면 법에 정해진 대로 특검 가야 한다"라면서도 "하지만 정치적인 의혹이라고 전부 특검 가면, 경찰·검찰·공수처 우리 헌법에서 정해 놓은 1차적인 수사기관 뭐 하러 있느냐?"라고 반문했다.

그는 "우리가 정치적 공세 때문에 '무조건 특검해서 어떻게 해결하는' 이런 것보다는 사법적 정의, 국가기관의 정상적인 기능(을 존중해야 한다)"라며, 다만 "여기에 대해서는 우리가 여사라고 봐주고 대통령이라고 우리가 봐주고 이렇게 하는 것은 없어야 된다"라고 단서를 붙였다.

원 전 장관은 그러면서 "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이거 오래된 사건"이라며 "지난 2년 동안 검찰에서 수사했다. 결론 냈느냐?"라고 지적했다. "기소해도 좋고, 혐의가 없으면 무혐의로 이거를 종결을 지어야 한다"라며 "2년 동안 뭐 했느냐? 그래서 이게 지금 민주당의 특검의 소재로 주렁주렁 끌려온다라는 게, 과연 우리 지난 2년 동안 우리 법무부는 무엇을 했고, 우리 사법부는 무엇을 했고, 우리 여당의 지도부는 무엇을 했는가?"라는 지적이었다.

당시 법무부장관은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었다. 특히 국회까지 와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체포동의안 가결 필요성을 호소했던 한 전 위원장의 과거를 상기시키기도 했다. "당시 모두 민주당 방탄에 의한 (체포동의안) 부결은 어쩔 수 없다, 차라리 불구속기소를 하자, 법원이 재판하게 하자고 했다"라며 "그런데도 (구속영장을) 재청구했다가 법원에서 기각되면서 강서구청장 선거와 이번 총선에도 치명타가 됐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지지자들과 중도층이 '영장이 기각되지 않았느냐? 무엇인가 문제가 됐으면 (영장 발부) 됐겠지' 하면서 치는 방어 논리에 우리 논리가 먹혀들지 않는다"라며 "우리에게 큰 짐이 되고 있다"라고도 말했다. 단순히 총선 패배의 책임을 넘어, 법무부장관 시절부터 한 전 장관이 여권에 오히려 부담을 줬다는 논지이다.

[윤상현] "국민 의구심? 그러면 '한동훈 특검법'은 어떻게 하느냐?"

윤상현 의원 역시 이날 페이스북에 "한동훈 전 위원장은 국민들이 의구심을 가지고 계시기에 채상병 특검법을 반대할 수 없다고 하셨다"라며 "그렇다면 조국혁신당이 1호 법안으로 발의한 '한동훈 특검법'은 어떻게 해야 되느냐?"라고 따져 물었다. "조국혁신당이 국민적 불신을 이유로 발의한 '한동훈 특검법'도 받아들여야 하느냐?"라고 공세를 취한 것이다.

그는 전날에도 "공수처의 수사가 진행 중이고 대통령께서도 그 수사가 미진하다면 먼저 특검을 요청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특검법을 발의하겠다니, 순간 민주당 당대표 출마 선언으로 착각할 정도였다"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공수처의 수사를 지켜보자는 입장을 짓밟고, 내부 전선을 흐트러트리는 교란이자 자충수"라며 "당 대표가 되셔도 이렇게 당을 운영하실 건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안철수] '정면 돌파' 언급하며 한동훈에 힘 실어

해병대 채상병 특검과 관련해 한동훈 전 위원장에게 힘을 싣고 나선 건, 이번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국회의원이 유일했다. 안 의원은 이날 SNS에 "채상병 특검과 관련하여, 이미 특검이 아니고서는 국민적 의혹과 궁금증을 해소하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다"라며 "특히 제복 입은 꽃다운 젊음이 산화한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보수우파의 핵심가치의 하나인 안보와 국방을 바로 세우려면, 명백하게 진상을 밝히고, 최고의 예우와 보훈으로 선제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고 주장했다. "어떤 분들은 특검 수용론이 내부의 혼란과 분열을 가져오고, 야당의 의도에 말려드는 것이라 한다"라며 "그러나 더 두려운 것은 국민으로부터 멀어지는 것이며, 결국 국민들께 버림받는 것"이라는 지적이었다.

안 의원은 "정치적 유불리가 아니라, 과연 우리 당을 혁신하고 재건하는 길인지를
가슴에 손을 얹고 성찰하기를 촉구한다"면서 "민심은 천심이다. 오로지 국민을 믿고 당당하고 의연하게 정면 돌파해야 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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