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1일 걸린 값진 선발승…돌아온 백정현 "1군서 던질 수 있도록 준비했다" [대구 현장]
(엑스포츠뉴스 대구, 최원영 기자) 무려 311일이 걸렸다. 다시 선발승을 챙기기까지.
삼성 라이온즈 좌완투수 백정현은 2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더블헤더 2차전에 선발 등판했다. 5이닝 7피안타(2피홈런) 2볼넷 3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고대하던 시즌 첫 승을 수확했다. 2023년 8월 17일 대구 LG 트윈스전 이후 311일 만에 선발승을 손에 넣었다. 삼성은 10-4 승리로 시리즈 스윕과 5연승을 완성하며 리그 2위 자리를 수성했다.
이날 백정현은 부상 복귀전을 치렀다. 지난 4월 4일 오른쪽 종아리 근육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부상 정도가 심하지 않아 금세 복귀할 것이라 예상했으나 공백기가 점차 길어졌다. 러닝 훈련을 시작하면 통증이 재발하는 등 몇 차례 제자리걸음을 했다.
부상 후 약 두 달 만인 지난 11일 2군 퓨처스리그 한화 이글스전에 선발 등판했다. 오랜만의 실전 경기서 4이닝 2피안타 1볼넷 1실점, 투구 수 54개를 만들었다. 18일 KIA 타이거즈전서는 4⅓이닝 8피안타 1볼넷 3탈삼진 5실점, 투구 수 86개를 기록했다. 마지막 점검을 끝냈다.
23일 더블헤더 특별 엔트리로 1군에 등록됐다. 2차전을 맡았다. 총 투구 수는 91개(스트라이크 62개)였다. 포심 패스트볼(30개)과 슬라이더(25개), 체인지업(23개), 커브(11개), 투심 패스트볼(2개)을 섞어 던졌다. 포심 최고 구속은 142km/h였다.
백정현은 1회초 정수빈을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운 뒤 이유찬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다. 후속 양의지를 1루 파울플라이, 김재환을 중견수 뜬공으로 아웃시켰다.
2회초 흔들렸다. 선두타자 강승호에게 4구째로 142km/h의 패스트볼을 던졌는데 강타당했다. 비거리 113m의 우월 솔로 홈런이 됐다. 이어 김기연에겐 2구째로 129km/h의 슬라이더를 구사했다. 비거리 118m의 좌중월 솔로 홈런을 내줬다. 1-0으로 앞서던 삼성은 1-2로 역전을 허용했다.
백정현은 박준영과 김대한을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김재호를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정수빈을 포수 스트라이크 낫아웃 상태서 포수 태그아웃으로 정리했다.
3회초에도 실점했다. 이유찬과 양의지의 좌전 안타, 김재환의 중견수 뜬공, 강승호의 자동 고의4구로 1사 만루가 됐다. 김기연의 우익수 희생플라이에 이유찬이 득점했다. 삼성은 1-3으로 뒤처졌다. 백정현은 박준영의 유격수 땅볼로 이닝을 끝마쳤다.
4회초엔 김대한의 3루 땅볼 후 김재호에게 좌전 2루타를 맞았다. 정수빈의 1루 땅볼로 2사 3루. 이유찬을 루킹 삼진으로 요리했다. 5회초엔 양의지의 유격수 땅볼, 김재환의 1루 땅볼로 2아웃을 만든 뒤 강승호에게 좌전 안타를 내줬다. 김기연을 헛스윙 삼진으로 제압하며 투구를 마무리했다.
백정현이 버틴 사이 삼성 타선은 3회말과 4회말 각 3득점을 추가해 7-3으로 점수를 뒤집었다. 백정현은 선발승 요건을 갖춘 채 마운드에서 내려왔고, 그대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선발 백정현이 부상에서 복귀 후 5이닝을 잘 마무리하면서 팀 승리의 밑거름이 됐다"고 칭찬했다.
백정현은 "개인적으로 더블헤더 두 번째 경기에 출전한 것은 처음이다. 선발투수는 경기 시간과 출전 순서가 정해져 있어 나만 준비하면 되는데, 이번엔 (1차전) 경기 상황을 계속 지켜봤다"며 "선발투수인데 불펜투수로 나가는 느낌이었다. 준비하는 과정이 조금 달랐다"고 돌아봤다.
이어 "퓨처스팀에 내려가 있었지만 1군에서 바로 던질 수 있도록 많이 준비했다. 덕분에 오늘(23일) 경기에선 큰 부담이나 무리는 없었다"며 "홈런을 맞긴 했으나 상대 타자들이 잘 쳤다. 오늘 결과가 신경 쓰이진 않는다"고 전했다.
주전 포수 강민호가 1차전에 선발 출전해 2차전엔 두 번째 포수 이병헌이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백정현은 "평소와 똑같이 공격적으로 투구하려 노력했다. 원래 이병헌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소통하는 편이라 편안하게 던질 수 있었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마지막으로 백정현은 "다음 경기에도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삼성 라이온즈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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