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구조조정 깃발' SK에코, 연료전지 공사비 담보로 자금 조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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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의 구조조정 시계가 빨라지는 가운데 SK에코플랜트가 도급사업을 맡은 여섯 군데 연료전지 사업의 공사비(받을 돈·매출채권)를 활용해 자금을 조달했다.
IB 업계 관계자는 "SK에코플랜트는 반도체나 배터리 공장 등 비밀 보장이 필요한 계열사 공사 물량을 많이 수주하고 있어 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경영권 매각 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여러 불확실성이 산재한 탓에 회사채 등 일반적인 방법으로 자금을 조달하기는 쉽지 않아 매출채권 유동화 등 다양한 자금 조달 수단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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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송산 등 6곳 연료전지 발전소 공사 매출채권 담보
계열사 합병·매각 불확실성 속 자금조달 수단 모색
환경·에너지 대규모 투자로 재무상황 악화
SK그룹의 구조조정 시계가 빨라지는 가운데 SK에코플랜트가 도급사업을 맡은 여섯 군데 연료전지 사업의 공사비(받을 돈·매출채권)를 활용해 자금을 조달했다. 공사 매출채권을 자본시장 투자자들에게 넘기는 방법으로 유동성 확보에 나선 것이다. 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회사가 매각 대상에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데다 재무상황도 나빠져 자금조달 대안을 모색한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대신증권을 주관사로 150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도급사업 수주를 받고 향후 받게 될 공사비를 투자자들에게 넘기는 방식이다. 발주처로부터 공사비가 들어오면 그 돈으로 투자자들에게 원금과 이자를 주기로 하고 미리 투자금을 당겨 받는 방식이다.
SK에코플랜트는 6곳의 종합설계시공(EPC) 연료전지 발전소에 대한 공사비를 담보로 제공했다. 경기도 화성 송산 연료전지 발전소와 양감 연료전지 발전소, 경상남도 함안 사내산단 연료전지 발전소와 창원 분산형 연료전지 발전소, 충북 보은 연료전지 발전소, 경북 칠곡 약목 연료전지 발전 사업에 대한 공사비다. 이 중 일부 발전소에는 계열사인 SK디엔디와 공동으로 EPC 공사를 맡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이들 연료전지 발전사업을 주도하는 사업목적 회사에 다른 발전 사업자들과 함께 출자자로도 참여하고 있다. 송산그린에너지(지분율 10%), 초록에너지(26%), 함안그린에너지(10%), 창원누리에너지(10%) 등에 출자했다. 금양에코파크, 약목에코파크 등에도 계열사인 SK디엔디와 함께 출자자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SK에코플랜트가 미래에 받을 공사비를 활용해 자금을 조달한 것은 조달 금리가 상승하는 등 건설사들의 자금조달 환경이 악화했기 때문이다. SK에코플랜트의 신용등급은 A-(기업 및 회사채)와 A2-(단기신용등급)로 메겨져 있다. 최근 건설채 투자 수요가 위축되면서 채권 투자 수요 확보가 어렵고, 투자 수요를 확보한다고 하더라도 금리가 매우 높은 수준에 형성돼 있다.
건설 중심에서 환경·에너지 쪽으로 투자를 확대하면서 재무 상황도 악화했다. SK에코플랜트의 차입금은 2019년 1조원 내외에서 올해 1분기 말 6조원을 넘어섰다. 차입금에서 현금성자산을 뺀 순차입금도 같은 기간 2000억원 수준에서 약 5조원에 육박했다. 연간 영업이익은 4000억원대에서 지난해 175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최근 SK그룹이 그룹 전체 사업에 대한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SK에코플랜트가 정리 대상에 오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자금시장 관계자는 "SK에코플랜트가 주로 차입금을 빌려 대규모 자기자본투자(CAPEX)를 환경·에너지 쪽에 집행해 왔다"면서 "투자에 비해 성과 가시화 속도가 지연되면서 재무 상황이 전반적으로 악화했다"고 평가했다.
여러 불확실성 때문에 회사채나 일반 은행권 대출 외의 우회로를 활용해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파악된다. SK에코플랜트는 앞서 한양증권 주관으로 300억원의 대출을 받기도 했다. 한양증권이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SK에코플랜트에 자금을 빌려준 뒤 단기 유가증권 형태로 기관투자가들에게 매각(셀다운)한 것으로 알려졌다.
IB 업계 관계자는 "SK에코플랜트는 반도체나 배터리 공장 등 비밀 보장이 필요한 계열사 공사 물량을 많이 수주하고 있어 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경영권 매각 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여러 불확실성이 산재한 탓에 회사채 등 일반적인 방법으로 자금을 조달하기는 쉽지 않아 매출채권 유동화 등 다양한 자금 조달 수단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정수 기자 agreme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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