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만보]물길 따라 걷는 걸음에 백로는 날아오른다…이천37코스

김철현 2024. 6. 24.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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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둘레길의 이천37코스는 청미천 물길을 따라 걷는 길이다.

물가에서 시작해 12㎞를 걷는 동안 굽이지며 흐르는 천을 따라 다양한 풍광을 즐길 수 있다.

줄곧 따라 걷게 되는 청미천은 옛 이천군의 중심지였던 장호원을 지나는 경기 남동부의 수원지다.

둑길을 걸으면 이 계절 내리쬐는 햇볕이 물결에 반사돼 반짝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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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1리 버스정류장부터 장호원 버스터미널까지 12㎞

경기둘레길의 이천37코스는 청미천 물길을 따라 걷는 길이다. 물가에서 시작해 12㎞를 걷는 동안 굽이지며 흐르는 천을 따라 다양한 풍광을 즐길 수 있다. 시간은 약 3시간 30분이 걸린다.

시작은 현수리 버스정류장에서 한다. 감곡시외버스터미널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해 쉽게 찾아갈 수 있다. 줄곧 따라 걷게 되는 청미천은 옛 이천군의 중심지였던 장호원을 지나는 경기 남동부의 수원지다. 둑길을 걸으면 이 계절 내리쬐는 햇볕이 물결에 반사돼 반짝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길을 따라 펼쳐진 갈대밭은 햇볕, 물결과 어우러져 장관을 만든다.

이 길에서 바라보는 드넓은 논밭은 계절에 따라 모습이 바뀐다. 푸르른 들판이 가을이 되면 황금색으로 물든다. 때로는 이 들판에서 한가롭게 거닐던 백로가 날아오르기도 한다. 코스에서 조금 떨어져 있지만 원부저수지에선 주변 산세와 낚싯배들이 빚은 새로운 풍경을 볼 수 있다. 이 저수지는 어우실이라는 마을 입구에 있는데 조황 좋은 낚시터로 잘 알려져 있다.

어우실은 오갑산 계곡 깊숙한 곳에 자리한 마을이다. 오갑산에는 옛날 호랑이가 많이 살았다고 한다. 호랑이의 '어흥'하고 우는 소리에서 유래된 지명이 어우실이다. 오갑산 기슭엔 어우실에서 이름을 가져온 어우재미술관도 있다. 회화, 도자기, 조각 등 200여점을 소장하고 있다.

목적지인 장호원은 고려와 조선시대 공무를 보는 벼슬아치가 묶었던 국영 여관이다. 원은 역과 역 사이에 설치했는데 장호원을 지나는 영남로는 예로부터 중요한 교통로였다. 장호원 버스터미널 근처에는 감곡매괴성모순례지 성당이 있다. 1896년 설립된 곳이다. 명성황후의 육촌 오빠인 민응식의 집이었고, 1882년 임오군란 때 명성황후가 피신 왔던 곳이기도 하다. '용팔이', '함부로 애틋하게' 등 여러 드라마가 촬영됐다.

잠시 쉬며 물 많은 복숭아로 갈증을 해소하는 것도 이 길을 걷는 재미다. 1935년께부터 장호원 백족사 인근에서 재배되기 시작한 장호원 복숭아는 당도와 향이 뛰어나다. 7~9월에는 '풍부한 햇살을 받고 탐스럽게 영근'이라는 의미를 지닌 햇사레 장호원 복숭아를 먹을 수 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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