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집중] 해양 쓰레기 줍고, 포기하지 않는 끈기 배운 ‘꿈꾸는아이들 국토대장정’
월드비전
중2 학생 106명 제주도 70㎞ 걸어
환경의 날 맞아 환경보호 활동 펼쳐
쓰레기로 정크아트 퍼포먼스 진행
“해변에서 주은 컵라면 쓰레기에 많이 놀랐어요. 예쁜 바다를 보며 맛있게 라면을 먹었을 텐데 그걸 그냥 버리고 갔다는 게 이상했어요. 내가 머무른 자리는 작은 쓰레기라도 꼭 치울 거예요.” 2024년 제6회 월드비전 꿈꾸는아이들 올레! 국토대장정에 참여한 이한솔(가명·15) 양은 행군 중 진행한 해양 쓰레기 줍기 활동을 하며 환경보호 문제를 실감했다고 전했다.
국제구호개발(NGO) 월드비전의 꿈지원사업 일환인 ‘꿈꾸는아이들 국토대장정’은 아동·청소년들이 자신의 꿈을 발견하고 키워갈 수 있는 자신감을 심어 주기 위해 마련됐다. 올해는 환경의 날을 맞아 ‘기후위기에 따른 환경보호’를 주제로, 전국에서 모인 중학교 2학년으로 구성된 106명의 참가 아동들이 제주도를 걸었다.
이번 국토대장정은 지난 4일 제주청소년수련원에서 출정식을 개최한 후 제주 올레길 일대 약 70㎞를 행군한 후 6일 해단식을 갖고 끝마쳤다. 참여 학생들은 첫째 날 화순금해변에서 폐플라스틱, 낡은 어망, 비닐 등 해양 쓰레기를 수거하는 해변 정화 활동을 펼치고, 해양 쓰레기로 정크아트 퍼포먼스를 진행하는 등 제주도의 해변 쓰레기 문제를 알렸다.
월드비전은 국토대장정 행사 기간에 참가 아동들에게 개인 텀블러를 사용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식사와 간식 역시 다회용기를 사용하거나 쓰레기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는 음식으로 구성해 아동들이 환경 보호를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도왔다.
평소에도 집 주변 쓰레기를 줍고 환경일기를 꾸준하게 써 온 김세윤(가명·14) 군은 쓰레기가 작품으로 변하는 모습을 보며 쓰레기 재활용과 분리배출의 중요성을 직접 경험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김 군은 “제주도는 처음 와봤는데, 경치가 정말 아름다웠다”며, “그런데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는 사람들이 많아서 마음이 아팠고, 아름답고 고마운 지구인데 어른들 때문에 지구가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재연(가명·15) 양은 지난해 ‘제5회 꿈꾸는아이들 HO!국토대장정’에 참여했던 언니의 권유로 이번 대장정에 참가했다. 아버지 혼자 아이들을 양육하는 재연이네 가정은 각각 지적장애와 신체장애가 있는 오빠와 언니 그리고 여동생까지 총 여섯 식구다. 기말고사와 국토대장정 기간의 본인의 공백으로 인해 오빠들을 돌보는 일이 남은 가족에게 부담이 될까 싶어 참여를 망설이던 박 양에게 언니는 ‘시험 한 번 잘 보는 것보다 국토대장정은 인생에 가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며 적극적으로 추천했다.
박 양은 깃발을 들고 행군 대열 맨 앞에서 인도하는 기수 역할을 맡았다. 그냥 걷기도 힘든 행군을 하면서도 박 양은 단 한 번도 깃발을 다른 친구에게 넘기지 않았다. 박 양은 “내가 힘들면 다른 친구도 힘드니까, 또 제게 주어진 역할이니 끝까지 해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박 양은 “함께 걸은 친구가 지치지 않도록 계속 말도 걸어주고, 재미난 농담도 해줬다”며, “친구랑 걷다보니 힘든 것도 싹 잊혀졌고, 국토대장정을 통해 포기하지 않는 끈기를 배울 수 있었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국토대장정의 출정식부터 해단식에까지 참여한 최강희 월드비전 홍보대사는 ‘천사조’로 활약했다. 행군 대열 후미에서 걸으며 뒤처지는 아이들을 돌보고 격려하며 끝까지 완주할 수 있도록 도왔다.
최강희 홍보대사는 “함께 걸었던 친구들에게 ‘잠시 쉬었다 가도 괜찮다고, 다시 일어나 걷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말해줬다”며, “다른 친구들도 앞으로 살아가며 지칠 때마다 나랑 같이 걸었던 친구가 어딘가에서 걷고 있다는 마음을 떠올리며 끝까지 갈 수 있는 힘을 내길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승수 중앙일보M&P 기자 kim.seungsoo@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남편과 딸에겐 알리지 마" 도우미 여성 죽인 그놈 카톡 | 중앙일보
- 조윤희 "매일 악몽 꾸다가…" 이동건과 이혼 전 생활 입 열었다 | 중앙일보
- "난 망했어" 치매 노모의 눈물…죽음의 요양원서 생긴 일 | 중앙일보
- "길바닥에 시신이…" 땡볕에 1100여명 숨진 최악의 성지순례 | 중앙일보
- 유튜버 7년차에 월 억대 번다…비도 찾아가 비결 물은 이 남자 | 중앙일보
- "할아버지라면 어떻게 했을까" 정의선 105층 포기한 결정타 | 중앙일보
- 이 가방이 대체 뭐라고…1600만원에 사서 곧장 되팔면 2배 | 중앙일보
- 캠프서도 "생각보다 워딩 셌다"… 한동훈 사실상 '반윤 선언' 왜? | 중앙일보
- 이경규 "재산 절반 날렸다"…원인으로 지목된 '의외의 인물' | 중앙일보
- "홍제 말했는데 홍대서 내려줘"…택시기사 절반이 65세 이상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