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1위 싸움 그 이상" 엔비디아∙MS, AI칩 규격 패권전쟁
인공지능(AI) 시대의 최고 기업 자리를 두고 경쟁 중인 마이크로소프트(MS)와 엔비디아가 AI 데이터센터 서버 규격을 둘러싸고 충돌했다. AI 기술 헤게모니를 둘러싼 경쟁이 본격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엔비디아와 MS는 이달 내내 전 세계 시총 1위 자리를 두고 엎치락뒤치락 접전 중이다. AI 무대의 주인공 자리 경쟁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시총 1·2위 한 판 붙었다
엔비디아는 자사 AI 칩이 최고의 성능을 내도록 하기 위해 올해부터는 AI 칩을 단품으로 판매하지 않고, 자체 GPU(그래픽처리장치)와 CPU(중앙처리장치) 수십 개를 이어 붙인 AI 수퍼컴퓨터 형태로 기업들에 공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개별 AI 칩 판매사가 아닌, AI 솔루션 제공 업체로 거듭나겠다는 포부가 담겨 있다.
반면 MS는 엔비디아가 정한 규격대로 서버를 구축하기 시작하면 향후 엔비디아에 일방적으로 끌려다닐 수 있다는 우려를 이유로,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엔비디아의 서버 규격에 맞춰 데이터센터를 지을 경우 향후 MS 자체 개발 칩 사용이 어려워지는 것은 물론 AMD나 인텔 등 타사의 AI 칩으로 대체하기도 어려워진다. 수차례 신경전 끝에 최근 엔비디아는 일단 MS가 원하는 규격대로 AI 칩을 공급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反엔비디아 연대 성공할까
올해 연말부터 생산될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수퍼칩 블랙웰의 경우, 노트북만한 크기의 AI 가속기 하나가 개당 1억 원에 달한다. 엔비디아는 독자 서버 규격을 만들어, 고객사를 묶어두는 ‘락인’(Lock-in) 효과로 현재의 독점 체제를 지속하려 한다. 앞서 엔비디아는 엔비디아 칩으로 AI 모델의 학습·추론을 돕는 소프트웨어 ‘쿠다’를 통해 전 세계 AI 개발자를 엔비디아 AI 생태계에 묶어둔 이력이 있다.
젠슨 황은 이달 초 대만 타이베이에서 개최된 아시아 최대 IT 박람회 ‘컴퓨텍스 타이베이 2024’에서 서버 제조사인 슈퍼마이크로의 찰스 리앙 회장과 여러 차례 어깨동무를 하며 친분을 과시하기도 했다. 슈퍼마이크로는 엔비디아·AMD·인텔 등의 AI 칩과 메모리 등을 조립해 서버를 만들어 공급하는 회사다. 엔비디아가 서버 제조사들과 연합해 자사 중심의 서버 질서를 구축해 경쟁사의 시장 진입을 차단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MS·아마존·구글 등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버 기업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당장은 AI 경쟁에서 앞서기 위해 엔비디아의 신형 AI 칩을 대량으로 주문해야 하지만, 동시에 다른 한편에선 자체 AI 칩과 서버 장비를 개발하는 등 대안 찾기에 나섰다. 후발주자인 AMD·인텔 역시 엔비디아에 맞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을 내세우며 MS·아마존·구글 등에 AI 칩을 공급하려고 시도 중이다.
이희권 기자 lee.heek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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