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與 당대표 경선, ‘윤심’ 아닌 ‘민심과 혁신’ 경쟁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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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차기 대표로 나설 후보들이 잇따라 출마 선언을 하면서 경선 레이스가 달궈지고 있다.
후보들은 이번 전대가 총선에서의 충격적인 패배 이후 새 출발을 하기 위해 치러지는 것이란 걸 한시도 잊어선 안 된다.
후보들이 남은 전대 기간만큼은 더는 윤심 경쟁에 매달리지 말고, 달라진 여야 지형과 한층 높아진 국민 눈높이에 부합할 혁신의 정치를 펼칠 방안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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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지고도 윤심 구애 이해 안 돼
野 능가할 민생정당 비전 제시해야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차기 대표로 나설 후보들이 잇따라 출마 선언을 하면서 경선 레이스가 달궈지고 있다. 나경원 의원과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23일 차례로 출마 회견을 열었고, 윤상현 의원은 지난 21일 제일 먼저 출사표를 던졌다. 4·10 총선 참패로 무기력해진 집권여당을 추스르기 위해 무게감 있는 인사들이 대거 당권 경쟁에 뛰어든 것은 일면 긍정적이다. 그게 경선 흥행에도 도움이 되고, 치열한 경쟁을 통해 뽑힌 대표라야 당 안팎에서도 힘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 후보들이 벌써부터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 마음) 얻기 경쟁에 나서고 있어 우려를 자아낸다. 후보들이 윤 대통령과 최근 직접 만났거나 전화 통화한 사실을 속속 공개하는가 하면, 대통령과의 오랜 인연을 과시하고 나섰다. 또 타 후보와 윤 대통령이 과거 갈등했던 일을 끄집어내 비윤 후보니, 반윤 후보니 하며 낙인찍기에도 골몰하고 있다. 당내 대표적 비윤계인 안철수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이 지난주 나란히 전대 출마 포기를 선언했는데, 경선판이 이런 식으로 흘러갈 걸 우려한 측면도 있었으리라 본다.
후보들은 이번 전대가 총선에서의 충격적인 패배 이후 새 출발을 하기 위해 치러지는 것이란 걸 한시도 잊어선 안 된다. 총선 패배 원인이 윤 대통령의 일방적 국정운영과 이에 끌려다니기만 한 무능한 여당 때문이었다는 걸 대통령실도, 여당도 이미 인정했다. 그런데 아직도 윤심 마케팅에 의존하고, 비윤·반윤이라고 상대를 흠집내는 건 총선 민심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행태다. 그런 줄 세우기나 갈라치기가 아니라 누가 더 건강한 당정 관계를 정립할지를 놓고 경쟁하고, 영남·보수·60대 이상에 치우친 협소한 지지 기반을 국민 전체로 확장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는 전대가 돼야 한다.
게다가 지금 국민의힘이 당내 이슈로만 시끌벅적하게 전대를 치르는 건 사치스러운 일이다. 차기 대표한테는 108석 소수여당을 이끌고 190여석의 범야권을 상대해야 하는 중차대한 과제가 놓여 있다. 그러려면 전대에서부터 더불어민주당보다 더 유능한 민생정당을 만들 비전을 놓고 경쟁해야 한다. 야당보다 더 나은 정책과 국민들한테 더 절실한 민생입법 계획이 없고선 수적 열세를 극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같은 맥락에서 차기 대표는 대야 관계에 있어서도 유연한 자세로 협치를 이끌어낼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 전대 과정에서 그런 메시지를 적극적으로 발신할 필요가 있다. 후보들이 남은 전대 기간만큼은 더는 윤심 경쟁에 매달리지 말고, 달라진 여야 지형과 한층 높아진 국민 눈높이에 부합할 혁신의 정치를 펼칠 방안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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