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태 뒤흔든 푸틴… 한반도 핵무장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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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북한·베트남 순방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흔드는 데 상당한 효과를 거뒀다는 분석이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22일(현지시간) "푸틴의 북한 포용, 베트남과의 우호 관계 재확인은 양안 및 남중국해 문제로 긴장이 팽배한 지역에 더 많은 잠재적 위협을 불어넣었다"며 단 4일간의 아시아 순방이 미국을 화나게 하고 중국을 약화시키며 인도·태평양 국가들을 흔들어 놨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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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중위협으로 역내국 불안감 키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북한·베트남 순방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흔드는 데 상당한 효과를 거뒀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중 패권 대결 구도의 초점을 분산시키고 다중 위협을 제기해 한국과 일본 등 역내 국가의 불안감을 키웠다는 것이다. 이에 미국 내에서는 한반도 핵무장론이 재점화됐다.
뉴욕타임스(NYT)는 22일(현지시간) “푸틴의 북한 포용, 베트남과의 우호 관계 재확인은 양안 및 남중국해 문제로 긴장이 팽배한 지역에 더 많은 잠재적 위협을 불어넣었다”며 단 4일간의 아시아 순방이 미국을 화나게 하고 중국을 약화시키며 인도·태평양 국가들을 흔들어 놨다고 평가했다.
NYT는 특히 북·러 간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 체결로 “한·일 당국자들이 경악을 금치 못했다”며 푸틴의 외교전이 한반도 긴장을 재점화했다고 지적했다. 람 이매뉴얼 주일 미국대사는 “최악의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며 “러시아는 핵을 개발하면서 핵 비확산 조약을 위반하는 불량 국가의 우두머리가 되겠다고 천명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푸틴의 외교전이 미·중 대결 구도 초점을 분산시키는 결과도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인도·태평양 국가들을 규합해 반중 연대를 강화하려는 미국의 전략에 균열을 일으켰다는 것이다. NYT는 “미·중 사이 신냉전으로 프레임화한 패권 다툼이 생각보다 덜 이분법적이라는 것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푸틴의 아시아 활동 강화가 중국을 자극할 우려도 제기됐다. 미 싱크탱크 스팀슨센터의 윈쑨 선임연구원은 “중국은 북한과 베트남에 독점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고, 이를 유지하고 싶어한다”며 “북·러 밀착이 중국을 소외시키는 건 아니지만 러시아와 북한은 상대적으로 더 대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시아의 군비 경쟁 심화도 러시아에는 나쁘지 않다. 국제사회의 제재와 우크라이나 전쟁, 인플레이션 등으로 경제적 압박을 러시아가 무기 수출로 이득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랜드연구소의 데릭 그로스먼은 "베트남이 러시아 탱크를 구매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에서는 한국의 핵무장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한반도 정책 실무를 담당했던 앨리슨 후커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은 아시아소사이어티정책연구소 행사에서 "우리는 한국이 자체 핵무장을 향해 계속해서 나아가고 있으며 어쩌면 더 빠른 속도로 나아간다는 사실을 배제할 수 없다"며 "북·러 관계 심화가 확실히 한국을 그런 방향으로 내몰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카토연구소의 더그 밴도우 선임연구원도 포린폴리시 기고에서 "미국의 대북정책은 실패했다"며 "논리적이고 엄연해 보이는 종착점은 북한이 전장용 전술핵무기를 보유하고 더 많은 핵물질을 탑재한 다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미국 도시들을 겨냥하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핵무기 수가 많을수록 미국에 대한 신뢰성은 하락한다. 한국은 북한과의 핵전쟁 발생 시 미국이 자기희생을 감내할 것으로 기대하는 게 어리석다는 걸 안다"고 지적했다.
밴도우 선임연구원은 "미국의 정책 입안자들은 한·일의 독자적 핵무기 개발을 걱정한다"며 "한·일의 독자 핵무장이 좋지는 않겠지만 미국 도시와 사람들을 계속 북한 (핵)역량의 인질로 두는 건 훨씬 더 나쁠 것"이라고 말했다.
미 상원 군사위원회 공화당 간사인 로저 위커 의원도 "푸틴의 24년 만의 방북은 새로운 (안보) 현실을 보여주는 신호이며 미국과 동맹, 전 세계 자유 세력에 나쁜 뉴스"라면서 "동맹국인 한·일·호주와 핵공유 협정을 논의해야 한다. 이들 국가도 앞으로 나아가 핵공유에 동참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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