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Note] 외환위기 때도 ‘1398원’…환율, 가지 않은 길 가나
1997년 11월21일 한국은 외화 부족으로 국제통화기금(IMF)에 돈을 빌려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른바 외환위기입니다. 97년 달러당 원화값의 1년 평균치는 951.11원이었습니다. 96년(804.78원)에 비하면 크게 떨어졌습니다(환율 상승). 하지만 외환위기가 본격화한 98년엔 차원을 달리합니다. 이때 원화값은 1398.88원까지 떨어집니다. 경제가 위기에 빠져 있으니 돈값이 끝없이 추락했지요. 그 후 원화값은 점차 안정을 찾더니 2006년과 2007년에는 900원대로 오르기(환율 하락)도 합니다. 그다음엔 경제 상황에 따라 1100~1200원대를 오갔습니다.
그런데 2022년에 큰 변화가 생깁니다.
연평균 달러당 원화값이 1291.95원으로 1300원에 육박합니다. 당시 미국은 코로나19 확산 때 풀린 돈을 빨아들이기 위해 기준금리를 가파르게 올렸습니다. 하지만 한국의 금리 인상 폭은 크지 않았지요. 미국이 한국보다 기준금리가 높아지는 현상이 벌어집니다. 한·미 기준금리는 2022년 7월 역전된 이후 2년간 유지되고 있습니다. 시장에선 금리가 높은 통화를 선호하지요. 이렇다 보니 원화값은 갈수록 약세를 보입니다. 2023년엔 1305.41원으로 1300원대를 넘어섰고 올해도 21일까지 평균 환율은 1347.81원으로 1300원대 중반에 육박합니다.
지난 21일에는 원화값이 장중에 1393원까지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심리적 마지노선인 1400원도 돌파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있습니다. 이렇게 된 건 스위스 등 주요 유럽국의 금리 인하에다 프랑스의 정치 불안, 중국 경제 둔화, 일본의 저금리 정책 등으로 달러화의 초강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이 금리를 내릴 때까지 불확실성은 이어질 전망입니다. 1400원을 돌파하면 한국은 외환위기 때도 가지 않았던 길을 걷게 됩니다.
김창규 경제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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