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만 4번 … 박현경, 윤이나 잡고 시즌 2승 챙겼다
박현경(24)이 23일 경기 포천힐스 골프장에서 벌어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BC카드 한경 레이디스컵에서 연장전 끝에 우승했다. 마지막 날 2언더파를 쳐 합계 12언더파로 윤이나(21)·박지영(28)과 공동선두를 이룬 뒤 4차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정상에 올랐다. 우승상금은 2억5200만원.
마지막 날 3타 차 공동선두를 달리던 박현경과 박지영이 주춤한 사이 윤이나가 1, 2, 3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성공시켜 공동선두로 뛰어올랐다. 윤이나는 5번 홀에서 보기로 잠깐 주춤했지만, 파 4인 7, 8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 다시 선두로 뛰어올랐다.
윤이나는 또 10번 홀부터 13번 홀까지 3개의 버디를 잡아내며 2타 차 선두로 나섰다. 이때까지 버디 8개를 잡는 신들린 듯한 경기를 펼쳤다.
윤이나는 그러나 막판에 집중력을 잃고 흔들렸다. 15번 홀 티샷을 벙커에 넣은 뒤 보기를 했고 17번 홀에서는 3퍼트로 보기를 하면서 박현경과 동타(12언더파)를 허용했다. 박현경은 5, 6번 홀 연속 보기를 하면서 밀려났지만, 이후 3개의 버디를 잡아내며 윤이나를 따라잡았다.
박현경과 윤이나·박지영 등 3명은 18번 홀에서 연장전을 펼쳤다. 좀처럼 우열을 가리기 힘든 접전이 이어졌다. 그러다 박지영이 세 번째 연장전에서 버디를 놓치면서 탈락했다.
네 번째 연장전에서는 박현경은 처음으로 2온에 성공했다. 반면 장타자인 윤이나는 2온을 하지 못했다. 윤이나의 4m 버디 퍼트는 홀을 돌고 나왔다. 반면 2퍼트로 쉽게 버디를 잡은 박현경은 시즌 2승, 통산 6승을 기록했다.
박현경은 “US오픈 출전차 미국에 다녀와서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그래서 ‘미국 갔다 오는 게 맞는가’라는 생각도 했다. 그래서 컨디션 관리에 집중했다. 막판 집중력이 좋아져 우승까지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뜻밖의 우승이다. 연장전이 열린 18번 홀은 2온이 가능한 홀인데 내 티샷 거리가 가장 짧아 불리하다고 생각했다”며 “4차 연장전에선 운이 좋았다. 바람 때문에 신경 쓰느라 티샷이 벙커 근처에도 못 갔다. 투온이 어려운 거리였는데 내리막에 공이 잘 튀어서 온그린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 4월 투어에 복귀한 윤이나는 올 시즌 11경기에 나서 톱 10에 6차례 들었다. 이번 대회에서 윤이나는 2라운드까지 6언더파 공동 선두였다가 3라운드에서 박현경과 같은 조에서 경기하면서 1타를 줄이는 데 그쳤다. 최종 4라운드에서 5타를 줄였지만, 연장전에서 박현경의 벽을 넘지 못했다.
포천=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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