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찾는다고 4개월만 허비 … 축구협, 국내파 사령탑 ‘무게’
차기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작업을 4개월째 이어가고 있는 대한축구협회(KFA)가 돌고 돌아 결국 국내파 감독을 뽑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축구협회 내부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23일 “전력강화위원회가 지난 4개월간 100여 명의 후보를 대상으로 광범위한 검증 작업을 진행했지만, 현실적인 여건상 축구팬들의 눈높이를 충족하는 외국인 감독을 선임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내국인 감독 중에 최선의 인물을 고르는 방향으로 분위기가 흐르고 있다”고 전했다.
‘현실적인 여건’이란 연봉과 국내 체류 기간, 대표팀 지도 방식 등의 계약 조건을 의미한다. 괜찮은 외국인 감독의 경우 요구 조건이 KFA가 받아들이기 힘든 수준이고, 현실적으로 계약이 가능한 감독의 경우 역량과 이력이 부족하다. 이와 관련해 축구계 관계자는 “프로필이 괜찮은 외국인 감독의 경우 세후 기준 연봉 20억~30억원 이상을 원한다. 국내 체류 기간도 최소화하길 바라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면서 “반면 KFA는 세금을 포함해 연봉 20억~30억원을 제시하고 임기 내내 국내에 머무는 조건을 고수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지난달 최우선 협상 대상자로 떠올랐던 제시 마쉬(미국) 현 캐나다대표팀 감독의 경우 국내 체류 기간에 대한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해 떠나보낸 경우다.
이와 관련해 전력강화위원회의 협상 역량에 의구심을 제기하는 축구인이 많다. 현직 K리그 A감독은 “우선 협상 대상자들을 번번이 놓치는 건 결과적으로 협회와 강화위원회의 협상 방식이 잘못됐다는 것”이라면서 “지난 2월부터 무려 4개월 동안이나 시간과 비용, 노력을 들여 감독 선임 작업을 계속했는데도 아직까지 제대로 된 결과물을 내지 못한 건 비난 받아 마땅하다”고 꼬집었다.
전력강화위가 주목하는 내국인 지도자로는 홍명보 울산 HD 감독과 김도훈 전 축구대표팀 임시 감독이 꼽힌다. 결과적으로 지난 2월 출범 당시 최우선 후보로 거론됐던 두 명의 후보(홍명보-황선홍) 중 파리올림픽 본선행에 실패한 황선홍 현 대전 감독을 빼고 김도훈 감독을 추가한 셈이다.
홍 감독은 프로축구 K리그 무대에서 울산의 2연패를 이끌었고, 2014년 브라질월드컵 본선에서 축구대표팀을 이끈 경험도 있다. 그러나 현직 울산 감독인 만큼 강화위원회가 접촉할 경우 ‘감독 빼가기’ 논란에 휘말릴 여지가 있다. 김도훈 감독의 경우 임시 감독을 맡아 이달 A매치 2경기를 무난히 잘 치른 점 등이 평가를 받는다.
송지훈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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