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안간 지붕 뚫고 떨어진 우주쓰레기 …NASA에 1억 손배 소송
하늘에서 떨어진 우주 쓰레기에 지붕이 파손된 미국의 한 가정집이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2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미국 법무법인 크랜필 섬너는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에 사는 가족을 대리해 8만달러(약 1억1000만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지난 3월 8일 네이플스에 사는 알레한드르 오테로의 집에서 벌어졌다. 2021년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떨어져나온 화물 팰릿의 금속 구조물이 우주를 떠돌다가 약 3년이 지난 이날 그의 집에 떨어진 것이다.
다친 사람은 없었으나, 집 지붕과 2층 바닥에 구멍이 뚫렸다. 오테로는 지역 언론에 “엄청난 소리가 났다. 제 아들이 낙하물에 맞을 뻔했다”고 말했다.
떨어진 구조물은 무게 약 700g, 높이 10㎝, 너비 4㎝의 원통형 금속이다. 나사는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이 물체를 수거해 분석한 결과 ISS의 비행 지원 장비에서 떨어져 나온 것임을 확인했다.
지난 2021년 나사 측은 ISS의 배터리를 교체하는 과정에서 이를 담는 2.6톤짜리 배터리 팔레트를 우주에 버렸다. 이 팔레트는 2~4년 정도 궤도에 머문 뒤 대기권에서 타버릴 것으로 예상됐으나 타다 남은 일부 구조물이 대기권을 통과했다.
오테로의 변호사 미카 응우옌 워디는 “아무도 다치지 않아 감사하지만 이같은 일촉즉발의 상황은 재앙이 될 수 있었다”며 “그 잔해가 몇 미터 다른 쪽으로 떨어졌다면 중상자나 사망자가 발생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오테로는 우주 쓰레기 추락으로 인한 보험 미가입 재산의 손해, 업무 차질, 정신적 고통 등에 대해 나사가 손해배상을 할 것을 요구했다. 미카는 이번 소송을 통해 우주 쓰레기로 인한 피해보상의 선례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서인 기자 choi.seo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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