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수평적 당정관계' 친윤과 차별화…당대표 출마선언

남가희 2024. 6. 23.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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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후 2시 국회서 회견, 출마 공식화
"당정관계 수평 재정립, 정당 쇄신할 것"
"채상병 특검 국민의힘이 나서서 추진"
"제2부속실 설치, 강력히 요구하겠다"
한동훈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당대표 출마선언 기자회견에서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한동훈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당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한 전 위원장은 수평적 당정관계, 채상병 특검법 수용 등을 내세우며 친윤계와 차별화에 나섰다.

한동훈 전 위원장은 23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권심판론으로 뒤덮였던 총선 기간 내내 우리는 민심에 반응하겠다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겠다고 외쳤다"며 "지금 우리는 국민의 눈높이에서 민심에 반응하고 있느냐"라고 자문했다.

그는 "지난 두 달은 반성과 혁신의 몸부림을 보여드렸어야 할 골든타임이었다. 그런데 우리는 국민의 요구에 묵묵부답, 오히려 퇴보하는 모습만을 보여드렸다"며 "국민들께서는 우리에게 마치 갈라파고스에 사는 사람들 같다, 심판받은 사람들이 맞느냐, 심지어 이긴 사람들처럼 행동하고 있다는 말씀까지 하신다"고 자책했다.

그러면서 "총선 내내 진심을 다해 외친, 민심에 반응하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국민의힘을 만들기 위해 모든 것을 바치는 것으로 진짜 책임을 다하려 한다"며 "패배의 경험을 변화와 승리, 정권재창출의 토양으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해법 중 하나로 당정관계의 수평적 재정립이 제안됐다. 한 전 위원장은 "당정관계를 수평적으로 재정립하고 실용적인 방향으로 쇄신하겠다"며 "보수 정치를 혁신적으로 재건하겠다. 그리고 국민의힘을 대한민국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끄는 정당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당이 정부와 충실히 협력하지만, 꼭 필요할 땐 합리적인 견제와 비판, 수정 제안을 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겠다"며 "그것이 우리가 어렵게 탄생시킨 윤석열 정부를 흔들림 없이 지켜내고 정권을 재창출하는 길이라 믿는다"고 했다.

이날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한동훈 전 위원장은 수평적 당정관계 정립을 위한 생각을 거듭 밝혔다. 채상병 특검법 처리에 관한 질문이 나오자 한 전 위원장은 "이 시점에서 국민의힘이 특검을 반대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국민의힘이 나서서 추진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이어 "채상병 특검 관련해 그 사안에 대해서 국민들이 의구심을 가지고 계신다"면서 "그 의구심을 풀어드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한 전 위원장은 "지금 민주당이 제안하고 있는 특검은 민주당이 특검을 고르게 돼있어, 선수가 심판을 고르는 경기는 옳지 않다"며 "그런 특검으론 진실을 규명할 수 없다. 민주당도, 국민의힘도, 대통령도 아닌 공정한 결정을 담보할 수 있는 제3자가 특검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전 위원장은 야권에서 김건희 여사를 겨냥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과 명품 파우치 논란에 대한 특검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선 "특검을 도입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대해 한 전 위원장은 "이미 항소심에서 판결이 나온 사안"이라고 평했고, 파우치 논란에 대해서도 "사실관계는 나온 상태에서 법리 결론만 내리면 돼 검찰수사를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당대표가 되면 특별감찰관을 더 이상 미루지 않고 국민의힘이 적극 추천하겠다"며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 (대통령실에서 영부인을 관리하는) 제2부속실을 설치하자고 강력 요구하겠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윤심(尹心)'이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을 향하고 있다는 일각의 평가에 대해서는 "친소 관계가 공적 결정에 영향을 줘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향후 자신의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3년 뒤를 생각했다면 지금 (당대표에) 안 나왔을 것"이라며 "지금 상황에서 나서는 게 우리 진영에 도움이 되느냐, 안 되느냐 그것만 생각한다"고 말을 아꼈다.

이 밖에도 한 전 위원장은 △보수 정치 재건 △여의도연구원 등 정책 기능 강화 △정치 저변 확대 △지역 현장 중심의 풀뿌리 정치 등을 공약했다.

특히 한 전 위원장은 '지역 현장 중심의 풀뿌리 정치'에 방점을 찍으며 자신이 거듭 강조해온 지구당 부활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이 과정에서 한 전 위원장은 지난 4·10 총선 당시 야권 초강세 지역인 광주 동남을과 경기 오산에 출마했다가 낙선해 '원외 인사'로 전락한 박은식·김효은 전 후보를 언급하기도 했다.

한 전 위원장은 "우리의 원외 정치신인들이 평소에도 지역 현장에서 민심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생활정치를 할 수 있도록, 원외 정치인들의 현장사무실 개설 허용을 제안드린다"며 "다행히 선관위와 민주당은 이미 찬성하고 있으니, 우리가 결심하면 된다"고 했다.

나아가 "현재의 시스템은 현직 국회의원들과 정치신인들을 차별하고 격차를 벌리고 있다"며 "차별이나 격차 없이 꿈과 열정만 있으면 정치할 수 있어야 참신하고 좋은 사람들이 정치에 뛰어들 것이고, 그것이 곧 정치개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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