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봄] 장맛비에도… 스무돌 맞은 ‘마비노기’ 기념 행사에 구름 관객
넥슨의 대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마비노기’가 서비스 20주년을 맞았다. 게임 업계를 대표하는 장수 게임 반열에 오른 이 게임을 두고 이용자들은 “마비노기 유저라 행복하다” “운영진의 교체에도 꾸준한 소통에 감동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넥슨은 22일 서울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에서 ‘마비노기 20주년 판타지 파티’란 명칭의 오프라인 행사를 개최했다. 마비노기 최초로 야외에서 진행된 이번 행사는 여름 대형 업데이트를 기념한 게이머 축제다.
이번 판타지 파티는 올해로 12번째다. 행사장 곳곳에 게임 속 세계를 구현한 게 눈에 띄었다. 오후 4시 기준 사전 예약자와 현장 방문객 등 7000여명의 게이머가 이곳을 방문했다.
마비노기는 2004년부터 국내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장수 게임이다. 기존 MMORPG 장르에서 추구하던 전투 중심의 플레이 스타일과 달리 음악, 패션, 요리 등 생활 중심의 콘텐츠를 특유의 서브컬처 감성으로 표현해 대표 ‘힐링 게임’으로 자리 잡았다. 이 게임은 2013년 최고동시접속자 수 10만명을 기록했고, 현재도 일본, 중국, 대만, 홍콩 등 다양한 국가에서 널리 사랑받으며 서비스되고 있다.
마비노기는 켈트 신화를 바탕으로 한 독특한 세계관과 카툰 렌더링 풍 그래픽이 특징이다. 온라인 게임으로는 드물게 ‘메인스트림’이라고 불리는 스토리 콘텐츠를 꾸준히 제공하고 있다. 또한 게임 자유도도 높아 작곡, 아르바이트, 요리 등 이색적인 콘텐츠가 다수 존재한다.
현장에는 마비노기 특유의 감성으로 체험 행사, 공연, 업데이트 쇼케이스를 꾸렸다. 비가 오는 꿉꿉한 날씨에도 입구에서 들어서자 ‘티르 코네일 목초리’를 똑 닮은 푸른 잔디밭 광장에 우비를 쓴 게이머들이 삼삼오오 모여 축제를 즐기고 있었다. 첫 부스에선 웰컴 기프트로 제공된 에코백을 꾸미는 창구, 타로카드를 볼 수 있는 창구, 게임 속에 있는 솜사탕 양털을 실제로 만지는 듯한 솜사탕 체험 창구 등이 게이머를 맞이한다.
인기 부스는 게임 속 NPC를 만날 수 있는 체험 창구였다. 재미난 콘셉트로 게이머들이 몰렸는데, 일례로 게임 스토리상 장비를 망가트린 원수 ‘퍼거스’에게 복수할 수 있게 3개의 퍼거스 샌드백을 타격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 게이머에게 초상화를 선물해주는 캐리커처 창구, 샛별 서포트 퍼핏(별풍선)을 교환할 수 있는 창구도 있었다.
게릴라 이벤트도 진행됐다. 민경훈 마비노기 디렉터가 현장을 직접 돌아다니며 게이머와 ‘참참참’ 등 소규모 게임을 통해 굿즈를 제공했다. 이 밖에도 인디밴드 공연, 참여형 퀴즈 등 여러 무대 행사도 볼거리였다.
현장에서 만난 유창근(36·남) 씨는 “마비노기 행사마다 오곤 했다. 게임을 한 지 어느덧 20년이 돼간다”면서 “추억 때문에 접속을 꾸준히 안 해도 행사장에 오게 된다. 운영진의 유저 친화적인 소통 방식이 이 게임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곧이어 발표될 업데이트 내용에선 ‘밸런스 패치’를 가장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A씨는 “지난해 6월 언리얼 엔진으로 게임 엔진을 교체한다는 소식을 접했는데, 업데이트 상황을 듣기 위해 이곳에 왔다”고 밝혔다. 이어서 “체험 부스가 꼭 오래된 플레이어가 아니어도 누구든 즐길 수 있어서 좋다. 보통 게임 서비스 중간에 운영진을 교체하면 망하는 경우가 많은데, 유저를 많이 신경 써주는 모습에 감동했다”고 밝혔다.
오후 7시엔 현장에서 여름 대규모 업데이트 소식을 공개했다. 마비노기 여름 캠페인은 7월 핵심 콘텐츠인 신규 재능 ‘점성술사’ 업데이트를 시작으로 8월 신규 생활 스킬 추가, 이용자 편의성을 개선한 콘텐츠 개편까지 차례로 진행한다.
신규 재능 ‘점성술사’는 다음 달 18일 처음으로 선보인다. 점성술사의 전용 무기, 보조 무기, 생활 스킬 등을 차례대로 업데이트를 진행한다.
이용자 편의를 개선한 다양한 개편사항도 전했다. 환경 설정 각 옵션의 표현 방식을 통일·개선해 시인성을 강화하고, ‘타이틀’ 효과 검색 기능과 미리 보기 기능을 추가해 타이틀의 표현을 미리 확인할 수 있도록 바꾼다. 또 NPC 상점을 개편해 ‘아이템 이름’으로 검색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하며 아이템 이름과 가격을 알아보기 쉽게 리스트 형식으로 교체한다.
이달 22일부터 여름 프리시즌 및 사전등록 이벤트를 시작했다. 프리시즌 기간 콤비네이션 멤버십 혜택을 무료 적용하고 게임 아이템도 지급한다. 아울러 20주년 기념 여름 캠페인의 하나로 ‘악뮤(AKMU)’와의 협업 소식도 깜짝 공개했다. 악뮤는 점성술사 주제곡에 참여해 협업 OST를 선보일 예정이다.
민 디렉터는 “이번 판타지 파티는 20년 동안 사랑받는 마비노기를 만들어주신 밀레시안(게이머) 여러분께 감사드리는 마음으로 준비했다”며 “20살이 된 마비노기도 앞으로 새로운 성장과 도전을 지속하며 30주년, 40주년을 기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지윤 기자 merr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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