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술로 디지털 성범죄와 싸워온 서울시, '행정의 노벨상' 받는다
서울시가 시의 디지털 성범죄 통합대응정책이 행정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UN 공공행정상’ 본상을 받게 됐다고 23일 밝혔다.
이 상은 UN 경제사회국(UNDESA)이 공공행정의 중요성을 알리고 혁신적인 정책을 유도하고자 2003년 제정한 것으로 2022년부터 격년으로 선정ㆍ시상하고 있다. 상은 공공기관 혁신ㆍ양성평등 공공서비스ㆍ기후 변화 대응의 3개 분야를 대상으로, 본상(Winner)ㆍ입선(Honorable Mention)ㆍ특별상이 있다. 시는 양성평등 공공서비스 분야에서 본상을 받는다. 올해 UN 공공행정상을 신청한 73개국, 400개 정책 중 양성평등 공공서비스 분야에서 본상 수상은 서울시가 유일하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오는 26일 인천에서 열리는 2024년 유엔 공공행정 포럼 및 공공행정상 시상식에 참석해 직접 수상하기로 했다. 시상식은 리준화 유엔경제사회처 사무차장을 비롯해 UN 공공행정상 수상국 등 100여 개국 2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다.
AI 기술로 피해 영상 57만건 넘게 삭제
수상의 영예를 안은 ‘디지털 성범죄 통합대응정책’은 디지털 성범죄 예방, 조기 개입, 피해지원, 재발 방지에 이르는 시스템이다. 서울시가 국내 최초로 도입해 운영 중이다. 전화 한 통으로 관련 상담부터 법률지원, 심리치료, 의료지원까지 받을 수 있다. 또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해 디지털 성범죄 피해 영상이나 사진을 삭제할 수 있다. 시는 이 시스템을 통해 지난해까지 법률ㆍ심리ㆍ의료지원 등 총 3만3548건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AI 삭제지원 기술을 통한 피해 영상물 삭제와 모니터링 작업은 57만1800건에 이른다. 서울시는 “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의 특성을 고려해 피해자가 가장 원하는 서비스에 주목했다”며 “피해자들이 지원받기 위해 이곳저곳을 헤매며 피해 상황을 반복적으로 설명해야 한다는 점에 착안해 ‘원스톱 지원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아동ㆍ청소년 디지털 성범죄 AI 감시 시스템을 개발해 이들의 피해 영상물을 우선 삭제하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시는 예방부터 피해자 지원에 이르는 통합 지원을 통해 디지털 성범죄 등 갈수록 진화하는 신종 범죄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다”며 “시민 누구나 안심할 수 있는 ‘안심도시 서울’을 만드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시는 24일부터 시상식 참가국 등을 위해 정책 홍보 부스를 운영한다. 시의 정책을 소개하는 동시에 디지털 성범죄 감시 시스템의 이해를 돕는 차원에서 ‘AI 안면인식 기반 나이 예측 프로그램’도 체험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수기 기자 lee.sook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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