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지질 나노입자가 'mRNA 백신 안전성' 높인다 [세상을 깨우는 발견]

유창재 2024. 6. 23.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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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 연구팀, 독성 완화된 mRNA 백신용 신규 지질 나노입자 조성법 개발

[유창재 기자]

 KIST 지질 나노입자 개발팀. 사진 왼쪽부터 금교창 박사, 유소연 박사, 방은경 박사.
ⓒ KIST 제공
 
바이러스의 유전 정보를 담은 메신저 리보핵산(mRNA)을 이용해 인체 내에서 항원을 직접 생성하게 함으로써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차세대 백신으로 알려진 mRNA 백신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지질 나노입자가 개발됐다. 

알려졌다시피,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개발된 mRNA 백신은 높은 예방 효과와 빠른 생산 속도로 인류의 안전을 지켜 '현대 과학의 위대한 성취'라고 불린다. 다만, 백신 접종 후 발생하는 여러 부작용에 대한 원인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아 안정성 문제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향후 언제 닥칠지 모르는 신·변종 감염병을 대비해야 하는 상황에서 국내 연구진이 독성이 완화된 새로운 지질 나노입자 조성 방업을 개발한 것은 매우 주목할 만한 일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오상록)는 23일 "방은경·금교창 뇌융합기술연구단 박사팀이 가톨릭대학교 의생명과학과 남재환 교수팀, 서울대학교병원 핵의학과 윤혜원 교수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독성이 완화된 mRNA 백신용 신규 지질 나노입자 조성 방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KIST는 "지질 나노입자를 구성하는 물질인 이온화 지질은 mRNA 백신의 약물 전달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지만, 체내에서 독성을 유발할 수 있어 이를 완화하기 위한 연구가 수행되고 있다는 상황"이라며 "이번 연구 성과는 국산 mRNA 백신 개발을 위한 기초 기술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KIST에 따르면, 이온화 지질은 mRNA와의 정전기적 상호작용으로 지질 나노입자를 만들어 mRNA의 전달 및 방출을 조절한다. 현재 사용되는 이온화 지질은 mRNA의 방출에 유리한 고깔 형태의 구조이며, RNA로부터 합성된 항원 단백질을 항원으로 인지해 항체를 형성하는 면역 반응을 일으키도록 도와준다고 한다. 
 
▲ 트레할로스 당지질로 이온화 지질의 일부를 대체한 신규 지질 나노입자 플랫폼의 디자인 및 성능 모식도 기존의 이온화 지질의 절반을 트레할로스 당지질로 대체하고 콜레스테롤을 리토콜산 기반의 에스터 화합물로 최적화하여 개발한 신규 조성의 지질 나노입자 S050L은 비장, 림프절 등 면역 관련 기관으로 mRNA의 전달이 가능하였고, 이온화 지질이 온전히 사용된 지질 나노입자 Con (conventional의 약자)와 비교하여 심독성과 간독성 지표가 현저히 감소하였다.
ⓒ KIST 제공
 
이에 KIST 연구팀은 mRNA 백신의 독성을 완화하기 위해 이온화 지질에 상응하는 면역 증강 효과가 있으면서도 독성이 없는 '트레할로스(trehalose) 당지질'(지방산과 트레할로스가 결합한 복합 지질)에 주목했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염증 완화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트레할로스는 수소결합을 통해 mRNA와 상호작용이 가능하며 불포화지방산을 도입해 고깔 형태의 구조로 합성할 수 있다"면서 "또한, 트레할로스 당지질은 체내 면역 인자의 수용체와 결합하는 리간드(ligand : 수용체에 결합하는 항체. 호르몬, 약제 등의 분자)로 작용해 면역 증강 효과를 지닌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트레할로스는 포도당 2분자로 구성된 이당류의 화합물로서, 트레할로스 당지질은 트레할로스에 지방산이 연결된 형태로서 박테리아의 세포벽 성분이기도 하다. 트레할로스 당지질은 수분이 없는 환경에서 세포막을 보호하기도 하며, 면역 관련 수용체 (macrophage-inducible C-type lectin, Mincle)의 리간드로 작용해 면역증강제로 사용되기도 한다는 것. '리간드'란 생화학 및 약리학에서 생물학적 목적을 위해 생체분자와 복합체를 형성하는 물질을 뜻한다고 부연했다. 

결국 연구팀은 지질 나노입자 내 트레할로스 당지질의 함량을 조절한 결과, 전체 지질 중 이온화 지질의 함량을 기존 50%에서 25%로 줄이고 트레할로스 당지질을 25% 추가한 새로운 지질 나노입자 조성 방법을 개발해냈다. 

신규 지질 나노입자를 mRNA 구조체 플랫폼과 결합해 인플루엔자 mRNA 백신으로서 효능을 검증한 결과, 기존 지질 나노입자와 동일한 수준의 '중화항체가(價)'를 보여 면역 증강 효과가 있음을 입증했다. 참고로 '중화항체가'란 바이러스 등 특정 병원체에 대해 면역 반응을 일으키는 항체의 농도를 측정한 값으로 면역 상태를 평가하는 도구를 말한다. 

또한 연구팀은 유효 농도의 10배 이상 고농도 백신을 쥐에 주입했을 때 아무것도 처리하지 않은 대조군 대비 심장 독성 및 간독성 지표에 차이가 없어 독성 완화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

나아가 생체영상분석을 통해 백신 투여 방법에 따라 면역 관련 기관인 비장 및 림프절에 선택적으로 mRNA의 전달이 가능한 것을 관찰했다. 이는 다른 장기로의 전달에 따른 부작용을 낮추면서 동시에 면역 효과를 높일 수 있어, 신·변종 감염병을 대비해 사용될 수 있는 독성이 완화된 국산 mRNA 백신 개발을 위한 기초 기술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 트레할로스 당지질로 이온화 지질의 일부를 대체한 신규 지질 나노입자 플랫폼의 디자인 및 성능 모식도 2 기존의 이온화 지질의 절반을 트레할로스 당지질로 대체하고 콜레스테롤을 리토콜산 기반의 에스터 화합물로 최적화하여 개발한 신규 조성의 지질 나노입자 S050L은 비장, 림프절 등 면역 관련 기관으로 mRNA의 전달이 가능하였고, 이온화 지질이 온전히 사용된 지질 나노입자와 비교하여 심독성과 간독성 지표가 현저히 감소하였다.
ⓒ KIST 제공
 
방은경 KIST 박사는 "트레할로스 당지질은 이온화 지질의 함량을 줄이고 표적화할 수 있어 독성을 완화할 수 있는 지질 나노입자의 주요 성분이 될 것"이라면서 "면역 관련 장기에 표적 전달이 가능한 mRNA 백신 전달체는 전염병 예방 및 면역 항암 치료에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이종호)의 지원을 받아 KIST 주요사업 및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등으로 수행됐으며,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Bioactive Materials>(IF 18.9, JCR 분야 1.1%) 최신 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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