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자가 사라졌다’ 홍예지, ‘단단하게’ 쌓아 올리는 필모그래피 [D:인터뷰]

장수정 2024. 6. 23.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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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연가’ 이어 ‘세자가 사라졌다’까지
사극 주인공으로 눈도장

지난 2018년 엠넷 ‘프듀48’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린 홍예지는 이후 4년 동안 데뷔를 준비했지만 결국 무산되는 아픔을 겪었다. 지난 2022년 연기자로 전향해 영화 ‘이공삼칠’로 처음 관객들을 만난 홍예지는 올해 두 편의 사극에서 주인공 역할을 맡으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아직은 대중들에게 낯선 얼굴이지만 물음표를 확신으로 바꿀 때까지 노력하겠다는 홍예지에게서는 단단함이 느껴졌다.

홍예지는 왕세자가 세자빈이 될 여인에게 보쌈 당하면서 벌어지는 조선판 로맨스 코미디 드라마 ‘세자가 사라졌다’에서 예비 세자빈 최명윤 역으로 시청자들을 만났다. 1%대의 저조한 시청률로 시작한 이 드라마는 입소문을 타고 꾸준히 상승세를 보였고, 마지막 회에서는 5.1%를 기록하며 반전을 썼다. 홍예지는 ‘세자가 사라졌다’의 매력이 잘 전달된 것 같아 다행이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빅웨일 엔터테인먼트

“우리가 촬영으론 마지막 촬영을 할 때쯤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분위기가 원래도 좋았지만, 더 많이 좋아진 것 같다. 한시름 놓을 수 있었다. 우리 드라마는 이야기가 굉장히 얽히고설켜 있었다. 그걸 잘 풀어나가는 것이 매력적이었다. 애증이라는 감정도 다채롭게 풀어냈다. 미운 감정이 있다면, 애틋한 미움도 있고, 믿으면 안 되는데 믿고 싶은 관계도 있고 오묘한 관계들이 많았는데, 그 점이 매력 포인트라고 생각했다.”

‘세자가 사라졌다’에 출연을 결심한 것도 이 매력들 때문이었다. 처음에는 KBS2 ‘환상연가’에 이어 바로 사극에 출연하는 것이 걱정되기도 했다. ‘내가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고민을 하기도 했지만, 대본과 캐릭터의 매력을 만난 뒤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두 캐릭터 모두 유교 시대에 맞지 않는 부분들이 있는 역할이었다. 그런데 ‘환상연가’의 연월은 여린 느낌이었다면, 이번엔 철이 없는 발랄한 모습이 좀 더 있었다. 특히 말괄량이 같은 모습이 있었는데, 그게 좋았다. 연기하기 좋았던 건 명윤이다. 저의 원래 모습이 연월 쪽에 더 가까운데, 저와는 다른 성격을 연기하는 것이 재밌더라.”

물론 그래서 연기 톤을 잡는 것이 더 어렵기도 했다. 두 작품 모두 정통 사극이 아닌 퓨전 사극으로, 무게감은 놓치지 않되 새로운 재미를 선사하는 것이 목표였다. 그러나 ‘환상연가’를 촬영할 때 했던 고민들이 홍예지에게도 자산이 됐다. 두 번째 사극에서는 좀 더 확신을 가지고, 변화를 그리며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처음엔 정말 혼란스러웠다. ‘환상연가’는 퓨전 사극에, 판타지를 더한 작품이었다. 현대극도 아니고, 정통 사극도 아니라 톤을 어떻게 잡아야 할까 고민을 많이 했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두 번째 사극을 만났을 땐 ‘좀 더 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특히 명윤이 사람마다 태도를 다르게 하는 부분을 포인트로 잡으려고 했다. 아버지와의 비밀을 다 알고 나서 대비를 만날 때는 인사를 차갑게 한다던지, 그런 변화들이 보여야 했다.”

그만큼 ‘세자가 사라졌다’의 명윤은 입체적인 인물이기도 했다. 의술부터 무술까지 모두 섭렵한 다재다능한 인물, 후반부 아버지의 큰 비밀을 알게 되며 겪는 충격까지. 세자 이건(수호 분)과의 로맨스 외에도 깊이 있는 감정 연기를 소화하며 ‘세자가 사라졌다’의 한 축을 이끈 것이다. 홍예지 또한 감정 일기를 쓰는 등 명윤의 다채로운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초반 명윤은 톤도 높고 빨랐다면, 후반부로 갈수록 무거움을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그런데 감정을 표출해도 답답함이 있었다. 이미 난 울고 있는데, 울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다. 아무리 해도 해소가 안 돼서 일기를 쓰면서 풀어냈다. ‘왜 이런 감정을 느끼는지’ 원인을 찾아가면서 해소를 했다. 기분이 좋을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지 않나. 어떤 걸 중심으로 이런 기분이 생겼는지 내 감정 위주로 많이 쓰고 있다.”

두 편의 사극에서 주인공 역할을 소화하며 많은 것을 배웠지만, 일각에서는 홍예지가 주인공으로 활약하는 것에 물음표를 보내기도 했다. 아직 낯선 얼굴이 사극에 등장하자 궁금해하면서도 기대 반 우려 반의 시선이 있었던 것. 그러나 홍예지는 그 시선을 바꾸는 것은 ‘자신의 몫’이라며 단단한 모습을 보였다.

ⓒ빅웨일 엔터테인먼트

“부딪혀 보는 배우가 되고 싶다. 나를 처음 보는 분들이 많으실 것이다. 주연을 맡은 것에 의아하다는 생각을 하실 수도 있는데, 그것도 부딪혀야 한다고 생각한다. 꾸준히 부딪혀 보는 배우가 되고 싶다. 처음엔 상처를 받기도 했지만, 어쩔 수 없는 부분들이라고 여긴다. 확신으로 바꿔드리는 게 맞는 것이라고 여긴다. 오히려 부담감과 상처가 원동력이 된다.”

오디션 프로그램과 연습생 시절을 거치며 치열하게 준비했지만, 결국 아이돌 데뷔가 무산된 것에 대한 아쉬움은 없었다. 지금은 여러 캐릭터를 연기하고,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는 연기의 매력에 푹 빠져 있다. 홍예지는 ‘꾸준히’ 시청자를 만나는 배우가 돼 아직 보여주지 못한 매력을 보여주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전했다.

“연습생 시절이 있어서 지금이 있는 것 같다. 악과 깡이 있어야 한다는 걸 그때 느꼈다. 배우 도전은 정말 잘한 것 같다. 경험하지 못한 걸 할 때가 좋다. ‘배우가 아니었으면 이렇게까지 느껴볼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한다. 1년에 두 작품을 했데, 지금이 바쁘고 힘들어도 적절하다는 생각을 한다. 계속 보여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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