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세대의 '마지막 불꽃'... 벨기에, 첫 패 충격 딛고 루마니아에 승리

박시인 2024. 6. 23.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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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 2024 E조 2차전] 벨기에 2-0 루마니아

[박시인 기자]

▲ 케빈 더 브라위너 벨기에의 에이스 더 브라위너가 루마니아전에서 1골을 터뜨리며 승리를 이끌었다.
ⓒ 유로 2024 공식 트위터 캡쳐
 
벨기에가 첫 패 이후 첫 승을 거두며 16강 진출의 불씨를 살렸다. 

벨기에는 23일 오전 4시(한국시간) 독일 쾰른에 위치한 슈타디온 쾰른에서 열린 유로 2024 E조 2차전에서 루마니아에 2-0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E조에 속한 4팀이 모두 승점 3으로 동률을 이뤘으나 승자승 원칙과 골득실, 다득점에 의해 벨기에가 1위로 올라섰다. 루마니아는 벨기에에 밀려 2위에 위치했다. 

벨기에, 틸레만스-더 브라위너 연속골로 루마니아 제압

벨기에는 4-2-3-1 포메이션을 꺼냈다. 원톱은 루카쿠, 2선은 도쿠-더 브라위너-루케바키요가 포진했다. 중원은 오나나-틸레만스, 수비는 테아테-베르통언-파스-카스타뉴, 골문은 카스테일스가 지켰다.

루마니아는 4-1-4-1 포메이션에서 원톱에 드라구슈, 미드필드는 미하일라-스탄치우-라즈반 마린-만이 자리했으며, 수비형 미드필더는 마리우스 마린이 배치됐다. 수비는 반쿠-부르차-드라구신-라티우, 골키퍼는 니타였다.

경기 시작한 지 2분도 채 되지 않아 벨기에가 기선을 제압했다. 전반 2분 박스 안에서 공을 잡은 루카쿠가 수비수를 등지고 버티면서 뒤에 있는 틸레만스에게 패스했다. 틸레만스는 오른발 슈팅으로 깔끔하게 골망을 갈랐다.

일찌감치 1골을 허용한 루마니아도 공격에 나섰다. 전반 4분 왼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드라구신이 헤더로 연결했으나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벨기에도 추가골에 근접했다. 전반 18분 역습 상황에서 더 브라위너가 오른쪽에 있는 루케바키오에게 패스했고, 왼발 감아차기 슈팅이 니타 골키퍼 선방으로 이어졌다.

벨기에는 수 차례 유효 슈팅을 양산했으나 좀처럼 득점으로 연결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전반 31분 왼쪽에서 도쿠가 수비수를 제쳐낸 후 시도한 슈팅이 니타 골키퍼에게 막혔다. 전반 43분에도 오른쪽 루케바키오의 패스에 이은 더 브라위너의 박스 안 오른발 슈팅이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전반은 벨기에의 우세한 경기 흐름 속에 1-0으로 종료됐다. 

후반 들어 더욱 박진감 있는 경기가 전개됐다. 루마니아는 전반보다 더욱 공격적이고 적극적으로 맞받아쳤다. 후반 2분 오른쪽에서 공을 잡은 만의 왼발 감아차기 슈팅이 카스테일스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후반 3분 역습 상황에서 미하일라의 왼발 슈팅은 골문 위로 떴다. 

후반 9분 더 브라위너가 돌아서며 시도한 터닝슛은 니타 골키퍼가 선방했다. 벨기에는 후반 11분 루케바키요 대신 트로사르를 투입했다. 후반 13분 오른쪽에서 더 브라위너가 프리킥을 올려주고 루카쿠가 오른발슛으로 연결했으나 약하게 맞으며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루마니아가 라인을 올리고 공격에 치중하면서 벨기에에게 더욱 많은 공간이 생겨났다. 후반 17분 도쿠가 박스 안 왼쪽까지 진입하며 드라구신을 제치고 왼발슛을 날렸으나 옆그물을 때렸다. 후반 20분 왼쪽을 파고들며 더 브라위너가 패스했고, 공을 잡은 루카쿠가 돌아서며 오른발슛을 시도했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쉴새 없이 빠른 공수 전환과 역동적인 움직임이 강했던 후반전 흐름이 지속됐다. 두 팀 모두 물러서지 않고 공격 성향이 강한 팀 컬러를 드러냈다. 루마니아는 후반 23분 처음으로 교체를 단행했다. 마리우스 마린, 미하일라 대신 하지, 올라루를 넣었다. 후반 23분 루마니아는 카운터 어택으로 가장 결정적인 기회를 만들었다. 만이 페널티 박스 안으로 진입하며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에서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으나 카스테일스 골키퍼에게 막혔다.  

벨기에는 후반 27분 틸레망스, 도쿠 대신 망갈라, 카라스코를 투입했으며, 32분 부상 당한 테아테가 빠지고, 데바스트가 들어갔다. 데바스트는 오른쪽 풀백으로 자리함에 따라 카스타뉴가 왼쪽 풀백으로 이동했다.

벨기에는 마침내 후반 35분 승부를 결정짓는 추가골을 터뜨렸다. 해결사는 더 브라위너였다. 카스테일스 골키퍼의 롱킥이 바운드되며 루마니아 수비수 키를 한 번에 넘겼다. 이후 더 브라위너가 골키퍼와 일대일 기회에서 쓰러지며 오른발 슈팅을 시도해 골망을 갈랐다. 

루마니아는 후반 36분 드라구스 대신 알리벡을 투입해 스트라이커 자리를 바꿨다. 후반 39분 교체 투입된 알리벡이 파스와의 경합에서 승리하며 골키퍼가 나올 때 슛을 시도했다. 그러나 골 라인 앞 넘기 직전 카스타뉴가 달려가서 저지했다. 

루마니아는 후반 45분 라티유 대신 소레스쿠를 넣으며 교체를 단행했으나 끝내 경기 흐름을 바꾸지 못했다. 결국 벨기에가 2골 차 승리로 치열했던 승부를 종결지었다. 

더 브라위너, 벨기에 황금세대의 마지막 주자 

2010년대 초반 황금 세대의 출현으로 벨기에 축구는 피파랭킹 1위에 오르는 등 최고의 전성기를 열었다. 그 결과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역사상 가장 좋은 성적인 3위에 오르며 꽃을 피웠으나 정작 메이저 대회 우승까지는 도달하지 못했다. 

월드컵에 비해 유로에서의 성과는 더욱 처참했다. 유로 2016 8강, 유로 2020 8강은 화려한 스타 플레이어로 무장한 벨기에에게 결코 만족할 수 없는 성적표였다. 

무엇보다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은 큰 상처였다. 모로코, 크로아티아, 캐나다와 속한 F조에서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했다. 황금 세대의 몰락을 의미했다.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감독이 물러나고 도메니코 테데스코가 지휘봉을 이어받으며 이번 유로 2024를 준비했다. 대회 개막 직전까지 14경기 연속 무패를 내달리며 조금씩 부활의 날갯짓을 펴기 시작했다. 황금세대의 마지막이라 할 수 있는 더 브라위너, 루카쿠를 중심으로 유로 2024에 출전했지만 슬로바키아와의 1차전에서 0-1로 패하며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가장 큰 문제는 골 결정력 부족이었다. 월드컵부터 이어져온 골 결정력 문제가 유로까지 이어진 것이다. 

그러나 이번 루마니아와의 2차전에서는 달랐다. 빠른 공수 전환과 과감한 플레이로 모처럼 벨기에 다운 축구를 선보였다. 이날 최고의 선수를 꼽는다면 더 브라위너다. 90분 동안 1득점을 포함, 슈팅 5회, 기회 창출 3회, 드리블 성공 3회, 롱패스 성공 3회(100%)를 기록하며 공격을 이끌었다. 

아쉬움이라면 골잡이 루카쿠의 침묵이다. 앞선 슬로바키아전에 이어 이번 경기에서도 5개의 슈팅 시도가 모두 무산됐다. 그럼에도 선제골 상황에서 틸레만스에게 어시스트를 제공하며 제 몫을 해냈다. 

1패 후 1승을 챙기며 조1위로 올라선 벨기에는 오는 27일 우크라이나와의 최종전에서 16강 진출에 도전한다. 

유로 2024 E조 2차전
(슈타디온 쾰른, 독일 쾰른 - 2024년 6월 23일)
벨기에 2 - 틸레만스(도움:루카쿠) 2' 더 브라위너(도움:카스테일스) 80'
루마니아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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