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에 불법주차하고 되레 '갑질'한 중국 고위공무원 출신女

위치 아시아태평양우주협력기구(APSCO) 사무총장이 공안에게 따지는 모습.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중국 베이징에서 도로에 불법 주차를 한 운전자가 외교관 면책특권을 주장하며 갑질하는 영상이 공개됐다. 해당 운전자는 아시아태평양우주협력기구(APSCO) 사무총장인 것으로 밝혀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중국 현지매체는 외교관 번호판의 관용차가 불법 주차된 사건을 22일 보도했다. APSCO 사무총장은 지난 16일 관용차에 반려견을 태운 채 도로에 주차한 뒤 차량 이동을 거부했다.

시민들이 "외교 차량이면 아무 곳에 차를 세워도 되나? 이렇게 차를 대는 사람이 어딨냐"며 항의했다.

하지만 이 사무총장은 자신을 촬영했다며 공안에 오히려 신고하고 이동을 거부했다. 또 공안에게 "대사관 차량이 무엇인지 아느냐, 외교적 면책특권이 무엇인지 아느냐"고 따져 물었다.

공안은 해당 차량이 APSCO 명의로 등록돼 있음을 확인하고 사무총장에게 벌금을 부과했다. 아울러 차량에 있던 반려견이 적절하게 등록되지 않았다는 사실도 확인해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현지에서도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해당 사무총장은 사과문을 올렸다.

후시진 전 환구시보 편집장은 웨이보를 통해 "대사관 차량도 교통법규를 지켜야 한다는 점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며 "국기를 단 대사 차량도 도로에 주차하거나 공공 통로를 점유할 수는 없다"고 꼬집었다.

파장이 커지자 사무총장은 "제가 저지른 잘못으로 인해 사회적으로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고, 국민 여러분께서도 진심으로 질책해 주셨다"며 "진지하게 반성한 뒤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사과문을 작성했다.

한편 APSCO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우주 기술과 응용 분야에서 다자간 협력을 촉진하는 베이징에 본사를 둔 정부 간 조직이다. 회원국은 8개로 ▲중국 ▲방글라데시 ▲이란 ▲몽골 ▲파키스탄 ▲페루 ▲태국 ▲터키 등이다.

해당 사무총장은 베이징항공우주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중국과학원 원격탐사연구소 종합국장, 국방과학기술산업처장, 우주국 시스템공학부 차장 등을 지냈다. 이후 2020년 11월 임기 5년의 APSCO 사무총장으로 부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