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공급 부족? 엔비디아 ‘점유율’에 달렸다

최창원 매경이코노미 기자(choi.changwon@mk.co.kr) 2024. 6. 23.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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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업계, HBM 공급 부족 확신
증권가 “판단 이르다” 리포트 나와
한투證, 엔비디아 AI칩 점유율 관건

반도체 업계에서 2024년과 2025년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 부족을 확신하는 가운데, 증권가에서 “아직 판단은 이르다”는 주장이 나왔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6월 20일 ‘HBM 수급 점검’ 리포트를 내고 “2024년과 2025년 HBM 수급률은 114.8%, 125.1%로 수치상 공급 과잉이다. 다만 이를 그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다”면서 “변수를 고려하면 공급 과잉일 수도, 아닐 수도 있다”고 말했다.

채 애널리스트는 엔비디아 점유율을 주목했다. 현재 AI 칩 시장은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이를 대응하며 등장한 구글 텐서처리장치(TPU)와 같은 신경망처리장치(NPU)가 경쟁하는 구도다. 채 애널리스트는 “구글 TPU 등 주문형 반도체(ASIC)는 엔비디아 GPU와 비교해 HBM 채용량이 낮기 때문에, 엔비디아 점유율이 낮아지면 전체 HBM 채용량도 낮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동시에 2025년 하반기 HBM 공급 과잉 상태를 우려했다. 2024년 HBM 공급 부족의 주된 이유는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와 유사한 수준의 HBM 생산능력(캐파)을 갖고 있지만 엔비디아 공급망을 뚫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채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 내 HBM3E 엔비디아 인증을 완료하고 캐파 확장과 수율 개선을 진행할 경우 2025년 하반기부터는 HBM 역시 공급 과잉 상태가 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HBM 캐파 확장에 밀려 범용 D램 캐파가 과도하게 줄었다는 평가도 내비쳤다. 향후 HBM이 예상과 달리 공급 과잉에 빠질 수 있는 만큼 현재 생산 전략을 재검토할 필요성이 있다는 말이다. 채 애널리스트는 “지금부터는 HBM 캐파 투자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범용 D램 캐파가 너무 많이 줄었기 때문”이라면서 “HBM 캐파를 급격히 늘리기보다 D램 캐파 증설을 함께 고려하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올해 연말을 기점으로 범용 D램 공급 부족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구식 D램 제품인 DDR3 D램 가격이 올해 하반기 최대 100% 상승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HBM 캐파가 급격히 늘면서 범용 D램 공급량이 급격히 줄어든 점을 고려한 전망이다. 트렌드포스는 “D램 시장이 전례 없는 수급 불균형 사이클을 겪으며 DDR3 생산능력 부족이 가시화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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