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잘라서라도 손녀 구해주세요" 40도 폭염에 아기 갇혀, 또 테슬라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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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테슬라 배터리가 사전 경고도 없이 방전되면서 20개월 된 아이 혼자 차량에 갇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CNN은 전기차 운전자가 차량 외부에서 문을 여는 방법에 대해 "전선과 배터리 충전기와 관련한 시간이 오래 걸리는 복잡한 일련의 과정"이라고 설명하면서 "많은 테슬라 소유자는 물론 구조대원들도 이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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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대원도 방법 못 찾아 유리 깨고 구조
미국에서 테슬라 배터리가 사전 경고도 없이 방전되면서 20개월 된 아이 혼자 차량에 갇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21일(현지시간) CNN 방송 등에 따르면 미국 애리조나주에 거주하는 르네 산체스는 생후 20개월 된 손녀를 데리고 동물원에 가려다 당황스러운 일을 겪었다. 아기를 테슬라 모델 Y 전기차 뒷좌석 카시트에 태우고 운전석에 앉으려 한 순간 갑자기 차 문이 자동으로 잠겨버린 것이다. 이 때문에 산체스는 차 안에 들어갈 수 없게 됐고, 휴대전화는 물론 카드 키로도 차 문은 열리지 않았다. 더구나 이날 기온은 40도까지 치솟아 찜통더위 속에 장시간 아이를 혼자 차량에 둘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그는 급하게 구조대를 불렀지만 구조대원도 문을 열 방법을 찾지 못했다. 산체스는 "내 차를 반으로 잘라도 상관없으니 손녀를 구해달라"고 애원했다. 결국 구조대원은 도끼로 뒷좌석 유리창을 깨고 아이를 구할 수밖에 없었다. 테슬라 전기차는 배터리가 방전되기 전 운전자에게 세 차례 경고를 보내게 돼 있다. 따라서 방전되기 전 알람이나 차량 경고음을 울려야 하지만 산체스는 이를 전혀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전기차 운전자가 차량 외부에서 문을 여는 방법에 대해 "전선과 배터리 충전기와 관련한 시간이 오래 걸리는 복잡한 일련의 과정"이라고 설명하면서 "많은 테슬라 소유자는 물론 구조대원들도 이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테슬라의 방전 문제는 과거에도 여러 번 있었다. 불과 며칠 전에도 배터리 방전으로 인해 한 여성이 차에 갇혔고 3개월 전에는 한 남성이 고속도로 주행 중 차 안에 갇히는 사고가 있었다. 지난해 국내에서도 테슬라 차량이 가드레일을 들이받은 뒤 문이 잠기는 바람에 운전자가 차 안에 갇혔다. 당시 시민들이 유리창을 깨고 구조에 나서 다행히 운전자는 목숨을 건졌으나 차에 불이 나는 바람에 크게 다쳤다.
지난 1월 미국에 '북극 한파'가 덮쳐 중북부 지역의 체감온도가 영하 30도 아래로 내려가면서 시카고 등 일부 지역에서 전기차 테슬라가 방전·견인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당시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시카고의 전기차 충전소들은 배터리 방전과 서로 대치하는 운전자들, 거리 밖으로 이어진 긴 줄로 인해 절망의 현장으로 변했다"고 전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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