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있는 농촌만들기, 작은들판음악회를 마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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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현 기자]
농촌은 '만물이 점차 생장해 가득 차오른다'는 뜻의 절기 '소만' 시기부터 본격적으로 중부지방부터 모내기가 시작되고, 남부지방에는 보리와 밀을 수확하고 이후 모내기가 시작됩니다. 이 무렵에 종종 여름 가뭄이 들기도 합니다.
▲ 친환경과 건강한 좋은 발아현미 쌀 품종연구를 위한 24년 첫 손모내기 풍경 절기 '소만' 즈음 섬진강가 미실란에서는 친환경생태농업을 지향하며 건강에 좋은 발아현미 쌀 품종연구를 위한 24년 첫 손모내기를 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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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소만'을 지나 5월 여느해보다 일주일 빠른 첫 번째 손모내기 행사를 마치고 지난 5월 말 제29회 미실란 작은들판음악회를 열었습니다. 어느덧 스물아홉 번째를 맞이하는 음악회를 열며, 그리고 올가을에 열릴 서른 번째 음악회를 구상하며 우리가 왜 음악회를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찬찬히 생각을 정리해 봅니다.
▲ 도시에서 농촌으로 유학온 농촌유학 어린이들과 도시아이들과 가족들이 함께한 손모내기 체험 인근 구례 원촌초등학교 농촌유학 온 아이들과 학부모 그리고 서울에서 온 일가족이 함께 논습지와 생태농업 그리고 우리의 주식인 쌀을 이해하는 프로그램으로 모내기 체험을 왔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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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실란 작은들판음악회는 2006년 제 짝꿍인 남근숙 씨의 제안으로 시작되었지요. 시절도 변하고 내가 농촌에 정착할 즈음 지방자치단체에서 각기 지역을 대표하는 축제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지방자치단체는 많은 지역주민과 관광객들을 유축제장으로 유치하기 위해 트로트 가수, 유명 가수를 무대로 초대했습니다. 인기가 좋은 트로트 가수나 유명 가수도 좋지만 지역의 문화예술인들과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자리가 농촌 지역에 부족하다는 아쉬움에 우리가 먼저 그 장을 열어 보자고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 29회 작은 들판음악회 농촌에 다양한 문화가 꽃피우길 바라며 시작한 작은 들판음악회가 29회가 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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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은 들판음악회에 함께 한 관객들 옛 학교자리 (구, 곡성동초등학교, 1998년 2월 폐교), 미실란 잔디정원에서 29회 작은 들판음악회가 열렸습니다. 평가가 없고, 경계가 없고, 술이 없는 이 음악회는 어느덧 도시와 농촌을 잇는 작은 문화 플렛폼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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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실란 복도 갤러리에서는 지역의 작가들과 함께 그림전, 사진전을 진행하고, 교실 한 칸을 활용한 세미나실에서는 환경과 생태를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 상영회와 북토크를, 그리고 운동장에서는 생태판소리한마당과 지역 활동가들과 함께 하는 섬진강마을영화제까지 해를 거듭할수록 문화의 폭이 점점 넓어지고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처음 곡성에 들어와 사업을 시작하면서 작지만 매력 있고 아름답게 성장하며 지역 문화와 함께 하는 농업기업을 만들겠다는 생각이 현실로 되어 가고 있어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 음악회때 만난 미실란 밥카페반하다의 채식밥상 건강한 비건 채식밥상을 만나볼 수 있는 시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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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중하순에 시작한 모내기는 이번 주까지 모두 마무리했답니다. 모들이 건강하게 클 수 있도록 세심히 살피고, 잡초도 부지런히 뽑으면서 여름을 맞이하겠습니다. 6월 29일에는 저와 함께 책 모임을 하고 있는 우리 지역 농부시인의 첫 시집 출간기념회를 엽니다. 농촌에 작지만 다양한 문화행사를 통해 지역이 좀더 풍요로워졌으면합니다. 들녘의 모들이 찰랑찰랑 춤추는 풍경도 보시고 농부 시인의 등단도 함께 축하해 주세요.
▲ 우렁이 농부를 논으로~ 모내기가 끝난 논에 아이들과 함께 친환경벼농사의 또다른 농부인 우렁이를 방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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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생태책방들녘의마음, 개인 페이스북과 블러그에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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