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젖은 빵 먹던 선수의 활약, 좋은 일이다"...손호영 응원했던 홍원기의 진심
(엑스포츠뉴스 고척, 김지수 기자) "많은 어려움을 겪었던 선수가 대기록을 세우는 건 KBO리그 전체를 위해서도 좋은 일이다."
홍원기 키움 히어로즈 감독은 지난 21일 고척 롯데 자이언츠전에 앞서 25년 전 추억을 끄집어낸 취재진의 질문에 묘한 웃음을 지었다. "전혀 모르고 있었던 일이다. 좋은 정보 고맙다"는 농담을 던지면서 답을 대신했다.
홍원기 감독이 '좋은 정보'라고 언급한 부분은 롯데 내야수 손호영의 30경기 연속 안타 기록이었다. 손호영은 지난 20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9회초 극적인 동점 솔로 홈런을 쳐내며 연속 경기 안타 기록을 '30'까지 늘렸다.
손호영이 21일 키움을 상대로도 안타를 생산한다면 롯데의 레전드 박정태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다. KBO리그 단일 시즌 연속 경기 최다 안타 기록 타이, 최다 연속 경기 안타 역대 2위의 주인공이 가능했다.
KBO리그 연속 경기 최다 안타 기록 1위는 박종호가 가지고 있다. 박종호는 현대 유니콘스(2008년 해체) 소속이던 2003년 8월 29일 수원 두산 베어스전부터 이듬해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한 뒤 2004년 4월 21일 현대를 상대로 39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갔다.
공교롭게도 박정태의 32경기 연속 안타 기록이 불발된 데는 홍원기 감독의 지분이 컸다. 홍원기 감독은 현역 시절 두산 베어스에서 1999 시즌 롯데 자이언츠 박정태의 연속 경기 안타 행진을 '31'에서 멈추게 한 장본인이다.
박정태는 1999년 5월 5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부터 6월 9일 마산 두산전까지 박정태가 선보인 31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했지만 6월 10일에는 방망이가 침묵했다.
박정태는 6월 10일 마산 두산전 9회말 마지막 타석 전까지 안타가 없었다. 마지막 타석에서 두산 좌완 이혜천을 상대로 3유간을 향해 날카로운 타구를 날려 보냈지만 내야를 빠져나가지 못했다. 당시 두산 3루수였던 홍원기 감독이 멋진 다이빙 캐치로 타구를 낚아챈 뒤 재빠른 1루 송구로 박정태를 잡아냈다.
박정태는 1루에서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까지 시도했지만 홍원기 감독의 송구가 더 빨랐다. 박정태의 연속 경기 안타 행진은 31경기에서 멈춰 섰다.
홍원기 감독은 25년이 흐른 뒤 선수가 아닌 한 팀의 사령탑으로서 대기록에 도전하는 상대팀 선수와 승부하는 상황을 맞이했다. 이번에도 그 기록은 연속 경기 안타였다.
홍원기 감독은 21일 경기에 앞서 "롯데 손호영 선수가 30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한 부분은 모르고 있었다"며 "사실 다른 팀을 신경 쓸 겨를이 없다. 우리 팀만 챙기기에도 정신이 없다"고 웃었다.
홍원기 감독은 다만 손호영의 대선배로서, 같은 야구인으로서 손호영의 선전이 이어지기를 진심으로 바랐다. 키움 투수들과 최선을 다해 승부해 안타를 기록한다면 박수를 쳐주겠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손호영은 2024 시즌 롯데뿐 아니라 KBO리그 전체에서 큰 수확 중 하나다. 46경기 타율 0.324(170타수 55안타) 8홈런 35타점 6도루 OPS 0.911로 뛰어난 공격력과 내야 수비를 겸비한 빼어난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손호영의 야구 인생은 순탄치 않았다. 아마추어 시절 홍익대 1학년을 마친 뒤 시카고 컵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미국 야구에 도전했지만 2017 시즌 스프링캠프 종료 후 방출됐다. 군복무를 마친 뒤 2019년 독립야구단 연천 미라클을 거쳐 KBO리그 신인드래프트에 참가했고 2020년 LG 트윈스에 입단할 수 있었다.
LG에서는 뛰어난 잠재력을 인정받았지만 잦은 부상이 문제였다. 2020 시즌 23경기 타율 0.367(30타수 11안타) 3타점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도 2021 시즌 8경기, 2022 시즌 36경기, 2023 시즌 27경기 출장에 그쳤다.
하지만 손호영은 지난 3월 트레이드를 통해 LG에서 롯데로 둥지를 옮긴 뒤 야구 인생에서 커다란 터닝 포인트를 맞았다. 빠르게 롯데 핵심 선수로 자리 잡았고 KBO리그 역대 공동 3위에 해당하는 30경기 연속 안타 기록까지 손에 넣었다.
홍원기 감독은 "다른 팀 선수이기는 하지만 눈물 젖은 빵을 먹고 어려움을 많이 겪었던 선수가 대기록은 세운다는 자체가 KBO리그 발전을 위해서라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며 "안타 기록은 (우리 팀이 허용하면) 대기록의 희생양이 됐다고 화제가 되겠지만 기록은 어린 선수들에게 또 다른 꿈이 될 수 있다. 좋은 방향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손호영은 다만 적장의 응원에도 이날 31경기 연속 안타가 불발됐다. 8회초 마지막 타석에서 2루 땅볼을 친 뒤 1루까지 전력질주,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시도했지만 키움 2루수 김혜성의 송구가 빠르고 정확했다.
손호영은 이제 연속 경기 안타 대신 두 자릿수 홈런, 세 자릿수 안타라는 새로운 목표를 향해 달리게 됐다.
사진=고척, 박지영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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