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교 70주년'…축하커녕 이승만 논란에 시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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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대학교가 이승만 전 대통령의 사진 조형물 설치를 놓고 찬반 논쟁으로 뜨겁다.
반면 인하대 총동창회 관계자는 "인하대 창학에서 이 전 대통령의 역할이 컸다는 점을 분명한 사실"이라며 "개교 70주년을 맞아 동상을 복원하자는 의견도 있었으나 논란이 있어 약화된 형태로 조형물 설치를 추진한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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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 대학 설립에 주도적 역할"
"특정인 우상화…김일성 삼부자냐"
인하대학교가 이승만 전 대통령의 사진 조형물 설치를 놓고 찬반 논쟁으로 뜨겁다. 이 전 대통령은 인하대 설립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22일 인하대 총동창회는 대학 정석학술정보관(도서관) 남측에 조성할 '하와이-인하 공원'에 이 전 대통령 사진 조형물을 설치할 예정이다. 이 전 대통령이 인하공과대학(인하대 전신) 초대 학장에게 교기를 전달하는 둥근 형태 사진이 지름 3m 크기로 들어가는 형식이다. 인하대 개교 70주년을 맞아 창학 역사를 다시 조명한다는 취지다.
이 전 대통령 사진뿐만 아니라 인하대 개교 자금을 지원한 미국 하와이 교민 등의 모습이 담긴 사진 등 5장도 각각 가로·세로 각 1.5m 크기 조형물로 설치할 계획이다.
갈등은 하와이 교민보다 이 전 대통령 사진을 비중 있게 설치한다는 부분에서 터져 나왔다. 자칫 특정인을 우상화할 수 있다는 점과 불필요한 논란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이 지적됐다.
서준석 인하대 총학생회 동문협의회장은 "특정인을 부각해 우상화하기보다는 국가와 민족을 사랑했던 하와이 이민자들의 동포애를 부각해야 한다"며 "특정인 우상화는 북한의 김일성 삼부자와 다를 게 없지 않으냐"고 했다. "학교를 설립하기 위한 동포들의 성금에 보다 중요한 가치가 있는데 이승만을 부각하면 가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호불호가 갈리고 논쟁이 있는 이 전 대통령 조형물을 나중에 후배들이 훼손할 경우 학교의 오점이 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반면 인하대 총동창회 관계자는 "인하대 창학에서 이 전 대통령의 역할이 컸다는 점을 분명한 사실"이라며 "개교 70주년을 맞아 동상을 복원하자는 의견도 있었으나 논란이 있어 약화된 형태로 조형물 설치를 추진한 것"이라고 했다.
이 전 대통령은 한국전쟁 중이던 1952년 12월 피난지 부산에서 김법린 당시 문교부 장관에게 인천에 공과대학을 설립하라고 지시했고, 기부금을 모으고 정부 보조금도 보태는 등 대학 건립을 지원했다. 전쟁의 상흔이 그대로 남아 있던 1954년, 공업으로 나라를 재건한다는 '공업입국' 의지로 문을 열었다. 인천에 경인공업지역이 있어 공과대학 설립의 최적지라는 판단이었다.
하와이 교민들은 사탕수수밭에서 고된 노동을 견디면서 인하대 개교 자금을 보탰고, 이들의 헌신을 기리려고 인하대라는 이름도 인천과 하와이의 첫 글자를 따서 지었다.
이 동상은 1979년 교내 인경호 인근 정원에 높이 6.3m(좌대 3m 포함) 규모로 설립됐다가 건립 5년 만인 1984년 학생들에 의해 철거되는 수모를 겪었다. 당시 인하대 학생들은 독재와 친일 행적을 문제 삼아 민주화 시위 중 그의 동상을 밧줄로 묶어 끌어내렸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가보훈부가 이승만 대통령 기념관 건립을 추진하면서 개교 70주년을 맞아 40년 만에 동상 복원을 놓고 찬반 논란이 뜨거웠다. 2010년에도 인하대 총동창회와 이본수 전 인하대 총장 주도로 동상 재건이 추진됐으나 반대 의견이 만만치 않아 무산됐다.
인하대는 조형물 설치와 관련한 찬반 논란이 가열되자 당초 전날인 21일에 진행하기로 한 기공식 행사는 취소한 상태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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