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ERA 1.38' 진짜 강해진, 꾸준히 잘하는 '김민'…"그동안 죄송했습니다" [현장 인터뷰]
(엑스포츠뉴스 잠실, 최원영 기자) 더 잘하고 싶다.
KT 위즈 우완 구원투수 김민이 확 달라졌다. 꾸준히 위력적인 공을 던지며 필승조로 거듭났다. 최근엔 셋업맨으로 정착해 마운드를 지키는 중이다. 김민은 "지금껏 너무 못했다. 이젠 정말 잘하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시즌 초반 5선발 경쟁을 펼쳤다. 첫 등판이었던 4월 7일 LG 트윈스전서 1이닝 6실점으로 부진했다. 이튿날인 8일 엔트리에서 말소돼 13일간 재정비에 나섰다. 4월 21일 1군으로 돌아와 중간계투진에 몸담았다. 4월 6경기 6⅓이닝서 1패 1홀드 평균자책점 11.37에 그쳤다.
5월부터 상승곡선을 그렸다. 14경기 15이닝서 1승 5홀드 평균자책점 3.60으로 궤도에 올랐다. 6월 들어서는 더욱 무서워졌다. 10경기 13이닝서 1승 2홀드 평균자책점 1.38을 자랑 중이다. 멀티이닝도 문제없이 소화해냈다.
이강철 KT 감독은 "요즘 김민의 공이 무척 좋다. 투심 패스트볼을 던지는데 공의 움직임, 무브먼트가 좋은 편이고 결정구로 슬라이더도 쓴다. 패스트볼 구속은 154km/h까지 나왔다"며 미소 지었다.
김민은 KT의 최근 2연승에도 공을 세웠다. 지난 20일 수원 롯데 자이언츠전서 1⅓이닝 무실점으로 홀드를 챙겼다. 21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선 1이닝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시즌 초반을 돌아본 김민은 "선발투수를 하고 싶어 거기에 맞춰 운동하고 훈련했다. 그런데 첫 선발 등판 때 너무 못했다"며 "2군으로 내려가 다시 선발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후 1군에 올라왔을 때 감독님이 '너 계속 쓸 테니까 자신감 있는 모습만 보여줘라'라고 말씀하셨다. 그때부터 스트라이크존 안에 공을 던지기 시작한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선발로 준비할 때도 존에 공을 던질 수는 있었는데 자신감이 없었다. 다른 선수들과 5선발 경쟁을 하다 보니 '이번에 한 경기 또 못 던지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있었다"며 "다른 투수가 잘 던지면 괜히 불안해했던 것 같다. 심리적인 부분이 컸다"고 회상했다.
마침내 안정을 되찾고 보직도 확정했다. 김민은 "갑자기 자주 등판하게 됐다. 마운드에 올라갈 때마다 항상 감사함을 가지고 등판한다"며 "'이 상황에 내가 나갈 수 있게 돼 감사하다'고 여긴다. 내게 좋은 일이라 생각하고 임한다"고 전했다.
김민은 "나로 인해 팀이 이기니 그게 가장 기쁘다. 다른 것은 굳이 신경 쓰지 않는다"며 "원래 홀드 등에 연연하지 않았다. 팀 승리를 위해 연결만 잘해주려 한다"고 미소 지었다. 그는 "제3 구종 없이 투 피치(투심·슬라이더)로 던지고 있다. 불펜이 내겐 맞는 옷인 듯하다"고 덧붙였다.
이 감독은 김민이 계속해서 집중력을 유지하며 활약해 주길 바라고 있다. 김민은 "경기 들어가기 전 감독님이 늘 '1분 1초 긴장하고 있어라'라고 하신다. 나도 이제 언제 등판할지 타이밍을 아니 거기에 맞춰 스스로 긴장감을 만들고자 한다. 혹여 긴장이 안 돼도 긴장하게끔 준비한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2018년 1차 지명을 받고 KT에 입단했다. 올해 제대로 기지개를 켜는 중이다. 김민은 "그동안 기대에 부응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다. 야구를 못해 죄송한 마음밖에 없었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이제 나도 야구를 해야 한다. 잘해야 한다"며 "친구들은 다 잘하는데 나만 못했다. 더 열심히 해서 잘하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사실 5월에 버티는 게 목표였다. 그때 아픈 선수들이 많아 팀에 투수가 별로 없었다. 5월 한 달 동안 버티자는 마인드로 임했다"며 "지금도 항상 같은 생각으로 투구한다. 다른 형들이 올라오기 전까지 잘 버티고 싶다. 만약 내가 흔들려도 뒤에 투수가 있으니 더 부담 없이 던지려 한다"고 말했다.
시즌 목표는 간단하다. 김민은 "내가 나가는 경기에선 다 이겼으면 좋겠다. 그것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사진=잠실, 최원영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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