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7兆' 성장 기대되는 토큰증권…조속한 법 개정 필요"
토큰증권 시장이 2030년 367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관련 법제도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20일 발간한 '토큰증권 발행·유통 제도 구축에 있어서의 주요 이슈 및 발전 방안' 보고서에서 "전자증권법과 자본시장법 이슈에 있어 관련 개정법안 입법화와 함께 관련 하위 규정도 조속히 정비돼야 한다"고 짚었다.
토큰증권은 분산원장 기술을 활용해 자본시장법상 증권을 디지털화한 것이다. 증권이 아닌 디지털자산에 속하는 '가상자산'과는 구분된다. 전자증권과 비슷하지만, 탈중앙화된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를 활용시 미술품, 부동산, 음악 저작권까지 모든 상품을 증권화해 주식처럼 매매가 가능해진다.
김 연구위원은 "태동하는 토큰증권 생태계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토큰증권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신상품 유통 제도화와 더불어, 분산원장 거래플랫폼이라는 기술혁신과 장외거래시설 다양화를 위한 제도개선에도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국회가 입법을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분석을 인용해 국내 토큰증권 시장이 2030년 367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체 시장에서 가장 큰 파이를 차지하는 부분은 비금융 자산(29.8%)으로 주식(24.2%), 부동산(19.9%), 기타금융자산(18.6%), 펀드 및 채권(7.5%) 등으로 구성될 전망이다. 다만 이 같은 낙관은 법제도 정비를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단서가 달렸다.
김 연구위원은 "토큰증권 시장은 실질이 증권시장이기 때문에, 기존 증권법(자본시장법) 규제를 받는다"며 "토큰화의 특성이 입법적으로 반영되지 않은 상태에서 증권법의 규율을 강하게 받는 증권시장에서 토큰증권의 발행·유통은 매우 어렵다"고 짚었다.
전자증권법·자본시장법 개정 필요
현재 필요한 법 개정 분야는 크게 2개다. 첫 번째는 전자증권법 이슈로 단기적으로는 분산원장에 권리추정력을 부여하는 전자증권법 개정과 하위 규정의 정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구체적 논의 사항으로 △분산원장의 적격성 요건 △발행인 계좌관리기관의 자격 요건 △계좌관리기관과 전자등록기관의 권한과 책임(총량관리 등) △토큰증권 거래정보의 기재보존폐기 방법 등을 꼽았다.
장기적으로는 기초자산의 토큰화 이외에도 결제수단의 토큰화가 가져다주는 혁신성과 효용을 인정하며 제도적 정비를 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김 연구위원은 "토큰화된 결제방식은 프로그램화된 실시간총액거래(RTGS)를 기본으로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며 "토큰증권 메인넷 간의 상호운용성과 표준화 수준을 높이게 되면 토큰화된 결제대지급(DvP) 시스템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는 자본시장법 이슈로 비정형증권 유통 및 장외거래중개업에 관한 제도 신설을 주요 골자로 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구체적 논의 사항으로는 △투자계약증권 단서 조항 삭제 △비금전신탁 수익증권 발행 근거 조항 △장외거래중개업 관련 조항 △일반투자자의 투자한도 제한 등이 꼽혔다.
김 연구위원은 "장기적으로는 토큰증권과 전통적 비상장증권 등을 거래할 수 있는 다양한 장외거래시설에 대해 자본시장법상 통일된 규제 원칙을 제도화해 적용할 필요가 있다"며 "또한 오늘날 현대화된 장외거래에 적용되기에는 과잉규제적 성격이 큰 매출 규제를 완화하거나 폐지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다만 국회에서 토큰증권 관련법이 통과되기까지는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관련 의원 입법을 주도했던 윤창현·김희곤 국민의힘 의원 등이 모두 낙선하면서 22대 국회에선 입법 구심점이 사라졌다. 국회 정무위원회 역시 여당이 빠진 '반쪽 위원회' 신세다. 현재 정무위 위원 구성을 보면 더불어민주당 14명, 조국혁신당 1명, 사회민주당 1명으로 구성돼 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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