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를 알면 과정이 노잼"…어대명과 2기 지도부, '관전 포인트'가 없다
'친명 2기 지도부' 라인업도 속속
국힘 전당대회 '후끈한 열기' 대비
민주당, 안정적 李 대권가도 도모
두 달도 남지 않은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 흥미 요소가 보이지 않는다. 이미 '어대명'(어차피 당대표는 이재명)이란 분위기가 형성된데다 이재명 대표에 도전장을 던질 인사는 그 흔한 '하마평'조차 없다.
이같은 민주당의 상황은 최근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나경원·윤상현 의원 및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경쟁해 다양한 관전 포인트가 기대되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와 대비된다. "이미 결과를 아는 드라마를 보는 과정이 재밌을 수 있겠느냐"는 평가가 민주당 전당대회를 바라보는 시각이다.
21일 현재 여의도 정치권 최대 이슈 중 하나는 여야 전당대회다. 다만 '누가 어떤 경쟁력을 가지고 어떤 공약을 내놓느냐'가 주목되는 국민의힘과 달리,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의 사퇴 시점이 언제냐'에 방점이 찍혀있다.
황정아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의) 사퇴 시기는 언급이 없었지만 사퇴 여부는 아마 결정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다음주 전당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 출범이 예정된 만큼 이 대표 사퇴 발표도 그쯤 나올 수 있느냐'는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가 같은 날 오후 돌연 대변인 명의의 공지를 통해 "당대표의 사퇴 여부와 시점은 결정 된 바 없다. 오전 백브리핑 내용을 취소한다"고 번복하는 촌극을 보였다.
당 지도부는 전날 밤 9시쯤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가졌다. 이 대표의 사퇴 시점과 전당대회 출마 여부가 논의 될 가능성에 취재진의 이목을 끌었으나, '채해병 특검법' 입법 청문회를 비롯해 당내외 현안 논의만 있던 것으로 발표됐다.
당초 21일 당대표직 사퇴를 유력 검토한 것으로 알려진 이 대표는 결국 자신의 거취 판단을 알리지 않았다. 국민의힘 차기 당권주자들이 오는 23일 일시에 출마회견을 여는 정치권 '빅이슈'가 예정됨에 따라, 이 대표가 비슷한 시기에 사퇴를 발표할 경우 야권의 이슈가 여권에 묻힐 수 있단 정무적 판단도 고려됐을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와 함께 할 '2기 지도부'도 친명계로 꾸려질 전망이다. 현재까지 최고위원 출마 하마평에 오르는 원내 인사들은 김민석·강선우·민형배·한준호 의원 등이다. 김 의원은 '총선 선대위 종합상황실장'을 맡아 이 대표와 신뢰를 쌓았고, 강 의원은 직전 국회에서 '이재명의 입' 역할을 했다.
또 민 의원은 '당 정치검찰사건조작 특별대책단장'으로서 이 대표 사법 리스크에 호위무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다가올 민주당 전당대회가 다양성이 실종된 '그들만의 리그'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원외 인사 중에서는 이 대표를 과거 성남시장 시절부터 보좌하며 '최측근'으로 꼽히는 김지호 상근부대변인과 강성 지지층의 지지를 받고 있는 정봉주 전 의원,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거론된다. 이 가운데 한 인사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이기는 민주당, 당원중심 민주당, 세대교체 민주당을 위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최고위원 출마를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친명 2기 지도부' 출범이 임박한 가운데, 당내에선 이번 전당대회의 재미 요소를 통한 대중 정당으로서의 도약과 이 대표 연임으로 대권까지 안정적인 순항을 통해 정권교체를 이뤄내야 한다는 실리를 놓고 서로 다른 주장이 나온다.
계파색이 옅은 민주당 한 의원은 통화에서 "결말을 이미 알고 보는 드라마, 영화가 재미가 있겠느냐"라며 "요즘 말로 '노잼'(재미가 없다)이라고 하는데 정치에 재미 요소가 있어야 더 큰 대중 정당으로 발돋움 할 수 있고, 재미가 없다는 것은 그만큼 당의 다양성이 실종됐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친명계 재선 의원은 "검찰정권 하에서 민생 안정을 위해 가장 잘 싸울 인물은 이재명 밖에 없다는 사실이 이번 총선에서 증명된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친윤(친윤석열)이냐 친한(친한동훈)이냐, 당권주자들이 난립해 재미만 있고 알맹이는 없는 국민의힘보다 안정된 민주당이 훨씬 낫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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