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쌍둥이 사냥꾼'...벤자민, 딱 100구로 LG 압도 '7이닝 2실점' [IS 잠실]
차승윤 2024. 6. 21. 21:13
웨스 벤자민(31·KT 위즈)이 자신 있는 상대 LG 트윈스를 상대로 호투하며 천적의 존재감을 이어갔다.
벤자민은 2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정규시즌 LG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6피안타 1볼넷 7탈삼진 2실점 호투했다. 직구 구속은 최고 150㎞/h가 찍혔다. 퀄리티스타트 플러스(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하며 LG 상대 강세를 이어갔다.
벤자민은 KBO리그에서도 손꼽히는 'LG 천적' 중 한 명이다. 과거와 달리 가을야구 단골, 지난해 통합 우승을 이룬 LG이기에 흔한 케이스는 아니다. 21일 경기 전까지 통산 8차례 LG전에 나선 그는 5승 1패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이 1.32(47과 3분의 2이닝 7자책점)에 불과했다. 이강철 감독은 그를 두고 "벤자민을 빼면 LG 상대로 이길 수 있는 투수가 팀에 없다. 이상할 정도로 LG전에 좌우 제구가 된다. 공이 밀려 들어가도 가장자리로 들어간다"고 했다.
천적답게 21일 경기에서도 호투를 이어갔다. 초반은 다소 불안했다. 1회 말 김현수에게 안타를 맞은 벤자민은 오스틴 딘에게 좌익수 옆에 떨어지는 적시타로 선취점을 허용했다. 이어 2회엔 선두 타자 김범석에게 맞은 2루타가 실점으로 이어졌다. 1사 후 문보경에게 적시타를 맞고 1사 1·3루 위기를 맞은 그는 안익훈의 2루수 땅볼 때 김범석이 득점하며 두 점째를 내줬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벤자민은 3회부터 제 모습을 찾아 LG 타선을 압도했다. 3회 말 삼자 범퇴를 기록했다. 필요한 공은 딱 5개였다. 홍창기와 김현수는 초구 땅볼로 물러났고 박동원은 3구 삼진을 당했다. 4회도 순항했다. 첫 타자 오스틴을 3구 만에 포크볼로 땅볼 처리한 벤자민은 앞서 장타를 맞았던 김범석은 헛스윙 삼진, 구본혁에겐 커터를 던져 유격수 땅볼을 유도하고 범타 행진을 이어갔다.
5회 실점 위기가 왔으나 이번엔 막았다. 첫 타자 문보경과 8구까지 간 승부 끝에 볼넷을 내준 벤자민은 1사 후 김주성의 안타로 실점 위기를 다시 맞았다. 하지만 이번에도 간단히 탈출했다. 홍창기를 상대로 던진 초구 직구가 코스는 몰렸으나 유격수 땅볼로 이어지면서 가볍게 병살타로 연결됐다.
패전 위기를 벗어나지 못하는 듯 했으나 6회 초 드디어 득점 지원을 받았다. KT는 6회 선두 타자 강현우의 2루타와 후속 김상수의 볼넷으로 득점 기회를 잡았다. 장성우의 땅볼 때 진루를 만든 KT는 멜 로하스 주니어가 동점 2타점 적시타를 기록, 주자를 모두 불러들이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기세를 이어 받은 벤자민은 7회까지 마운드를 지켜냈다. 6회 말을 삼진 2개를 곁들여 실점 없이 막아낸 벤자민은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고, 다시 한 번 2탈삼진 삼자 범퇴로 LG를 잡아냈다.
딱 100구. 벤자민의 역할은 여기까지였다. KT는 8회부터 김민을 올리면서 불펜을 가동했다. 다만 호투에도 끝내 승리 투수 요건은 갖추지 못했다. KT는 6회 동점 이후 추가 득점에 실패했다. 벤자민의 투구 이후인 8회 초 김상수가 볼넷으로 출루한 후 한 번 더 득점을 기대했으나 대타 오재일, 1번 타자 로하스가 삼진으로 물러나 동점을 깨지 못했다.
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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