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컨셉도 발 벗고 나섰다…SSG닷컴, 몸집 키우기 '총력전'
신규 고객 유입·기존 고객 지키기 사활
"FI 지분 매각, 실적 개선으로 우려 없애야"
온라인 패션 플랫폼 W컨셉이 SSG닷컴 할인 쿠폰을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전개해 눈길을 끌고있다. SSG닷컴의 재무적 투자자(FI)가 1조원대 투자금 회수에 나선 가운데 신세계그룹은 SSG닷컴 경영진 교체 카드를 꺼내 드는 등 실적 개선에 사활을 걸고 있는 모습이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W컨셉은 이달 말까지 전 고객에게 SSG닷컴 장보기, 무료배송 쿠폰 증정 이벤트를 진행한다. W컨셉은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의류 등을 판매하는 온라인 패션 플랫폼으로, SSG닷컴의 100% 자회사이다.
W컨셉은 최근 한 달간 SSG닷컴 구매 이력이 없거나 처음 장보기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에게 장바구니 4000원 할인 쿠폰을 제공한다. 9900원 이상의 상품을 구매하면 사용할 수 있다. 최근 1년간 장보기 이용 경험이 없는 고객에게는 무료배송 쿠폰을 제공한다.
W컨셉이 전 고객을 대상으로 SSG닷컴의 상품을 구매하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이벤트를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W컨셉이 특정 고객을 대상으로 SSG닷컴 프로모션 쿠폰을 제공한 적은 있지만 전고객을 대상으로 한 프로모션은 아니었다. 현재 W컨셉이 SSG닷컴과 함께 진행하는 사업 부문은 상품 연동 서비스, 공동 라이브 방송 등이다. W컨셉 관계자는 "W컨셉을 이용하는 고객군은 2030층이 많고, SSG닷컴은 연령대가 조금 더 있는 분들이 많이 이용한다"며 "쇼핑 경험 제공으로 SSG닷컴의 고객층을 확대하기 위해 이런 이벤트를 진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SSG닷컴은 멤버십 신세계 유니버스클럽에 가입하지 않은 고객 중 일부 우수고객을 대상으로 1년 무료 이용권을 제공하는 마케팅을 진행하기도 했다. SSG닷컴의 기존 멤버십인 VIP 등급 연장 혜택을 누리고 있던 우수 이용자도 포함됐다. 고객들은 이용권을 사용하면 유니버스클럽이 제공하는 매월 11만원 가량의 쿠폰 혜택을 1년 동안 동일하게 누릴 수 있다.
이는 기존 고객의 이탈을 방지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소비자들이 e커머스 플랫폼을 선택할 때 쿠폰과 할인 등을 고려하는 만큼 혜택을 늘릴 경우 락인(Lock-in)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서다. 신세계 유니버스클럽은 신세계그룹 6개 계열사(SSG닷컴·이마트·G마켓·면세점·백화점·스타벅스)가 참여한 멤버십이다.
SSG닷컴은 올해 실적 개선이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신세계그룹은 이달 초 재무적투자자(FI)인 홍콩계 사모펀드 운용사(PE)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BRV캐피탈매니지먼트가 보유한 SSG닷컴 보통주 131만6429주(30%)를 12월 31일까지 제 3자에게 매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앞서 FI들이 2019년과 2022년 두 차례에 걸쳐 SSG닷컴에 1조원을 투자하고 지분 30%를 가져가면서 체결한 풋옵션(특정 가격에 주식을 매도할 수 있는 권리)을 올해 행사하겠고 나서면서다. 풋옵션 조건은 SSG닷컴의 총거래액(GMV)이 일정 수준을 못 넘거나 상장 조건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였다. SSG닷컴의 기업공개(IPO)가 지연되면서 신세계는 FI들과 갈등을 빚었고, 연말까지 FI들이 보유한 지분을 매각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투자업계(IB)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국내 증권사와 SSG닷컴의 지분 인수를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지분 매각을 위해선 SSG닷컴이 실적 개선을 통해 기업가치를 증명해야 한다. 통계청 1분기 기준 온라인 쇼핑몰 거래액은 10.7% 증가했다. 하지만 이 기간 SSG닷컴의 매출액은 4134억원으로 2% 감소했다. SSG닷컴은 2021년부터 1000억원대의 적자를 기록 중이다. 쿠팡과 네이버 등 국내 e커머스 플랫폼이 시장 점유율을 확댛고 있는 가운데 이른바 '알테쉬(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로 불리는 C커머스의 국내 시장 공세가 강화하면서 경쟁은 한층 치열해진 탓이다.
이 때문에 신세계그룹은 e커머스 시장에서 재도약을 위해 SSG닷컴의 수장을 최훈학 전무로 교체하는 카드를 꺼냈다. 최훈학 신임 대표는 최근까지 SSG닷컴의 영업본부장직을 맡아왔다. 최 신임 대표를 그로서리(식품)와 물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적임자라고 판단한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SSG닷컴에는 볼륨 확장을 통해 사업 규모를 키우는 것이 중요한 때"라며 "다만 현재 e커머스 업계는 100원을 투자해서 100원도 건지지 못하는 구조인데 누가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신세계그룹의 매물이라는 점에서 매력적이지만 e커머스 사업이 꺾였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라고 언급했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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