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하지않아도 될 일거리 생길 것"…이번엔 어떤 도발?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탈북 단체들의 대북 전단에 반발해 21일 담화를 내고 “우리 국경 부근에서 또다시 더러운 휴짓장이 발견됐다”면서 “하지 않아도 될 일거리가 생길 것”이라고 밝혔다.
김여정은 이날 관영 매체 조선중앙통신에 담화를 발표하고 “우리 국경 부근에는 또다시 더러운 휴짓장과 물건 짝들이 널려졌다”면서 “국경 부근의 논과 저수지 기슭, 과수밭에서 더러운 물건짝들이 발견됐다. 추가로 발견될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김여정은 “(남측)보도를 통해 혐오스러운 탈북자 쓰레기들은 삐라(전단)를 우리 국경 너머로 날려보낸 데 대하여 숨기지 않았다”면서 “그 쓰레기들이 자국민들로부터 비난을 받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어 “분명 하지 말라고 한 일을 또 벌였으니 하지 않아도 될 일거리가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고 덧붙였다.
‘하지 않아도 될 일거리’는 북한의 맞대응을 예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세 차례에 걸쳐 부양한 오물 풍선 도발을 재개하거나, 김여정이 이달 9일 예고했던 “새로운 대응”에 맞춰 또 다른 도발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 서해 북방한계선(NLL) 도발이나 무인기 침투 등의 옵션도 거론된다.
앞서 탈북 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은 20일 휴전선 부근에서 대북 전단 30만장을 북한으로 날려 보냈다고 밝혔다. 단체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날 밤 10시~12시 사이 경기도 파주에서 '삼천리 금수강산, 8천만 민족의 유일한 조국 대한민국은 북조선 인민을 사랑합니다' 등의 내용이 담긴 대북 전단 30만장을 20개의 대형 애드 벌룬(풍선)으로 북한에 보냈다"고 설명했다.
애드 벌룬 안에는 전단 외에도 드라마 겨울연가, 나훈아·임영웅 등 가수들의 동영상을 저장한 USB(이동식 저장장치) 5000개, 1달러 지폐 3000장도 담았다. 단체는 "한국 전역에 수천 개의 오물 풍선을 보낸 김정은이 사죄하지 않는 한 대북 전단을 계속 보낼 것"이라고도 했다.
북한은 지난달 28~29일부터 이달 초 대북 전단을 문제 삼으며 약 1300개의 오물 풍선을 남쪽으로 날려 보냈다. 정부는 사태 초반 대응을 자제했으나, 북한이 오물 풍선을 연이어 내려보내고 위성항법장치(GPS) 교란 전파 공격, 단거리 탄도 미사일 발사 등 ‘하이브리드 도발’을 연이어 감행하자 “북한이 감내하기 힘든 조치”에 착수했다. 이달 4일 9·19 남북 군사합의의 효력을 전면 중단한 데 이어 9일에는 최전방의 대북 확성기 방송을 한 차례 재개했다.
이에 김여정은 이달 9일 밤 담화를 통해 “만약 한국이 국경 너머로 삐라 살포 행위와 확성기 방송 도발을 병행해 나선다면 의심할 바 없이 새로운 우리의 대응을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재차 밝혔다.
김여정이 21일에도 맞대응을 예고하면서 이런 사태가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북한군 군사분계선 또 침범…" 중부전선서 수백명 작업"
군 관계자들의 설명을 종합하면 작업을 벌이던 병사 중 일부가 이날 MDL을 넘어 약 20m가량을 남하했고, 이에 군이 경고 방송을 했음에도 되돌아가지 않아 경고 사격을 한 끝에 MDL을 건너 되돌아갔다고 한다. 북한군의 작업은 이후에도 야간까지 계속돼 군은 MDL 침범 여부에 촉각을 세웠다고 한다.
합참 관계자는 "이번 MDL 침범이 침투 목적 등은 아니었다고 판단했다"면서 "해당 작업이 여러 군데 진행되고 있어 향후에도 유사한 일이 발생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군은 이번 북한군의 활동을 유엔사에 통보했다. 이에 따라 유엔사가 DMZ 내 일련의 작업이 정전협정 위반에 해당하는지를 들여다볼 예정이다.
북한군이 MDL을 넘은 건 이달 들어서만 세 번째다. 북한은 최근 중부전선 MDL 부근 2~3㎞에서 수백 명이 동원돼 연일 수풀 불모지 작업과 토양 평탄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북한 병사들이 MDL을 침범한 20일은 북·러 간 유사시 군사 지원을 보장하는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 전문이 공개된 날이었다. 지난 19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맞이해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성대한 환영 행사를 열고, 금수산영빈관에서 정상회담을 여는 동안에도 휴전선 일대에선 북한군 병사들이 목숨을 건 작업을 계속하고 있었던 셈이다. 앞서 합참은 "북한이 최근 MDL 부근에 지뢰를 매설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일어나 북한군 다수가 사망하는 사건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5년 만에 반포자이 갈아탔다, 80년생 중소기업맘 투자법 | 중앙일보
- '부친 손절' 박세리 눈물회견에…홍준표 뼈 때리는 한마디 했다 | 중앙일보
- 카카오엔 개미 99% 물렸다…혹시 '국민실망주' 주주신가요? | 중앙일보
- 톱스타 한명 없는데 시청률 터졌다…'우영우' 이은 대박 드라마 | 중앙일보
- "뽀뽀 그 이상도 했다" 여중생과 사귄 여교사…대전교육청 발칵 | 중앙일보
- 악천후 뚫고 바닷가서 애정행각…꼭 붙어있던 커플의 비극 | 중앙일보
- "술보다 끊기 힘들어"…54세 최경주, 햄버거에 차 마시는 까닭 | 중앙일보
- "매년 6억씩 벌어 자산은…" 유튜버 대박난 무명 개그맨 정체 | 중앙일보
- "중구청 X들 이게 사과냐" 치킨집 갑질 공무원 또 욕먹은 행동 | 중앙일보
- 고현정 "내가 갑질을? 원 없이 했으면 원통하지나 않겠다"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