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 푹 쓴 채 모습 드러낸 '얼차려 사망' 중대장, 결국 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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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거인멸 우려로 구속영장 발부
육군 12사단 훈련병 사망사건과 관련해 규정을 위반한 군기훈련(얼차려)을 시킨 혐의로 중대장(대위)과 부중대장(중위)이 구속됐다.
춘천지법 신동일 영장전담 판사는 21일 이들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구속된 중대장과 부중대장은 지난달 23일 강원도 인제군 12사단 신병교육대에서 훈련병 6명을 대상으로 군기훈련을 하면서 규정을 위반하고, 실신한 박모 훈련병에게 적절하게 조처하지 않는 등 직권남용 가혹 행위와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이날 오전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법원에 모습을 드러낸 이들은 사복 차림을 한 채 모자를 푹 눌러쓰고 법정으로 들어갔다. 취재진이 혐의를 인정하는지, 숨진 훈련병에게 할 말이 없는지 등을 묻자 중대장은 침묵했고, 뒤따라 법원으로 들어간 부중대장은 “죄송하다”고 했다.
현장을 찾은 ‘아프지 말고 다치지 말고 무사귀환 부모연대’ 관계자들은 중대장과 부중대장이 법정으로 들어가자 울음을 터트리며 “군대에 간 자식들을 지켜달라”며 훈련병 사망사건 진상규명과 엄벌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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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피의자 조사 후 닷새 만에 구속영장 신청
강원경찰청 훈련병 사망사건 수사전담팀은 지난 13일 첫 피의자 조사 후 닷새 만인 18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어 춘천지검은 구속할 만한 타당한 이유가 있다고 판단해 지난 19일 영장을 청구했다.
경찰은 소환조사 당시 수사를 통해 확인한 기본적인 사실관계 내용을 바탕으로 이들의 군기훈련 규정 위반 혐의와 병원 이송과 진료, 전원 과정 등을 종합적으로 조사했다. 소환조사 당시 피의자들은 일부 사실관계에 대해 동료 훈련병과 다른 진술을 했다고 경찰 관계자는 설명했다.
한편 훈련병 사망사건은 지난달 23일 오후 5시 20분쯤 12사단 신병교육대에서 발생했다. 당시 군기훈련을 받던 훈련병 6명 중 1명인 박 훈련병이 쓰러졌고, 민간병원으로 응급 후송돼 치료받았으나 상태가 악화해 25일 오후 사망했다.
군기훈련이란 지휘관이 군기 확립을 위해 규정과 절차에 따라 장병에게 지시하는 체력단련과 정신수양 등을 말한다. 지휘관 지적사항 등이 있을 때 시행되며 ‘얼차려’라고도 불린다.
육군은 완전군장 상태에서 구보(달리기)나 팔굽혀펴기(푸시업)를 시킬 수 없다는 취지의 관련 규정을 어긴 정황을 파악, 지난달 28일 강원경찰청에 사건을 수사 이첩했다.
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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