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는 일본 땅" 재일조선인 학교 앞에 도배된 포스터…日 게시판 잭
재일조선인의 자녀들이 교육받는 조선학교 앞에 "독도는 일본 고유의 영토"라고 주장하는 포스터가 붙은 일본 도쿄 도지사 선거 공식 후보자 게시판이 설치됐다.
자신을 'NHK로부터 국민을 지키는 당(NHK당)' 당원이라고 밝힌 한 일본인 남성 A씨는 지난 20일 자신의 엑스에 "다케시마(일본의 일방적 독도 표기법)는 일본의 영토"라고 적힌 포스터 24장이 붙은 게시판 사진을 올렸다.
이 포스터가 붙은 게시판은 도쿄도 선거관리위원회가 관리하는 공식 설치물로, 신주쿠구(区) 조선학교 앞에 설치돼 있다. 조선학교는 재일조선인의 자녀들이 모국어인 한국어 수업을 수강하고 민족 교육을 받기 위한 교육 시설이다.
A씨는 "포스터를 한인타운과 조선학교 앞 포스터 게시판에 붙인 반향이 대단하다"며 "리트윗과 칭찬이 자자하다"고 현지 일부 반응을 전했다.
이어 "일본을 걱정하고 사랑하는 젊은이가 있다는 증거"라며 "게시판 잭이라는 아이디어를 생각해낸 다치바나 다카시 당수 역시 기재이며 천재"라고 호평하기도 했다.
언급된 '게시판 잭'은 앞서 NHK당이 웹사이트를 통해 "포스터 게시장을 잭(hijack·장악)하자"며 게시판 한 곳 당 2만5000엔(약 22만 원)의 기부금을 받고 기부자가 원하는 포스터를 붙일 수 있도록 하는 홍보 방식이다.
NHK당은 한국령 독도의 영유권과 관련해 갈등을 조장하는 포스터 외에도 북한에 납치된 "모든 납치 피해자를 당장 돌려내라"는 문구가 적힌 포스터를 다른 게시판에 도배하기도 했다.
NHK당의 이런 홍보 방식은 NHK당이 내세운 19명의 공인 후보와 관련 단체 5명을 포함한 24명의 포스터가 붙어야 할 자리를 돈을 받고 광고판으로 판매한 격이다. 도쿄신문은 포스터가 도배된 자리가 NHK당 관련 후보자의 일련번호와 일치한다고 보도했다.
일각에선 기부금 장사가 아니냐는 주장이 나왔지만, 다치바나 다카시 당수는 "포스터를 붙이고 싶다고 신청해 허가가 나왔고 기부를 요망한 것"이라며 "판매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는 앞으로 열릴 또 다른 국정 선거에서도 같은 방식을 적용할 예정이다.
다만 정책과 관련 없는 강아지가 그려진 포스터까지 등장하는 등 물의를 빚고 있지만, 일본에는 이런 게시판 장사를 막을 수 있는 규정이 없다. 공직선거법에 정통한 관계자는 마이니치신문에 "법망의 구멍을 통한 판매 행위"라고 지적하며 포스터와 관련된 규칙을 재검토하고 인터넷 시대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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