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 더 위험한 대상포진…성인 98%는 대상포진 유발 바이러스 보유
대상포진 바로알기
대상포진은 어릴 때 수두에 걸린 후 신경계에 잠복해 있던 바이러스가 재발해 발생하는 급성 수포성 피부질환이다. 보통 1~2주 뒤 피부에 발진과 물집 형태를 보이면서 찌르는 전기가 오거나 화끈거리는 등 극심한 신경병성 양상의 통증을 동반한다. 50세 이상 중장년층이라면 대상포진을 경계해야 하다. 몸속에 잠재한 대상포진 바이러스는 면역력이 떨어진 틈을 노린다. 발병하면 극심한 통증으로 삶의 질이 급격히 떨어져 백신 접종 등으로 선제적 대비가 필요하다. 강북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주은정 교수의 도움말로 대상포진에 대해 알아봤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Check 1. 대상포진은 여름철에 유병률이 증가한다
YES 계절적 요인이 작용하는 대상포진은 무더운 여름철 발생률이 최고조에 달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 의료빅데이터 질병통계에 따르면 날이 더워지는 5월부터 대상포진으로 병·의원 치료를 받는 환자가 증가하기 시작해 8월에 정점을 찍고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는 등 연간 주기성을 보인다. 일일 평균 온도가 1도 높아질 때 65세 고령층에서 대상포진 발생비율은 23.1% 증가했다는 보고도 있다. 대상포진은 치료가 늦어질수록 후유증이 심하다. 요즘처럼 더울 때 감기에 걸린 것처럼 열이 나면서 전신 피로감이 심하고 몸통·어깨를 중심으로 띠 모양의 발진·수포가 가로 또는 사선 방향으로 생기면서 통증이 점점 심해진다면 대상포진을 의심한다.
Check 2. 고혈압·당뇨병을 앓고 있으면 대상포진에 더 잘 걸린다
YES 고혈압·당뇨병은 대상포진 발병 위험을 높이는 요소다. 일부 연구에 따르면 고혈압 환자의 대상포진 발병위험은 2배 이상 높고, 65세 이상 고령인 당뇨병 환자는 같은 연령대보다 대상포진 발병 위험이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혈압·당뇨병을 앓고 있는데 대상포진이 발병하면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50% 이상 높아져 주의해야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보건 의료빅데이터 통계에 따르면 50세 이상에서 10명 중 9명은 고혈압·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다. 고령 만성질환 유병자는 인플루엔자(독감), 대상포진 같은 감염병에 취약해 백신 접종 등을 통한 대비가 필요하다.
Check 3. 성인 누구나 대상포진에 걸릴 수 있다
YES 이론적으로 그렇다. 국내 연구에 따르면 50세 이상 성인의 98%는 대상포진을 유발하는 수두 대상포진 바이러스(VZV)를 보유하고 있다. 대상포진은 어렸을 때 앓았던 수두바이러스가 몸속에 숨어 있다가 면역력이 약해진 틈을 타 재활성화한 것이다. 수두 대상포진 바이러스는 1차 감염으로 수두를 일으키고 재활성화되면 대상포진으로 나타난다. 대상포진은 연령이 증가할수록 발생률이 증가한다. 특히 50세 이상부터 점진적으로 늘기 시작한다. 65세 이상 고령층은 젊은 연령층에서 발생률보다 8~10배가량 높다.
Check4. 대상포진 고위험군인 암 환자나 장기이식 환자 HIV 감염인 등 중증 면역저하자는 대상포진 백신 접종이 불가능하다
NO 대상포진 백신 종류에 따라 다르다. 암 환자 등 중증 면역저하자는 대상포진 고위험군이다. 그런데 국내에는 불과 5년 전만해도 생백신 형태의 대상포진 백신만 접종할 수 있어 면역력이 극히 떨어진 암 환자 등 일부 대상포진 고위험군의 접종이 금기시됐다.
현재 국내에서 접종 가능한 대상포진 백신은 ①살아있는 바이러스·세균 등 병원체를 인위적으로 감염력·독성 등을 줄인 약독화 생백신(ZVL)과 ② 병원체를 배양한 다음 열이나 화학약품 등으로 불활성화한 다음 유전자를 재조합해 만든 사백신(RZV) 두 종류다. 약독화 생백신은 인체 감염증을 유발하는 야생 바이러스·세균 등에서 유래한 것으로 면역력이 저하된 상태에서 접종하면 해당 병원균에 감염될 수 있다. 반면 사백신은 살아있지 않은 상태라 체내에서 병원체가 증식할 수 없다.
최근 도입된 대상포진 백신인 유전자 재조합 백신은 사백신이라 18세 이상에서 질병 혹은 치료 등으로 면역저하 또는 면역억제로 인해 대상포진 위험이 높거나 높을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에서도 투여가 가능하다. 이 백신은 만 18세 이상의 면역저하자를 대상으로 한 5건의 임상시험을 통해 안전성 프로 파일을 확인했다. 자가조혈모세포이식자, 고형암, 혈액암, 고형장기 이식 환자 등도 접종할 수 있다. 혈액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사후 예방 효과를 분석했을 때 유전자 재조합 사백신의 예방 효과는 87.2%다.
Check 5. 대상포진 백신을 접종할 때 사백신을 우선 권고한다
YES 지난해 7월 개정된 대한감염학회의 성인 예방접종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대상포진 백신의 예방 효과, 효과 지속 기간 등을 고려해 약독화 생백신보다 유전자 재조합 사백신을 우선 권고한다. 참고로 약독화 생백신은 접종 9~11년 이상 경과하면 유효성 추정치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은 수준에 이른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특히 이미 약독화 생백신 형태의 대상포진 백신을 접종한 경우라도 상황에 따라 유전자 재조합 사백신으로 재접종이 필요할 수 있다. 질병관리청과대한감염내과학회의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연령이 증가할수록 대상포진 위험이 증가하는 역학적 특성과 약독화 생백신의 제한적인 예방 효과를 고려해 과거 약독화 생백신을 접종한 사람도 유전자 재조합 사백신 백신을 재접종을 권고한다.
Check 6. 예전에 대상포진을 앓은 적이 있다면 백신 접종이 필요 없다
NO 대상포진 병력이 있는 경우도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론 대상포진이 발병하면 수두 대상포진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반응이 강화돼 단기간에 대상포진이 재발하는 경우는 드물다. 다만 시간이 지나면서 대상포진 재발 위험이 증가한다. 이런 이유로 대한감염학회에서도 대상포진 병력이 있는 경우에도 백신 접종할 것을 권고한다. 단, 대상포진 발병 직후 조기에 백신을 접종하기보다는 1년 정도 간격을 두고 접종한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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