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과 도태를 택한 남자... 그의 인생이 아름다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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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공기를 깨우는 비질 소리, 시원한 캔 음료, 그리고 깨끗하게 빨아놓은 유니폼.
이 중년 남자의 일상은 그렇게 시작된다.
영화 <퍼펙트 데이즈> 를 채우고 있는 것은 일상 그 자체다. 퍼펙트>
이른 기상과 하루의 업무, 그리고 잠자리에 드는 이 남자의 삶에 침투해 그의 삶에서 벌어지는 미묘한 변화를 포착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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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필 기자]
▲ 영화 <퍼펙트 데이즈> 관련 이미지. |
ⓒ 티캐스트 |
영화 <퍼펙트 데이즈>를 채우고 있는 것은 일상 그 자체다. 이른 기상과 하루의 업무, 그리고 잠자리에 드는 이 남자의 삶에 침투해 그의 삶에서 벌어지는 미묘한 변화를 포착해낸다. 염화미소, 즉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해질 법한 표정의 이 사내의 자세한 과거나 주변 이야기는 영화에서 끝내 드러내진 않지만, 몇 가지 단서가 숨어 있다. 나름 유복한 집안의 자녀였지만 아버지와 불화했고, 누구도 강요하지 않았지만 스스로 고립과 도태를 택했다는 것.
히라야마를 즐겁게 하는 것은 차 안에서 듣는 카세트 테이프 노래와 공원 벤치에 앉아 나뭇잎 사이로 쏟아지는 햇살(코모레비, こもれび)을 바라보며 먹는 점심 식사다. 자칫 고리타분해 보일 수 있는 그의 삶을 쫓아가다 보면 문득 나의 삶과 주변 환경을 떠올리게 되는 마법을 경험한다. 루 리드의 노래면서 영화 제목이기도 한 'Perfect Days', 즉 당신의 하루는 완벽했을지, 그 완벽이란 것은 무엇인지 되묻다 보면 삶을 대하는 태도를 나름 반성하게 되기도 한다.
▲ 영화 <퍼펙트 데이즈> 관련 이미지. |
ⓒ 티캐스트 |
▲ 영화 <퍼펙트 데이즈> 관련 이미지. |
ⓒ 티캐스트 |
영화를 보고 나면 남는 그 미소의 이미지. 가족도 친구도 없이 스스로를 고립시킨 이 남자가 영화가 끝난 뒤에도 몹시 궁금해진다. 고립이 결코 불행이나 어떤 불안이 아님을 히라야마를 통해 느낄 수 있다면, 우리의 삶을 불행하게 하는 것은 정말 무엇인지까지 생각해봄 직하다.
<퍼펙트 데이즈>는 실제로 일본 '더 도쿄 토일렛'이라는 공기업의 제안으로 기획 제작된 작품이다. 기꺼이 사용하고 싶은 화장실을 내세우며 홍보 일환으로 빔 벤더스 감독에게 제안했던 것. 감독은 역으로 화장실이 등장하는 장편 영화를 제안했고, 지금의 작품이 탄생했다. 공공 투자와 영화의 환상적인 결합 사례가 아닐까 싶다. 이 영화는 지난해 열린 칸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 및 에큐메니컬 상을 수상했고, 여러 영화제에서 상영되며 수상을 이어가고 있다.
평점 : ★★★★☆ (4.5/5)
영화 <퍼펙트 데이즈> 관련 정보 |
원제 : Perfect Days 연출 : 빔 벤더스 출연 : 야쿠쇼 코지 수입 및 배급 : ㈜티캐스트 러닝타임 : 124분 관람등급 : 12세이상관람가 개봉일정 : 2024년 7월 3일 |
덧붙이는 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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